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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게임광고] 25년 전 어린이날 선물은 패밀리 노래방
게임메카
제우미디어 게임챔프 1994년 5월호
가정의 달 5월이 찾아왔습니다. 특히나 5월 첫 공휴일인 어린이날은 전국 아동들에게 축제와도 같은 날입니다. 그 중 최고의 선물을 뽑자면 아무래도 게임기가 아닌가 싶네요. 5월 초만 되면 전국 게임매장에 가족 단위 손님이 몰리고, 매장 매출이 껑충 뛰는 것은 수십년 째 반복되는 연중행사입니다.
어린이날에 유행하는 게임기는 세월 따라 변합니다. 올해는 닌텐도 스위치를 필두로 골판지를 이용해 VR과 체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라보’가 유행을 탈 것 같고, 조금 고학년 선물로는 PS4와 PS VR 등도 각광받을 것 같군요. 그 이전에는 3DS와 NDS, PSP 같은 휴대용 게임기, Wii를 필두로 한 가정용 게임기 등이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어린이날 최고 선물은 무엇이었을까요?
이 기기는 기본적으로 패미컴 호환기로, 게임팩을 꽂으면 게임을, 노래방 팩을 꽃으면 노래를 즐길 수 있습니다. 광고에도 ‘슈퍼마리오’에서 ‘드래곤볼’까지 게임팩만 교환해주면 수많은 게임을 손쉽게 즐길 수 있다는 문구가 쓰여 있죠. 당시 대기업이었던 대우전자에서 AS를 보장해줬던 것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큰 장점이었을 겁니다. 아래쪽에 나와 있는 게임챔프 1993년 12월호 광고에서도 이런 게임과 노래방 혼합 기능을 중점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당시는 국내에 가라오케를 기반으로 한 ‘노래방’이라는 문화가 막 유행을 타기 시작하던 시기로, ‘대우 패밀리 노래방’ 역시 이런 노래방만의 시스템을 다수 도입했습니다. 노래점수 표기는 물론, 음 높이와 빠르기를 조절할 수도 있고, 최대 5곡까지 예약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팩만 교환하면 새로운 노래를 즐길 수도 있군요. 광고에 나온 ‘애창곡모음집’, ‘어린이동요모음집’ 등이 추가 노래팩입니다. 비록 패미컴 기반이긴 하지만, 이쯤 되면 어엿한 가정용 노래방 기기로도 손색 없을 정도입니다.
당시 게임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게임기에 부착하는 가라오케형 주변기기 자체는 특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대우 패밀리 노래방’은 국내에서 노래방 문화가 한창 유행을 타고 퍼져나가던 시기적 이점을 잘 탄 데다 가족과 어린이를 공략한 광고로 인해 그 중 가장 성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왠지 오늘은 패밀리 음원 반주로 노래 한 번 부르고 싶군요.
*덤으로 보는 B급 광고
참고로 아래쪽에는 ‘프린세스 메이커 2’ 업그레이드 판 판매 개시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사실 업그레이드 판이라는 말 자체는 정식 명칭이긴 하지만, 통상판과 비교하면 패키지 박스와 멤버십 카드 등이 추가됐을 뿐 콘텐츠 자체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정판이나 밸류팩 정도가 맞는 표현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