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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세익스피어-군주들(7)
군주들(7)-The Kings
아직도 같은 주의 같은 런던 거리이다.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다. 리처드는 웨일즈 왕자를 데리고 오라고 심복을 보냈다. 나팔소리가 들린다. 아직도 아이인 왕위 계승자가 런던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형이나 어머니가 맞이하러 나오지도 않는다. 요크 공작부인과 미망인 왕비는 리처드 눈을 피해 성 바오로 성당으로 피신해 있다. 이곳에서 마치 일반 범죄인처럼 피신하여, 성소 불가침권의 법으로 보호받는다. 이곳을 나가야 한다. 캔터베리 대주교가 반대하고 나선다. 그러나 버밍햄 공작은 그럴듯한 설득 방법을 알고 있다.
추기경은 지나치게 완고 하시군요.
너무 형식과 관습에 구애 받으십니다.
잘 생각해 보셔야겠지만 요크공의 나이를 생각하면…
그러자 추기경이 대답한다:
이번만은 경이 저를 이기셨군요
<리처드3세, 3막1장>
이 길고도 긴 한 주가 끝날 것 같지 않다. 두 왕위 계승자인 웨일즈 왕자와 요크 공작이 런던탑에 갇힌다. 사형 집행인이 왕비의 가장 가까운 친척과 친구들의 목을 베러 폼플렛 성으로 가는 중이다. 리처드가 왕관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그러나 쿠데타는 아직도 완수되지 않았다. 귀족원(House of Lords)와 추밀원(Privy Council)은 아직 협박을 받지 않지만, 시민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바로 이 시점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역사의 창조자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사실은 거대한 메커니즘의 덫에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또 보게 되는 것은 어떠한 신화도 없고 넓게 그려진 순수한 형태의 현실 정치의 이미지이다. 우리가 또 보게 되는 것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연극으로 만들어놓은 것인데, 멋진 쿠테타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연기한 것이며, 바로 이런 사실 때문에 마키아벨리의 논문보다 셰익스피어가 뛰어나다. 이 장면은 자신이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그것을 피해버리거나 용기라는 형식으로 품위 있게 자존심을 지키며 역사와 거래 하는 사람들이 펼치는 연극이다. 이들은 성공하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역사는 이들에게 수치를 안겨주고, 결국 목을 베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