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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GTA 러슬러, 매력적 세계관으로 덧칠했지만 속은...
게임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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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슬러 대기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바드가 한 번 랩을 시작하면 맞거나 죽을 때까지 그만두지 않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말을 위한 전용 주마 공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GTA의 경찰차는 러슬러에서 경찰마로 바뀌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녹십자 마크는 중세 시대상에 비춰 보면 적합한 것 같기도 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Fuck the King은 두 가지 뜻이 공존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일부 중세 주교들은 신을 내세워 악행을 일삼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파리 날리는 시체 한 구가 실려가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 유명한 몬티파이튼과 성배 흑기사 패러디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앞면은 달고, 뒷면은 썼다

독특한 콘셉트와 시대적 배경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게임 플레이적으로 접근하면 단점이 많이 보인다. 서두에서 매력적 세계관으로 게임성 단점을 덧칠했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점점 큰 불편함과 반복 요소, 여러 불합리한 상황 등으로 변해 플레이어를 덮쳐온다.

우선 한국어 번역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상상력을 발휘하면 어찌저찌 대화의 흐름은 이해 가능하지만, 스토리에 집중하고 게임을 파악해야 하는 플레이어로서는 구글 번역기를 사용한 듯한 텍스트와 시도 때도 없이 바뀌는 반말과 존댓말, 심지어 텍스트가 깨지는 오류 등으로 몰입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맵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진행하는 퀘스트 비중이 높은 만큼 말이 필수적인데, 불편한 조작감은 넘어가더라도 탑뷰 형식 카메라 구도에 비해 말의 이동속도가 너무 빨라 주변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마을에서 이러한 단점이 부각되는데, 맵을 달리다 실수로 사람을 치기라도 하면 즉시 현상수배가 걸린다. 문제는 말의 속도에 비해 피할 시간이 너무 적다는 것. 시간 제한이 있는 퀘스트를 진행 중이라면 겹치는 악재에 짜증이 절로 난다.

이와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한 몫 한다. 러슬러의 퀘스트들은 대부분 누군가를 죽이거나 약탈하는 것의 반복인데,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퀘스트명만 다를 뿐 과정은 똑같아 지루함을 유발한다. 콘텐츠적 부분은 추가 패치를 통해서라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이렇게 텍스트에 ㅁ처리가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앞에 있는 경비병의 1초 후를 설명하시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조작 방식은 여러 가지가 준비돼 있으나 불편하기는 매한가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덧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체적으로 러슬러는 중세와 현대가 결합되고 위트 있는 블랙 유머까지 더해진 흥미로운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보조해야 할 게임 플레이 면에서 제대로 받쳐 주지 못했다. 처음엔 중세 GTA를 하는 것 같은 재미로 단점을 덮어놓고 플레이 할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이 덧칠이 벗겨지는 속도가 빨랐다. 그렇다고 가격 대비 즐길 거리가 넘치는 가성비 게임도 아니다.

앞서 해보기를 충분히 거친 게임으로서 이러한 결과물은 사실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다만, 근본적인 부분에서 잘못된 것이 아니기에 몇 차례의 개선을 통해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일단 설정 자체는 굉장히 참신하고 매력적이기 때문에,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훗날이 기다려지는 게임이다. 앞으로의 방향이 명확한 만큼 GTA 못지 않은 명작으로 하루 빨리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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