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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육덮밥
-- 이 자 민
너는 어느 두메 산골에서 나서
꿀꿀거리며 자라다가
나는 어느 지방 논두렁서 나서
쌀쌀맞게도 자라다가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아무런 만날 이유 없이 지내다
이렇게 너와 나
양념돼지불고기와 흰쌀밥으로
만나게 되어서,
그 동안 고이 고이 숨기어왔던
사연과 같았던
너의 돼지 제육이 나의 하얀 몸
무지막지하게 덮쳐서리
너와 나의 맨 알몸을 얼기설기
온통 뒤섞여서리
한날 한시에 하나가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리야
이제와서지나보고서생각하니
너와 난 오래 전서부터
뜨건 사랑으로
함께 만나게 될 운명이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