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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말엔 아무 감정이 없는 걸 아는데도 #1
조금은 무뚝뚝해도 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몇십번의 고민끝에 고백하기로 마음 먹고 학교 뒷뜰로 그를불러냈을 때, 내 심장은 이미 터질듯이 뛰었다.
하교시간이 지난 조용한 학교 뒷뜰로 미친듯이 뛰는 심장을 다잡고 가는 순간, 내 귀에 그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동안 한번도 듣지 못한 사랑이 가득 담긴 달콤한 목소리였다.
설마, 여자친구가 있는걸까 하는 생각에 심장이 더욱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분명, 애인은 없다고 들었는데.
모퉁이에 숨어 그를 살짝 훔쳐봤다.
건욱이는 학교에 유명한 길냥이 앞에 쪼그려 앉아 처음보는 표정을하고 고양이를 부르고 있었다.
애인이 아니라는 안도감과 건욱의 의외의 모습에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무조건 잘 될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 생각보다 더욱 다정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졌다.
여전히 고양이 앞에 앉아말을걸고있는 건욱의 뒤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고양이 좋아해?"
깜짝 놀랐는지 건욱은 벌떡 일어났다.
갑작스런 움직임에 고양이도 놀랐는지 풀숲으로 사라졌다. 건욱을 다시 바라보자 그의 얼굴에 약간의 절망감이 드러나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불쾌함도.
"안 좋아해."
"그래?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 걸고 있었잖아. 함부로 만지려 들지도 않고."
내 말이 건욱을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는지 그의 미간이 한껏 좁아졌다.
한숨을 깊게 쉬며 머리를 헤집는 건욱은 매우 난감해 보였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는게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는게 매우 불안한 것 같았다.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말아줘."
"왜?"
"알리고 싶지 않으니까.''
왜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려는 지 이해가 안됐지만 건욱의 부탁이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믿을 수 없는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왜 부른거야?"
"아, 그게."
이 곳으로 부른이유를 묻는 건욱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불안함이 묻어있었지만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