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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된 '원구성 협상'…민주당 "결자해지" vs 국민의힘 "어음 만기일에 부도"
더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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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부 공백이 25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여야 원구성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지난 4월 11일 권성동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은 박 원내대표.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이재명 의원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발언에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권 원내대표는 발언과 관련해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여야 간 협상은 원점으로 돌아간 기류다.

박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마라톤을 함께 뛰자더니 제자리뛰기만 하다가 혼자 차에 올라타 버리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수석 간 협상에서는 느닷없이 서해 피살공무원 특위를 조건으로 내밀고, 어제(22일)는 급기야 권 원원내대표가 '민주당이 이재명 의원 살리기를 위해 소 취하를 협상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내뱉었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전날(22일) 회동해 원 구성 협상 담판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권 원내대표가 한 세미나에 참석해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 조건으로 이 의원 소송 취하를 내걸었다'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회동이 무산됐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 협상 과정에서 이재명의 '이'자도 안 나왔다"며 국민의힘이 물밑 협상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사과가 있어야 협상에 다시 응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권 원내대표는 "있는 그대로 말했기 때문에 사과할 게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저를 비롯해 원내대표단 누구도 그렇게 제안하거나 언급하지 않았다. 이쯤 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정치적 뒷거래나 요구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해서 정쟁을 더 키우겠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결과, 후반기 원구성이 미뤄지면 너무 문제가 많은 인사들의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으니 자신들에게 정략적으로는 불리하지 않은 이 상황을 더 끌며 즐기겠단 뜻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 원내대표는 자신의 발언을 제가 오해하는 거라고 어물쩍 넘어갈 게 아니라 왜곡된 주장으로 협상판을 걷어찬 책임자로서 조속히 결자해지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먼저 마라톤협상을 제안했으니 잘못은 사과하고 나서, 집권여당으로서 양보안을 들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완주 의지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협상 재개 조건으로 사과와 양보안 제시를 요구한 것이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후반기 국회 법사위원장을 내준다는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구성 협상이 추가 조건 제시와 폭로전으로 지연되는 상황에서 원점에서 재검토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해결책은 간단하다. 민주당이 1년 전 약속을 지키면 된다. 그러면 오늘 당장에라도 국회의장단을 선출할 수 있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원 구성 지연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 민주당이 지난해 합의를 일방으로 파기한 데 따름"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7월 당시 여야 원내대표는 법사위 권한을 축소하는 조건으로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가 체계·자구 심사 범위를 심사할 수 없도록 하고, 본회의 부의 요구 가능 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한 국회법 개정안을 마련했으니 당시 합의 조건을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어음만기일에 부도를 냈다.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갖기로 했는데 못 주겠다고 배짱"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사법위를 분리하는 등 권한 축소를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논의를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위 구성 등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를 풀지 않는 한 협상은 당분간 진전 없이 공회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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