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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세익스피어-군주들(10)

이때 리처드가 등장한다. 귀족들은 드디어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제 일이 어떻게 돌아갈 건지 알게 될 것이다. 이들은 리처드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 

일리 경, 지난 번 홀본에 갔을 때 보니 
댁 정원에 딸기가 탐스럽게 열려 있더군요. 
사람을 시켜 그걸 좀 가져다 주시겠소?

셰익스피어가 언제 어디서 이 폭군의 잔인한 웃음을 들었던 것일까? 들은 바가 없다면, 어떻게 그걸 떠올려냈을까? 

온 잉글랜드가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다시 살펴보자. 이들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마음 속을 들여다 보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권력의 수호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을 것이다.

스탠리             
오늘 보여주었던 것으로 보아 
그의 얼굴에서 어떤 심중을 읽으셨습니까? 
헤이스팅스        
뭐랄까, 여기 계신 누구에게도 기분 나빠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벌써 얼굴에 다 드러났겠지요.


리처드가 다시 등장한다. 이제 결정을 내렸다. 그는 의심하는 자를 이미 알고 있다. 마침내 희생자를 찍어 낸다. 이 훌륭한 내각 각료회의 장면에서, 셰익스피어는 엄청난 긴장을 유지하면서 관객이 단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한다. 너무나 적막한 분위기 속에서 숨소리 마저 들릴 정도다. 이 순간이야말로 정말 역사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리처드가 말한다. 우리는 이 말의 뜻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대들에게 간청 하건대, 간악한 마술을 부려 
사악한 음모로 내 목숨을 노리고 
내 몸에 지옥의 주문을 퍼붓는 자들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말씀해주시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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