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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게임으로 거듭난 야겜 근황


사실 소위 말하는 '야겜(에로게)'이었습니다. 스토리가 매력적이긴 했지만, 선택지에 따라 히로인들과 특별한 관계를 갖는다는 기본 틀을 갖고 있었거든요. 물론 야한 장면도 나오고요.
하지만 그 매력적인 캐릭터와 설정, 스토리 덕분에 큰 인기를 얻자 야겜의 속성이 퇴색하기 시작했죠. 대표적인 예로 지난 4월 28일 출시된 힐링 게임 <매일 ♪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갈등'보다는 '평화' 원하는 수요층이 만들어낸 작품


그리하여 성배 전쟁에 참여하는 대부분은 비열하고 잔인한 수단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 싸웁니다.

물론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에서도 일상 파트는 나오지만 그 비중이 적습니다.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은 일상 파트를 100%로 채워버렸죠.
또한 색감은 화사한 파스텔톤으로, 선 처리는 동글동글하게 다듬은 부분도 원작과는 다른 안정감을 줍니다.


메이저는 아니지만 수요층은 확실하기 때문에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꾸준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원작의 복잡한 세계관을 몰라도 부담없이 입문이 가능해서 '새로운 팬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거든요.
매일 ♪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어떤 게임일까?


기본 틀은 스테이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요리 스테이지를 선택해서 잘 만들어내면, 점점 더 어렵고 새로운 요리 스테이지가 개방되는 식.


요리 진행 방식


스테이지를 처음 시작하면 요리 레시피를 차례대로 알려줍니다. 그냥 적당히가 아니라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진짜 레시피를 알려줘요.
새우튀김을 만드는 경우 기름의 온도를 얼마로 해야 하는지, 새우를 손질할 때 넣어야 하는 칼집 위치는 어디로 해야 하는지 등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요리는 미니 게임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누르면 재료를 썰기도 하고,

요리를 마친 뒤에는 만든 음식을 먹는 에피소드가 진행됩니다. 세이버가 행복해하는 표정을 보는 것이야말로 이 게임을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해가 바뀌기 전에 소바를 먹을까요?"와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소소한 음식 지식들도 채워나갈 수 있어요.
팬들을 위한 수집 요소





허구한 날 싸우고 마력 충전한다던 페이트 맞나?
힐링에 요리 공부까지 된다..

반면 등장인물이 에미야 시로와 위에 보이는 3명의 히로인이 전부이기 때문에 스케일이 너무 작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팬 입장에서는 역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8월에 출시되는 월희 리메이크도 이러다가 한국어화가 되지 않는 거 아니냐"는 불안한 목소리도 나오는 중이라고.

그만큼 야겜 계에 있어서는 독특하고 놀라운 행보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새로운 장르로 덕후들의 지갑을 위협할지 기대해봐야겠네요.
doek1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