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와 피조물의 사랑 이야기, '황자, 네 무엇이 되고 싶으냐.' | 웹툰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도 상당히 신박한 소재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이 상당히 길어서 처음에는 별로 기대를 안 했었다. 긴 제목은 대부분 제목에서 어떠한 내용인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음 별 생각 없이 봤었는데 그 소재가 상당히 참신했다. 일단 여주인공이 소설가라는 것부터가 신기했고, 또 낮에는 직장인이라는 부분도 좋았다. 근데 자신의 작품 속 인물이 자신을 직접 찾아와 세계를 바꿔달라고 요구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그 부분에서부터 몰입도가 확 올랐으며 아, 이 작품이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더욱 괜찮은 작품이었구나.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쓴 소설 속 악역이 실제로 현현해 자신을 찾아왔다. 와,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그리고 또 얼마나 소름이 돋을까. 심지어 그 악역은 자신이 소설 속 존재라는 것도 알고 있고, 자신의 인생이 꼬인 원흉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다. 정말 작가로서, 창조주로서 온갖 감정이 교차하고 있지 않을까. 시작부터가 굉장히 신선하니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주인공의 상사이지만, 신기하게도 주인공의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 중 한 명이다. 직장에서는 주인공을 괴롭히지만 소설가인 주인공의 팬이라고 한다.>

<아침에는 직장을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지만 밤에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 그것이 바로 주인공의 정체이다. 사실 저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투잡을 뛰면서 소설로서 성공까지 하다니 그 자체가 소설이다.>

<자신의 소설을 칭찬하자 혼자 좋아하는 주인공의 모습, 너무 커엽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입문이라고 불릴 정도로 엄청난 작품으로 대단히 히트를 한 작품이 바로 주인공의 작품이라고 한다.>

자신의 인생을 파탄낸 마녀를 찾아온 소설 속 악역, 어찌 된 영문인지 자신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창조된 세계의 인물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고, 잘나가던 자신의 인생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이유 또한 깨닫고 있었다. 그 부조리함을 알기에 그는 직접 마녀라고 불리는 인물, 여주인공을 찾아가 자신의 세계로 납치해버린다. 납치되기 직전까지 자신을 찾아온 인물이 소설 속 3황자라는 것을 절대 믿지 않았던 여주인공은 책속의 세계에 도착하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저 인물은 코스프레 따위가 아니라 진짜 3황자라는 것을. 3황자의 요구 조건은 단 하나, 여주인공이 망쳐버린 자신의 인생을 돌려놓는 것. 즉 원래 자신이 가졌어야 할 황제의 자리를 얻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정말 당연한 얘기이다. 어떤 절대적인 존재가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을 알면 누구나 분노할 테지. 내 인생이 어떤 이가 만든 연극의 각본 같은 것이라면 내가 살아가는 데 이유가 있을까? 어차피 정해진 운명대로 굴러가는 톱니바퀴 중에 하나라면 내가 생각하고, 살아가고, 숨을 쉬는 데에 내 의지는 아무것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지 않은가.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을 저 3황자라는 자도 똑같이 느꼈을 것이다. 비록 등장인물이지만 말이다. 그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온 인간이고, 자신이 했던 노력과 경험들마저 누군가의 의도대로 흘러간 것이고 조작된 사실이란 것을 알면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숨통을 끊을 것 같은 그런 인물이었다.

<붉은 머리, 붉은 눈동자, 엄청난 완력 그리고 조각 같은 얼굴의 소유자 그가 바로 제 3황자이다.>

<사실 황자 시리즈 중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인물이었다고 한다. 악역이어도 입체적이고, 매력있으니 당연한 얘기이다.>

<소설 속 등장인물이 창조주를 납치하는 장면이다.>

<카이트, 제 3황자의 이름. 자신이 직접 지었으나 그녀는 이때까지만 해도 그가 자신의 소설에 너무 몰입한 광팬 코스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게 일반적인 생각이긴 하다. 소설 속 인물이 현실세계에 찾아와 자신을 납치해간다는 것부터 말이 안되긴 하니까>

그렇게 자신이 쓴 소설 속 세계에 가게 된 그녀는 다른 인물들에게 마녀라고 추앙받으며 3황자를 황제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실 그녀는 창조주이기 때문에 3황자가 얼마나 힘든 세월을 보내왔는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녀가 머물고 있는 이 땅조차도 얼마나 혹독하고 추운 땅인지, 왜냐하면 그건 자신이 만든, 창조한 세계이니까. 작가란, 신 아니 그보다도 더 초월적인 존재. 창조주이다. 그녀의 손에 펜만 쥐어지게 된다면 그 무엇도 창조해낼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 세계에 양피지와 잉크를 이용해 깃펜으로 글을 써내려갔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창조주의 권능이 하나도 발휘되지 않는 것이다. 거기서 심히 고민했던 주인공은 깨닫는다. 자신이 직접 이 세계를 만들고 작성했던 그 노트북을 이용해야 이 세계의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이 세계에서는 노트북이 없으면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지만 애초에 이 세계에 속하지 않고 있던 자기 자신에게만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어릴 때 가끔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상상했던 세계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내가 그곳에 갈 수 있다면 난 그곳에서 창조주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 일종의 루시드 드림이랑 비슷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꿈은 자신의 무의식이 발현된 것이라고들 한다. 근데 그 꿈을 꿈이라고 인지하는 순간, 꿈 속 세계에서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 마치 창조주처럼 말이다. 이 작품의 여주인공도 자의는 아니지만 자신이 직접 창조한 세계에 들어갔고, 그 사실을 자신이 알고 있다. 허나 제약이 있기에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는 없다. 필자는 이런 설정에 대해서 솔직하게 감탄했다. 흥미롭고, 참신하고,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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