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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보스 잡는데 1개월.. 패스 오브 엑자일 변형 리그 후기
네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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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4일 패스 오브 엑자일 변형 리그가 시작한 지 어느덧 두 달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나는 '최종 보스까지만 달려볼까'하는 마음으로 설렁설렁 시작한 케이스였고, 이후 1개월 동안 꾸준하게 달린 끝에야 최종 보스 '사이러스'를 처치할 수 있었다. 이것도 두 번째 시도만에 겨우 잡은 것이었다. 디아블로를 지향한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난이도 측면에서 참 하드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든다.
"그건 네오필님이 개못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라고 하실지 몰라 객관적인 지표를 준비해보았다. 지난 1월 한국 패스 오브 엑자일 공식 페이스북에서 사이러스를 잡았는지 이야기해보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다. 일단 좋아요와 하트가 찍힌 숫자만으로 따지면 사이러스를 못 잡아본 유저가 더 많았고, 심지어 담당자도 못 잡았다는 쪽에 찍어놓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최종 보스를 잡은 유저는 10% 미만

그리고 패스 오브 엑자일에는 도전과제라는 것이 있다. 게임 내 콘텐츠를 즐기고 업적을 달성한 개수에 따라 고유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총 40개의 도전과제 중 36개를 달성한 유저는 전체에서 1.32%에 불과했고, 24개를 달성한 유저는 5.82%, 12개를 달성한 유저는 24.14%에 그쳤다. 사이러스를 잡는 시점에 보통 도전과제 20개 정도를 달성하므로, 사이러스를 잡은 유저 비율은 10% 미만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게다가 이게 저번 시즌보다 더 증가한 수준이라고 한다. 
사이러스

■ 아틀라스의 정복자 맵핑 방법 요약
1. 3티어 이상 맵핑을 통해 '시타델'을 발견
2. 추가적인 맵핑을 통해 4가지 '정복자(중간 보스)'를 발견
3. 정복자를 처치하고 '감시자의 돌'을 획득
4. 감시자의 돌 20개를 모으면 사이러스가 등장

패스 오브 엑자일은 이렇게 하드한 게임이지만 그만큼 무언가를 한 단계씩 달성해간다는 쾌감은 확실한 게임이다. 우선 3.7 군단 리그(지금의 전전 리그)에서만 플레이해보셨던 분들을 위해 달라진 맵핑 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위와 같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은 공식 홈페이지 가이드에서 확인이 가능하다.(링크)
아 가운데로 좀 가라고!!

조건이 까다로운 예전 맵핑 방식

아틀라스 맵핑 방식은 군단 리그와 비교해서 은근히 달라진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귀찮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일단 해보니 예전보다 좀 더 간결해진 인상을 받았다. 예전에는 지도 상에 '엘더'나 '쉐이퍼'가 등장하면 이 녀석을 가운데로 몰아넣기 위해 뺑뺑이를 돈다는 느낌이었고, 그들을 지키는 수호자(미노타우로스, 히드라, 키메라, 불사조)가 지도가 반드시 필요했다. 운도 어느 정도 따라야 했고 수호자 지도가 없으면 다른 유저에게 비싼 값에 사야 했다.
녹색으로 칠해진 지도 중 하나만 돌면 랜덤으로 정복자가 출현한다.
정복자를 처치한 모습

비교적 쉬워진 NEW 맵핑 방식

반면 지금은 수 십 개의 지도 중 한 가지만 돌면 랜덤으로 정복자(이들이 사이러스의 수호자 역할을 함)가 출현하기 때문에 최종 보스까지 도달하는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훨씬 효율적이었다. 중간중간 잡는 변형 보스가 주는 아이템도 쏠쏠했다.
위 지도를 보면 녹색으로 칠해진 영역에서 아무 지도나 돌면 정복자가 랜덤으로 등장한다. 우측 상단을 보면 4명의 정복자 중 3명이 처치되었고, 나머지 1명(오른쪽 뱀모양 아이콘)을 처치하면 사이러스가 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참 죽기 쉬운 게임이라는 점에서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준다

