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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한복 스킨 준 오버워치 근황
네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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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오버워치 커뮤니티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한국과 중국 테마 스킨을 추가하는 설날 이벤트가 시작되거든요.
작년에도 일부 중국 유저가 "왜 오버워치 공식 트위터 공지사항에 중국의 춘절(Chinese New Year)을 설날(Lunar New Year)로 표기하냐"며 항의 댓글을 단 적이 있었어요. 한바탕 싸움이 벌어졌죠.
그래서 오버워치 측이 올해부터는 표기 방법을 바꿨느냐고 묻는다면..
여전히 Lunar New Year로 표기하며 확고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와 관련하여 별다른 말이 나오진 않는 것 같아요. 사실 그게 당연한 거지만요.
참고로 나타는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신
아무튼 올해에는 두 개의 전설 스킨이 나왔습니다. 하나는 한국의 '설빔 메르시', 나머지 하나는 중국의 '나타 트레이서'인데요. "한복은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종지부를 찍어주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친김에 각국의 스킨에 대한 해외 유저 반응을 가볍게 가져와봤습니다.

오버워치 설날 스킨
한국 VS 중국 해외 유저 반응

단순 반응(리트윗, 마음에 들어요)만으로 놓고 보면 메르시 8,600 / 27,000, 트레이서 3,100 / 18,000으로 꽤 큰 차이로 한국 메르시 스킨이 앞서가고 있어요.

● 트레이서 나타 스킨에 대한 반응 중 일부

- 2019년 스킨(홍길동 트레이서)보다 훨씬 좋아. 양갈래 머리랑 신발이 마음에 들어.
- 그 홍길동 스킨은 토이스토리 제시가 떠오르긴 했지 ㅋㅋ
- 나는 홍길동 스킨이 더 나은 것 같아.
- 트레이서가 고글을 벗어도 되는 거야?
- 신발에 있는 불이 제대로네.

반응한 숫자는 메르시 스킨보다 적었지만, 트레이서 스킨도 긍정적인 반응들을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신발 부분에서 나오는 불 이펙트가 마음에 든다는 평가가 지배적.

● 메르시 설빔 스킨에 대한 반응 중 일부

- D.Va 꽃가마 스킨이랑 닮았네. 그렇지만 나쁘지 않아.
- 이건 한복이야. 디자인이 독특해. 다행히도 색깔은 꽃가마 스킨이랑 다르네.
- 메르시가 입은 한복은 여왕이 입는 옷이지? D.Va껀 일반 한복이고?
- 격식을 차리는 한복은 특정 색깔로 분류하지 않고, 치마가 바닥까지 내려오는 걸로 알고 있어.
- (구글 한복 검색 결과 링크를 띄우며) 실제 한복은 여기를 참고해.
- 확실히 멋진 스킨이야. 색깔도 화려하고 무기도 엄청나. 디테일이 아주 멋져.

메르시 스킨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우리나라 한복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는 유저들도 있었고요.
내친김에 메르시의 설빔 스킨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설빔 메르시

설빔은 새해를 맞이해 설날에 입는 새 옷이에요. 설날 아침 웃어른들께 세배를 드릴 때 입는 한복이기 때문에 예의 바르고 단정한 옷차림이 특징이죠.
앞서 해외 유저들이 '메르시의 한복은 왕족이 입는 건가'하는 반응을 보였었는데요.
화려한 색상이 두드러진 D.Va 꽃가마 스킨
실제로 디자인을 맡은 수석 콘셉트 디자이너 데이비드 강은 "왕족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입을 법한 한복으로 구상을 했다"고 밝혔어요.
대표적인 한국 영웅은 D.Va이지만 이미 화려한 디자인의 꽃가마 스킨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복의 우아함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메르시를 선택했다고.
이러한 설빔 스킨의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상박하후상체는 품이 작고 하체는 풍성한 형태를 말해요. 조선시대 여성 한복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이며 윗사람에게 적게 주고 아랫사람에게 많이 준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또한 메르시의 설빔은 조선시대 여성 예복 '당의'로부터 영감을 받았어요. 여기에 하얀색 동정 + 핑크색 깃 + 민트색 치마를 통해 단아함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추구했죠.
흉배
● 흉배, 보
저고리 끝동(소매 부분)에 있는 자수를 보면 화려한 문양이 있어요. 이는 조선시대 왕족과 백관의 의상에 장식하는 용도로 썼던 '흉배'를 가져온 부분이며
의상 복부와 어깨 부분에 있는 문양은 조선시대 왕족이 용포, 대례복 등에 장식했던 '보'를 반영한 부분입니다. 사극 속 왕이 입는 곤룡포에서 이런 문양을 많이 보셨을 거예요.
이외에도 봉황, 꽃 등 다양한 문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방에는 예쁜 꽃무늬가
● 태극 문양, 저고리 고름
메르시의 권총에는 태극 문양, 카두세우스 지팡이 끝부분에는 저고리 고름을 달았어요.
나비 날개처럼 팔랑거리는 느낌
원래 카두세우스 지팡이 끝부분에 달린 날개는 현대적이고 딱딱한 느낌이 강했는데, 저고리 고름은 메르시가 움직일 때마다 팔랑이면서 우아한 느낌을 더해줘요.
권총을 쏘고 장전할 때에는 메르시의 핑크빛으로 물들인 손톱도 볼 수 있어요. 봉숭아물을 들인 건가 싶었지만 의상, 무기 색깔과 매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히 보면 용 모양의 비녀
● 쪽머리, 용 비녀, 배씨 댕기, 뒤꽂이
머리는 한국의 전통적인 쪽머리를 했어요. 쪽머리는 혼인한 여성 또는 계례(성인식)를 마친 여성이 하는 머리였던 만큼 성숙한 여성의 상징으로 통해요. 실제 보기에도 성숙함이 돋보이는 헤어스타일이고요.
용 비녀, 배씨 댕기, 뒤꽂이를 장식한 모습도 볼 수 있어요. 쪽머리의 단정함 + 장신구의 화려함이 적절하게 밸런스를 이루고 있죠.
아무튼 둘 다 예쁨
결론적으로 설빔 메르시 스킨은 조선시대 여성 예복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D.Va의 꽃가마 스킨과는 달리 화사하고 가벼운 톤을 조합해 밝고 우아한 빛을 발산하도록 집중한 스킨이에요. 얼핏 보면 꽃가마나 설빔이나 똑같은 한복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 차별성을 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스위스 국적을 가진 메르시의 서구적인 외형과 동양적인 의상에서 만들어지는 재미있는 대비 효과도 볼 수 있고요.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랫동안 신규 영웅도 없고 오버워치2도 감감무소식이지만 이런 스킨을 만들어줄 때는 한국 유저로서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게임 라이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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