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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사랑 24부

지원은 아무런 말 없이 나가는 슬기를 보고 뒤쫓아 나간다
힘없이 짐기방을 들고 걸어가는 슬기를 따라가다가 걸음을 멈추고 멀어져가는 슬기의 뒷모습만 바라본다
"미안하다 슬기야 엄마를 용서...아니 용서하지마 그냥 엄마의 이런 추한 모습은 잊어버려 미안하다 슬기야 정말 미안해"
지원은 주저앉아 울고 또 운다
"어떻게 엄마가 되서 딸도 못 알아보고 이런 거지 같은 모습만 보이고 추한 모습만 보이고 말야!"
지원은 눈물을 닦고 일어나서 집으로 들어간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집에 있는 물건들은 죄다 쓸어내리고 다 깨부순다
시끄러운 소리에 나와 보는 미란과 진영은 난장판된 거실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당장 그만 두지 못해?"
"계속 하라고 해 얼마나 분하고 원통하겠어? 엄마가 되서 딸도 못 알아 봤잖아?"
지원은 미란의 멱살을 잡는다
"너! 무슨 생각으로 내 딸을 부른 거야? 또 얼마나 비웃었어? 자기가 낳은 딸도 못 알아 보는 것 보고 얼마나 흉을 봤어?"
"내가 예전에 당한 모욕과 치욕에 비하면 그건 아무 것도 아니지!"
"뭐?"
"내가 당신 전 남편한테 무슨 짓을 당한 줄 알아? 당신 집 나가고 내 나이 열 다섯이었어! 그때 날 짓밟았어! 내 영혼 내 순결 내 모든 걸 내 인생을 파괴 했어!"
지원은 멱살 잡던 손을 놓는다
"이제 내 기분을 알겠어? 얼마나 비참하고 얼마나 수치스러운지?"
지원은 바닥을 손으로 여러번 내리치며 서럽게 운다
"아이고! 내가 미쳐! 어쩌자고 그런 인간 말종을 만나서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해! 왜 내가 내 딸도 못 보고 살아야 하냔 말이야!"
미란과 진영은 지원을 한심하게 바라보다가 방으로 들어간다
지원은 넋이 나간 상태로 집에서 나간다
맨발로 걷고 걷고 또 걷는다
"슬기야 미안하다 못난 엄마를 용서 해 줘"
그리고는 차도로 걸어 간다
지원은 걸음을 멈추고 다가오는 차를 바라본다
눈을 감는 지원
이대로 지원과 슬기는 영원히 끝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