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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
오랜만의 안부 2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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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해마다 뒤통수를 맞으면서도 기어코 방심하는 바람에 역시나 호되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한여름 무더위"라는 녀석에게요. 여름 초반 아직 오지도 않은 더위를 두고 올해는 좀 버틸만 하겠다고 호기롭게 굴었더니, 아뿔싸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자 숨만 쉬어도 끈적끈적 녹아내리는 듯한 그 무자비함에 제 정체성마저 헷갈릴 정도였답니다.나는 사실 사람이 아니라 눈사람이었던 게 아닐까, 이러다 이 여름이 다 가기도 전에 모두 녹아 증발해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그런데 어느덧 추석을 코앞에 둔 9월이네요. 여름이 가고 가을로 접어든
#자연풍경
너의 이름은 2 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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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산책하다가 만난, 불두화와 수국을 섞어놓은 듯한 식물. 불두화를 닮은 꽃에 수국과 비슷한 잎을 가지고 있지만, 불두화도 수국도 아닌 것 같아 정체가 아리송했던 아이에요.불두화라기엔 잎이 확연히 다르고, (불두화는 잎 끝이 세 갈래로 갈라져 있어요) 수국이라 보기에도 마찬가지로 잎의 생김새가 비슷한 듯 달랐거든요. 수국의 일명 '깻잎'보다는 더 동글동글하고 두꺼운 느낌이랄까요. 특히 잎맥 부분이 독특해서 수국과도 분명 거리가 있어 보였어요.그래서 인터넷 검색의 힘을 빌려 알아보았지요. 이 아이의 이름은 "설구화". 설구화와 수국, 불두
#자유게
도서관에 가면 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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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혹시 4월 23일이 "세계 책의 날"인 거 알고 계셨나요? 저는 그날 별생각 없이 도서관에 들렀다가 이렇게 예쁜 장미 한 송이를 사서 분께 선물 받으면서 처음 알게 됐어요.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그 하루 동안 도서관에 오는 사람들에게 장미꽃을 나눠주는 행사를 하고 있더라고요.생화가 아닌 비누로 만든 장미긴 했지만, 깜짝 꽃 선물에 기분이 무척 좋아진 저였습니다. 들뜬 기분으로 책을 왕창 빌리는 바람에 돌아오는 길이 꽤 무거워졌었다지요. 그래도 바람을 타고 풍겨오는 향긋한 비누 냄새를 맡으며 걷는 게 나름 괜찮았어요. 가방 안엔
#자유게
오늘의 책 : ) 초록은 어디에나 24.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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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오늘 고른 책은 임선우 작가의 짧은 소설 3편과 에세이 1편이 실린 <초록은 어디에나>입니다. 제목처럼 '초록이 어디에나' 모습을 드러내는 지금 시점에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는데요. 뜻밖에 3편의 소설 모두 슬픔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더 정확히는 슬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슬픈 사람이 슬픈 사람을 만나 각자의 슬픔이 초록이 되는 이야기요.작가에게 초록은 "따뜻한 슬픔의 색. 차고 단단한 파랑의 슬픔에 노란빛이 한 줄기 섞인 푸르름"을 뜻하거든요. 슬픔과 대면하기가 혹은 슬픔을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기가
#자연풍경
완연한, 봄 2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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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일락 말락 잡힐락 말락 약올리듯 오락가락 하는 봄기운에 틈 날 때마다 툴툴거리며 볼멘소리를 좀 해댔더니 어느새 가는 곳곳 보란듯이 봄꽃들로 한창이네요..존재감을 한껏 티내주는 봄 덕분에 이젠 틈 날 때마다 즐거운 탄성이 흘러나옵니다..기다리면 오고야 마는 계절이란 이렇게나 즐겁고 든든한 것이군요.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언제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요. 매번 다르게 같고, 같게 달라요.그래서 해마다 반복되는 계절의 오고감이 더 소중하고 경이롭고 기쁘게 느껴지는 거겠죠 : )
#수박게임
수박 만들기의 고수😎 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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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가 되고 싶어요 :)혹시 한 게임에서 수박 여러 개 만들어보신 분 계실까요? 저는 하나 만들기도 벅찬 1인인데요. 수박을 하나 만들어도 게임이 끝나지 않고 계속 진행되니까 괜히 자꾸 욕심이 나서요.일단은 수박을 두 통 정도 만들어보고 싶은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우선 이건 실패네요😂
#자연풍경
제법, 봄 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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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아직 바람결에 찬 기운이 묻어있긴 하지만, 봄볕이라고 부를만한 따스한 온도의 풍경을 종종 만납니다.춥고 흐리고 비오는 날이 잦았던 탓에 봄을 실감하기는커녕 몸을 잔뜩 움츠리고 불만스러워 하던 저도 정말 봄이 왔구나 선선히 인정하게 되는 그런 순간이지요.초록빛 이파리나 고운 색의 꽃잎에 잠시 잠깐 햇빛이 내리는 걸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즐거움으로 부풀어 오릅니다.물론 여전히 모퉁이 바로 뒤에서 보일락말락 꾸물대는 듯한 봄을 재촉하고 싶은 마음이 크긴 하지만요.조금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분명 점점 더 선명하게 느껴지겠죠.어쨌든
#수박게임
🍉 만들기 24.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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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풍경
책과 식물 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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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매주 동네 도서관에 갑니다. 책을 읽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만지는 즐거움, 책의 오래된 종이나 새 종이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는 즐거움 등 책을 통해 얻는 재미가 다양하게 쏠쏠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커다란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그건 바로 '도서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초록 식물들이 너무 좋아서'랍니다. 도서관 입구의 화단에서부터 건물 안 구석구석까지 크고 작은 식물들이 존재감을 뽐내며 자리하고 있거든요. 하나하나 다 싱그럽고 사랑스러워서 눈에 담으면 정말 순식간에 기분이 푸릇파릇 좋아져요. 조용히 생명력을
#자유게
오늘의 책 : ) 우월하다는 착각 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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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늘 선택한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최다혜 작가의 그림 에세이 <우월하다는 착각>.43점의 그림과 짤막한 글을 통해 작가가 느꼈던 불편하고 부정적인 감정들, 그런 감정을 자아내는 상황들을 솔직하고 위트있게 표현하고 있는 책입니다. ('위트있게'라고 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웃픈'에 가까울 것 같아요.)그림은 대체로 어둡고 무거운 톤으로 부정적인 감정들을 담아내면서도 그것이 자조든 쓴웃음이든 여하튼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유머러스한 구석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6개의 챕터를 여는 여섯 개의 짧은 글들은 웃음기를 쏙 뺀 사색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