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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표 뽑아주는 사람? 은행가면 제일 친절하다고 느껴진 이분들의 정체

청원경찰로 통칭되는 이 직업
실상 들여다보니 “절대 추천 못해요”


◎ 청원 경찰 아닙니다, 진짜 명칭 ‘경비원’
청원 경찰은 국가기관, 공공단체에서 보안 업무를 하는 경찰들을 뜻합니다. 공무원은 아니지만 근무지 내에선 제한적인 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죠. 실제로 청원 경찰은 불심검문, 보호 조치, 경찰장구의 사용, 무기의 사용이 가능합니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에 근무하는 청원경찰은 보수가 법으로 정해져있죠. 2019년 청원 경찰 봉급 표에 의하면 15년 미만 청원경찰 1호봉은 1,592,400원이었습니다. 재직기간이 30년 이상이 넘어가면 4,031,900원이었죠.


대부분의 시중 은행 지점, 본점은 경비업체에서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데요. 한국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선 특수 경비원을 고용하기도 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청원 경찰을 고용하는 곳은 한국은행이 유일하죠. 한국은행 소속 청원경찰은 실제로 청원경찰법이 적용되는 대상입니다.

금융 경비원을 번호표를 뽑아주고 동전을 기계로 말아줄 때 도움을 주는 직원 정도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죠. 은행 측에서 이들을 고용하는 표면적인 목적은 경비, 보안 업무지만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한 금융 경비원에 의하면 ATM 명세표 잉크 보충, 등기 우편, 공과금 기기 마감 등 업무의 폭이 굉장히 넓었습니다. 스스로를 ‘은행 잡부’라고 칭할 정도였죠.

심한 경우 은행원들의 사적인 심부름까지 맡아야 했는데요. 지점장, 본부장의 차를 대신 주차해주거나 VIP 고객들에게 다과를 대접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근무하는 지점의 실적을 위해 어플을 설치해 지점 코드를 넣고 다른 고객들에게 어플 가입을 권유하고 도움을 주는 등 창구에서 진행해야 할 업무까지 맡는 사례도 있었죠. 이에 많은 현직자들은 ‘보안’업무보다 ‘서비스직’에 가깝다고 해요.

앞서 언급했듯 창구 업무를 제외한 은행 업무를 맡고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용역 업체 소속인 경우가 흔합니다. 즉, 은행에서 일하지만 소속은 다른 것이죠. 은행 소속 직원에겐 당연히 지급되는 유급 휴가, 연차 수당 등은 이들에게 해당되지 않습니다. 고용 안정성 역시 좋지 않은 편이라 현직자들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하죠.


그렇다면 금융 경비원들의 연봉은 어떻게 될까요? 평균 연봉 2,4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는데요. 한 재직자에 의하면 급여 250만 원 중 30~40%를 파견 업체 수수료로 지불하고 휴가 없이 한 달에 세전 170~180만 원 정도의 급여를 받는다고 합니다. 최저 임금이 인상되더라도 각 용역 업체의 눈속임으로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는데요. 비교적 낮은 급여와 명확하지 않은 업무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