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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글렀어.. RPG에서 새 삶 사는 방법
네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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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RPG, 특히 MMORPG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삶의 축소판을 살아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무엇보다 '게임 속 삶'이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죽어도 다시 부활할 수 있다.
2. 포션만 먹으면 체력이 금세 회복된다.
3. 원하는 곳으로 언제든 바로 이동이 가능하다.
4. 화장실을 가지 않아도 된다(?)
5. 언제든 '새 삶'을 살 수 있다.
6. 기타 등등

이번에 이야기해볼 주제는 5번의 '언제든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자기 인생에 대해 체감하는 때가 온다고 하지 않습니까? '나는 앞으로 이 일을 하면서 여생을 살겠구나'처럼요.

하지만 RPG는 다릅니다. 원한다면 다른 직업이나 종족, 외형을 가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다음 같은 방법을 꼽을 수 있습니다.

RPG에서 새 삶을 사는 방법 1
동시에 다른 직업(클래스)을 키운다

어느 RPG든 한 번씩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계급표
RPG에서 직업(클래스)은 곧 인생입니다. 어떤 직업을 고르느냐에 따라 천민의 삶을 살기도 하고 귀족의 삶을 살기도 하죠.

현재 자기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다른 직업을 키우는 게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다만 현재 키우는 캐릭터에 애착이 있을 수도 있고, 레벨 1부터 다시 키우기 귀찮다고 느낄 수 있죠.
개발사는 이러한 유저 성향을 고려하여 '캐릭터 하나로 여러 가지 직업'을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합니다. 현실로 따지면 투잡, 쓰리잡 같은 느낌이겠네요.

먼저 PC MMORPG 중에서는 '파이널판타지14'가 있습니다. 파판14는 처음 선택한 캐릭터로 전투직, 제작 및 채집 장인을 통틀어 총 27가지 직업을 키울 수 있습니다.(V4.5 기준) 새로 선택한 직업은 거의 처음부터 키워야 합니다.
성회형이 여기서?
모바일 MMORPG에서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있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만큼 종류가 많지는 않습니다만, 현재 레벨이 유지된 상태에서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듀얼 클래스'라는 시스템을 통해 2차 전직 이후 2번째 직업을 가질 수 있는데요. 이때는 '상속도'라는 개념을 적용합니다. 상속도는 일종의 '싱크로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상속도가 높을수록 메인클래스와 듀얼클래스간 전투력 차이가 줄어듭니다. 처음에는 50%가 적용된다고 하니, 메인클래스가 가진 힘의 절반만 사용할 수 있는 셈이죠.
처음에 이를 듣고 과금을 유도하려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상속도 채우는 아이템(듀얼 스톤)은 그냥 이벤트로 준다고 하니 크게 문제 될 소지는 없어 보이네요.
이러한 다중 직업 시스템은 캐릭터 슬롯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다른 직업을 플레이하기 위해 로그아웃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 직업을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융통성이 있죠. 파티에 탱커가 없는 상황이라면 바꾼 다음 빠르게 콘텐츠를 진행하는 식으로요. 어떻게 보면 '새 삶'이 아니라 '여러 개의 삶'이라고 봐야겠네요.
다만 모든 직업을 만렙 찍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업적을 다 채워야 속이 후련한 것과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겠네요. 다른 사람으로부터 불려가는 경우도 은근히 생기고요.(예를 들면 탱커 부족하니까 채워달라는 식)

RPG에서 새 삶을 사는 방법 2
직업(클래스)을 바꾼다

몇몇 게임에서는 캐릭터 직업을 바꾸게 해주는 시스템을 갖추어놓기도 합니다. 다만 이 경우엔 1번과는 다르게 한 번 바꾸면 원래 직업으로 되돌아오는 일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죠.

대부분 게임들은 직업 & 종족 전환 아이템을 과금 아이템으로 판매합니다. '검은사막 모바일'이 각성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해당 상품을 추가한 적이 있고, 이외에도 '뮤오리진2' 등 많은 모바일게임이 직업 전환 아이템을 내놓는 추세입니다. 

밸런스를 해치지 않거나 너무 비싼 게 아니라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수준입니다만, 유저마다 합리적으로 느끼는 선이 다르고 어쨌든 과금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RPG에서 새 삶을 사는 방법 3
캐릭터를 새로 키운다(feat.점핑)

1번과 2번이 요즘 방식에 가깝다면, 이번에는 조금 고전적인 방식입니다. 그냥 캐릭터를 새로 키우면 되죠.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현재 키우는 캐릭터에 애착이 있을 수도 있고, 레벨 1부터 다시 키우기 귀찮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인지해 리니지2 레볼루션처럼 듀얼클래스를 도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점핑'이나 '부스터(경험치 몇 배 등)'같은 레벨업 이벤트를 여는 경우가 아직까지는 더 많아 보입니다.
얼마전 점핑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는 로스트아크
한 번에 고렙을 달성해주면 스킬이 갑자기 많아지는 등 혼란스러울 여지도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레벨업을 동반한 점핑 이벤트 형태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 신규 직업 창술사를 추가한 '로스트아크'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쯤 테라버닝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한 번 렙업을 하면 레벨 3씩 올라가는 '메이플스토리'도 있고요. '던전앤파이터'도 주기적으로 점핑 이벤트를 하는 게임으로 잘 알려져 있죠. 사실 대부분 넥슨 게임이 포함되지 않을까 싶네요.

오히려 주객이 전도돼서 '점핑 시즌이 되면 부캐키우는 것이 의무'가 되어버리거나, '점핑 시즌이 아니면 복귀할 필요가 없다'고 인지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도 유저는 가장 쉽고 빠르게 새로운 캐릭터를 키울 수 있고 개발사는 신규 및 복귀 유저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할 수 있습니다.

RPG에서 새 삶을 사는 방법 4
캐릭터명 & 서버를 바꾼다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닉네임이 바뀌고 새 삶을 살아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 캐릭터의 능력치를 그대로 유지한 채 새 삶을 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캐릭터명과 서버를 바꾸는 것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어딘가에서 사고(?)를 치거나 사기, 비매너 행위를 저질러서 낙인이 찍혔을 때라고 볼 수 있죠. 다른 유저들이 파티를 끼워주지 않거나 차단을 하기 때문에 자신의 흑역사를 청산하는 겁니다. 아예 다른 서버로 옮겨서 비매너 행위를 이어가는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거
하지만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인간의 내면까지 바뀌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말투를 쓴다거나 똑같은 비매너 행위를 저지르면서 금세 들통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요즘은 해당 유저를 친구 추가 해놓고, 닉네임이 바뀌면 서로 공유하기도 합니다.

RPG에서 새 삶을 사는 방법 5
현질

어떻게 보면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같습니다. 앞서 말한 직업이나 종족을 바꾸는 과금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고, 아예 스펙업을 왕창 시켜서 같은 직업이라도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죠.

호불호는 많이 갈립니다. 현질을 해서 쉽게 키우고 싶은 유저도 있는 반면, 캐릭터 장비는 직접 파밍하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관점도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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