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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만 가족이 아니다
최근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인상 깊은 대사가 나왔다.

"내 가족 지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 가족 눈에 피눈물 나게 하지는 말자"

토씨 하나 틀리진 않은 건 모르겠지만 담으려 했던 행간은 비슷하다. 사람들은 간혹 착각을 한다. 내가 중요하면 타인도 중요하다. 굳이 가족이 아니더라도 나와 관계된 뭔가를 보위하려고 한 행위(처사)가 다른 이에게는 큰 재앙으로 다가온다면 한 번 아니 몇 번은 주저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와 내 주변 안위를 위한 판단이 그 자체로 당위성을 가지진 않는다. 한 고비를 넘어갈 때 그 중간엔 누군가에게 또 다른 장벽이 세워 있지는 않은지 둘러볼 필요가 있다.

혹자는 지나친 개인화가 포용성 부재를 부른 주범이라 개탄하지만 달리 해석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오히려 개인주의가 아주 순결하게 현현하면 그럴 일이 없다. 개인을 독립적 개체로 인정한다는 건 타인도 다른 특질을 가진 존재로 받아들인다는 거다. 여기엔 서로에 대한 존중이 깔려 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이는 개인주의는 오롯이 설 수 없다. 그 존중이 위선에 씌워 있다 하더라도 누군가에 삶에 침범만 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그거만이라도 괜찮다. 선의가 아니어도 옳다고 내세우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도 어려운 실정에 한탄 섞인 말 한 마디 해봤다.

엄밀히 말하면 조직주의, 집단주의가 훨씬 폭압적이다. 그러한 테두리 안에서 정말 이상적인 공동체 의식이 나타나는 건 극히 드물다. 주체로서 자각을 할 수 없게 만들며 자아의식을 거세한다. 각자 갖고 있는 독립성보다는 귀속성이 더 크고 중요하다 보니 '자신'이 아닌 '전체'를 위한 거라며 아주 쉽게 순응하고 합리화해 버린다.

문제가 되는 씨앗은 여기서 발아한다.

개인주의가 가지는 오류에 대해서 우리는 많은 오해를 하고 있다. 정말 '개인'을 위한 '주의'는 '다른 개인'을 결코 가벼이 보지 않는다. 그 개인이 어떤 구성에 속해 있다 할 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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