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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세익스피어-군주들(8)
군주들(8) - The Kings
IV
새벽 4시. 처음으로 셰익스피어가 정확한 시간을 정해놓았다. 새벽 4시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밤과 새벽 사이의 시간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간이며, 해치워야 할 일들을 해치워 버릴 시간이다. 그러나 이 시간은 또한 집을 비우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아직도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기도 하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급히 문을 두드리고 있다.
전령
헤이스팅스 경, 계십니까?
헤이스팅스
(안에서) 누구냐?
전령
스탠리 경의 전갈입니다.
헤이스팅스
몇 신데 벌써?
전령
막 네 시를 쳤습니다.
헤이스팅스
백작께서는 이 한밤에 잠을 못 이루시는 모양이지?
전령
그러신 것 같습니다. 읽고 회신을 주십사는 말씀이셨습니다.
헤이스팅스
그게 뭐냐?
…
전령
게다가, 회의 두 개가 잡혔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셰익스피어 비극에 일상적인 수준으로 불쑥 등장하는 이 짧은 순간들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결정적인 전투나 왕국의 운명이 걸린 계략을 짜기 전 등장인물들은 저녁을 먹으러 가거나 잠자리에 드는 그 일상적 순간! 이들은 잠을 자거나 혹은 잠을 이루지 못 한다. 술을 마시거나 하인을 부르는 등 갖가지 일상적인 일들을 행한다. 이들은 단지 사람일 뿐이다. 호머의 영웅들처럼, 먹고, 자고, 불편한 잠자리 때문에 뒤척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