최종 보스 사이러스
공략 모르면 그냥 바보된다

즉 사이러스를 만나는 일 자체는 쉬웠다. 쓰러뜨리는 일이 어려웠을 뿐. 사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이번 리그를 시작하고 2주 만이었고 처음에는 최종 보스인지도 몰랐다. 아무 생각 없이 포탈을 열어서 들어갔더니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어서 직감적으로 '최종보스구나' 깨달을 수 있었다. 패턴은 전혀 모르는 상태였고 아이템 세팅도 미완성 상태였다. 이유도 모른 채 픽픽 쓰러지는 캐릭터를 보는 기분은 무기력하고 허무했다.
이런 아이템만 세팅해주면 사이러스도 상대할만하다
빵빵해진 에너지 보호막. 생명력 세팅만 해본 초보라서 이런 변화도 꽤 신선함을 준다.
6번의 도전 기회(포탈)를 허무하게 날려버린 후, 다음에는 제대로 준비해보기로 했다. 우선 유튜브에 사이러스를 검색하니 퀄리티 높은 공략 영상이 좌르륵 떴다. 유튜브 없던 시절엔 어떻게 살았나 싶다. 아무튼 공략 영상을 숙지한 뒤엔 혹시 몰라 아이템 세팅도 바꿨다. 생명력에서 에너지 보호막 세팅으로 바꾸고 카오스 공격 속성에 대한 대비도 해두었다. 같은 빌드를 사용하는 유저들 중에서 DPS가 높은 유저의 아이템 세팅과 스킬 트리를 참고했다. 틈틈이 맵핑을 돌고 파밍을 하면서 2주가 흘렀다.
최종 보스다운 위압감을 풍긴다
그렇게 두 번째로 만난 사이러스에 맞서는 기분은 오히려 첫 번째보다 긴장되었다. 혼자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서 긴장감을 느끼는 게 얼마 만이더라. 나름 비장했다고 생각한다.
딜을 멈추고 미로를 빠져나와야 하는 패턴. 공략을 모르면 저 안에서 삽질하다가 죽게 된다.
아 뭐야 피했는데!!(안 피함)

장판, 미로, 장풍만 조심!

사이러스는 크게 3가지를 주의하면 된다. 바닥에 큰 피해를 주는 장판을 깔기 때문에 위치 선정을 잘 해야 하고, 미로 형식의 벽에 갇히면 폭발하기 전에 빨리 빠져나와야 하며, 마지막 페이즈에서 기를 모아 한 방에 터뜨리는 장풍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나는 마지막 장풍을 피하지 못해 한 번 죽어야 했지만 지난번 트라이와 비교하면 훨씬 쉽게 클리어할 수 있었다. 기쁜 마음에 패오엑을 하지 않는 지인에게도 자랑을 했는데 역시나 시큰둥한 반응이더라. 같은 게임을 하는 친구가 없다는 게 이렇게 슬프다.
득템은 없었지만 만족한다
대신 코덱스에서 나름 득템(병에 담긴 믿음)이 있었다. 대략 15엑잘 정도 하는데 딜뽕(?)이 장난 아니라서 직접 쓰는 중

가끔 죽으면 빡치지만..
득템과 성취감도 중독적인 게임

그래도 중간에 포기할까 싶기도 했었는데 꾸준하게 달린 덕분에 즐거웠다고 생각한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분명 많은 시간과 노력(공부)이 필요한 게임이다. 그 때문인지 유저 수도 줄어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순수한 타임투윈(Time to Win) RPG가 아닐까 싶다. 이번 시즌은 사이러스도 잡았고 나름 득템도 있었으니, 도전과제 24개 정도로 마감하고 다음 시즌을 기약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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