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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가 되어 돌아온 첫사랑, '마음의 숙제'
웹툰가이드오랜 세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무언가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텐데 필자의 생각으론 인간이 가질 수 없지만 언제나 갈망하는 영원한 삶과 젊음,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본래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증이 더 큰 법이니 인간이 살아있는 한 흡혈귀라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동경은 언제나 계속 되지 않을까?
최근 만들어진 흡혈귀 영화 중 대표적인 영화를 꼽자면 '트와일라잇'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모습을 한 흡혈귀와 인간의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10대 감성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감각적인 화면과 로버트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젊은 신예 스타들을 톱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얀피부에 창백한 모습, 시리도록 차갑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누구라도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흡혈귀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진짜 흡혈귀가 우리 주변에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로 네이버웹툰에서 연재중인 작품 '마음의 숙제'가 그것이다.웹툰 '마음의 숙제'는 수채화 같은 그림의 색감과 따뜻한 느낌이 우리가 상상하던 흡혈귀 이야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처럼 느껴지지만 인간보다 마음 여리고 정 많은 흡혈귀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오히려 그런 흡혈귀들의 모습을 극대화 시키는데 이런 따뜻한 그림체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녀가 새로 이사한 동네는 낮에는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죽은 동네처럼 음침하고 조용한 곳이지만 밤만 되면 시끌벅적해지는 곳이다.
바로 그곳은 흡혈귀들이 모여사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그저 조용한 동네에 저렴한 집을 찾아 왔을 뿐인데 이경은 흡혈귀가 사는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새로운 인간이 이사를 왔다는 사실은 금세 동네 이곳저곳에 소문이 퍼지게 된다.

13년 이란 오랜 시간 동안 호선의 마지막 헤어질때 모습을 기억하며 살던 이경은 전혀 변하지 않는 호선의 모습에 궁금증을 가지게 되는데 예전과 다르게 자신에게 차갑기만한 호선의 모습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동네에서 태국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봉원'과 옆집 사는 '여음'의 이유없는 호의는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이경이 이 동네의 정체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경은 처음엔 이 낯선 환대와 말도 안되는 사실에 벽을 세우고 날선 모습을 보이지만 점차 그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과연 인간인 이경과 인간보다 나약한 흡혈귀들은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특히 이경의 옆집에 사는 여음의 경우 할머니와 함께 사는데 그 할머니는 여음의 여동생으로 여음은 흡혈귀가 되어 나이를 먹지 않은 젊은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여음의 동생 '여경'의 경우 평범한 인간으로 나이가 들어버린 모습으로 나온다.
젊은 모습의 언니와 할머니가 된 동생의 모습이지만 여전히 언니인 여음은 동생을 혼내기도 하고, 보살피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나이를 먹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흡혈귀의 삶이란 얼마나 슬플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호선 역시 이경을 만난 이후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 역시 이 작품을 읽는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필자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이경을 중심으로 호선과 봉원의 삼각관계가 살짝 그려지는데 물론 본격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처음엔 호선을 잊지 못하고 살던 이경이 점차 봉원을 이성으로 느끼게 되며 심쿵하는 부분들을 읽다보면 독자 입장에서도 같이 심쿵하게 되는 포인트들이 종종 나와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한다.

작품 속 여음은 자신의 편견에 대해 깨닫는 장면에서 이렇게 말한다.
'악마도 흡혈귀도 직접 본 적이 없다. 모르기 때문에 무서웠던 거야. 마음이 제멋대로 그림자를 키운 거야.'라고 말이다.
따뜻하지만 마냥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무게중심을 잘 지키는 작품 '마음의 숙제'를 아직 읽어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