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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대한민국 욕하기
흔히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에게(특히 유럽이나 영어권 국적 출신) 한국에 대한 좋은 점을 물을 때 항상 꼽는 특징이 하나 있다.

한국 특유의 밤문화다.

자정이 넘는 시간에도 시내 주변은 어두울 틈이 없고 새벽을 넘어서까지 술을 즐길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서구권 국가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광경이다. 하늘이 검게 뒤덮여도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자유로움이 외국인에겐 신선하기 이를 데 없다.

보통 이런 반응은 희한하게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그 연유에 대해서 간단히 유추해 보면 언론과 자국이 갖고 있는 내재성을 바라보는 우리 시각에 기인하는 점이 있다. 사실 우리나라 밤문화는 그 자체만 봐선 안 된다. 야심한 시간에도 자영업이 쉬지 않고 달리는 건 자국민이 야행성이 커서가 아니라 그만큼 늦게까지 일을 하기 때문이다. 적나라한 자본주의 구조가 기저에 있다.

왜 유독 한국은 밤늦게까지 길거리가 밝디 밝은가. 우리나라 사람이 워낙 운치를 좋아해서? 사람들과 교감하는 걸 좋아해서? 천만에 말씀. 그저 일을 많이 해서 그런 거다. 사실 외국 사람 시선에 보이는 그런 분위기는 고질적 폐단을 가득 낳았던 아직도 고쳐 나가고 있는, 온상이다. 수직적 조직구조가 배태한 연이은 회식 그리고 거기서 비롯되는 음주 강권 등 수많은 불편한 양태, 어김없이 이어지는 야근에 시름을 술로 마취하는 직장인군, '사회생활을 익히기 위한 통과의례' 술로 밤을 지새우는 불쌍한 청춘.. (고등학교 하교 시간이 곧 취침시간이 되었던 젊은 층에게 어둠은 지극히 익숙하다.)

단지 감춰 있을 뿐이다. 이러한 불순 조건은 밤에 자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대신 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이국 땅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통해서 '밤을 뜨거운 열정으로 보내는 멋진 나라' 소리를 듣고 있다. 그리고 매체는 이를 자랑스러운 듯 실어나른다.

이렇게 인정욕구를 해소한다.

부족할 게 없는 나라는 굳이 힘들여 존재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가치는 빛나는 법이며, 그 가치는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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