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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의 세익스피어-군주들(4)
군주들(4)-The Kings
III
이리하여 셰익스피어 세계의 비극적 특성이 서서히 드러난다. <햄릿>의 그 위대한 질문으로 돌아가기 전, 그 세계를 다시 한 번 그려보고, 그것이 현실의 세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바로 그 세상. 다시 우리는 거대한 메커니즘을 쫓아가야 한다. 왕좌의 발치에 있는 런던의 저작거리로, 왕실에서 런던탑의 감옥에 이르기까지. 헨리4세와 클라렌스 공작은 살해당했고, 에드워드4세는 죽었다. <리처드3세>의 첫 두 막에서 셰익스피어는11년 간의 역사를 마치 일주일에 일어난 일처럼 압축해 놓았다. 무대는 리처드와 아직 왕좌를 향해 이어지는 오르지 못한 계단만이 있을 뿐이다. 이 계단 한 칸 한 칸이 살아 있는 사람들이다. 마지막에는 죽은 선왕의 두 자식만이 남는다. 이들 역시 죽을 운명이다. 역사를 서술하는 셰익스피어의 천재성은 역사로부터 서술적 요소와 일화, 심지어 스토리마저 걷어내어 버린다는 데 있다. 그에게 역사란 관련 없는 요소들이 말끔히 정제된 역사다.역사상 등장하는 이름이나 역사적 사건의 정확한 서술은 중요하지 않다. 그 상황만이 사실적이며, 말하자면 초사실적이라 할 수 있다. 이 긴 끝나지 않는 셰익스피어의 일주일은 아침, 저녁, 밤이 존재할 뿐이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는 현재형이다. 단지 역사의 작용만이 물리적으로 감지될 뿐이다.
밤이 온다. 이 극적인 밤에 왕국의 운명은 성에서 개최되는 회의나 아니면 칼끝에 달려있다. 이 역사적 밤의 공기는 평소보다 더 무겁고 시간은 더 길게 느껴진다. 소식이라도 기다릴 때에는 더더욱 그렇다. 셰익스피어는 역사를 단순히 극적으로 구성한 것은 아니었다. 심리를 극화하여 심리적 큰 파편들을 제공하며,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