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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꾸는 자, 계획하지 않는다 ] # 꿈꾸는 오늘
땅거미 길게 늘어지는
해넘이

다리 위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저녁햇살 비추는 강가
눈가에 이슬 맺친다
30여분을 걸어 노목이 있는
강변에 닿았지

강물에 비친 자화상
늘 계획만으로 걸어왔었지

조금만 더 가면 안정이 되고
편안한 휴식이 오고
행복할거라고
꿈은
먼 미지의 나라
나래를 펴도 닿지 못할거라고

가늠도 하지 못하니
애써 접고
거칠고 힘이 드니까
넘지 말자 했었지

노목에게 물었다
" 그대는 꿈을 꾸신 적이 있었냐고? "
잊어진 꿈을 찾아
잃어버린 나를
회복해야한다

계획된 그대로 오질 않을
미래는 접자

강가에 비쳐진 노목의
길었던 그 긴 그림자
길을 안내하고 있지 않은가

어서 어서
너로 태어나라고
다시 또 다시
너를 찾아야 한다고
하늘에서 꾸어온 꿈
땅에서 이루어 질지니

오늘 나만의 꽃, 피워 가리라
오늘, 낯설게 하리라

" 어떤 것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그것에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처럼,
삶을 제대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
삶을 낯설게 만들어야 한다. "
--- 강신주 「철학, 삶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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