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은 갈대와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서 MMORPG를 시작할 때는 언제고, 때로는 그냥 맘 편하게 혼자 놀고 싶다는 변덕스러운 생각이 들거든요. "내가 끼어들어서 민폐 끼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이 생기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16일 파이널판타지14에 추가된 '보즈야 남부 전선'이라는 콘텐츠는 이런 갈대 같은 제 마음을 보살펴 주기에 좋아 보였어요. 언제든지 다른 사람들과 즐길 수 있으면서도 솔플하듯이 진행이 가능했거든요. 말보다는 직접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이해가 쉬울 것 같은데요. 가볍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 5.35V 패치 남부 보즈야 전선 - 초급편
지난 3월 16일 파이널판타지14는 5.35V 패치를 통해 '남부 보즈야 전선'이라는 콘텐츠를 추가했습니다. 기존 핵심 퀘스트를 어느 정도 클리어 해둔 상태여야 참여가 가능하고요. 도마 도읍지에서 선착장을 통해 강고스 지역으로 이동하면 콘텐츠 진행이 가능합니다.파이널판타지14는 짧더라도 항상 스토리를 통해 내가 왜 이 콘텐츠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알려줍니다. 저항군들이 제국군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전설의 무기 '군힐드의 검'을 복각해야 하는데, 완전체로 거듭나려면 실전 전투를 통해 무기의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는 것 같아요.진행 방법은 간단합니다. 필드에 등장하는 '돌발 교전'에 참여하여 적들을 토벌하면71레벨부터 참여가 가능하며, 참여 순간 80레벨로 보정되기 때문에 꿀리지 않고 싸울 수 있습니다.'전과'라는 일종의 경험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존재하는 '돌발 임무'와 동일한 형태이기 때문에 파티를 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힐러 직업 '학자'로 싸워도 최대 보상을 충분히 챙길 수 있었죠.랭크가 되지 않아 다음 지역이 막혀있는 모습마지막으로 본부로 돌아가 전과를 보고하면 랭크 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일정 랭크에 도달하면 새로운 지역이 오픈되고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나요.이게 끝입니다. 참 쉽죠?
남부 보즈야 전선의 재미 요소 비상 교전과 로스트 스킬 - 중급편
초급편을 마스터했으니 이제 중급편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간혹 필드에 돌발 교전이 아닌 '비상 교전'이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바로 옆에 보이는 '보즈야 임무 찾기' 버튼을 눌러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어요.참가 신청 인원이 48명을 넘어가면 추첨을 통해 입장합니다.참가 신청 시간이 끝나면 바로 순간 이동을 통해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 규모는 최대 48인. 기존에 존재하는 24인 레이드보다 2배 더 큰 규모입니다. 이때 임시로 파티를 맺기도 하는데 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최적화가 잘 되어있는 파판14답게 다행히 렉은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펙트가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는 바람에 정신없긴 하지만 확실히 '대규모 전투에 참여한다'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어요.힐 썼는데 왜 죽냐고!!(안씀)난이도는 일반 던전 중간 네임드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략에 걸리는 시간은 3분 남짓 정도였고 방심하면 한 방에 죽어버리는 패턴도 존재해요. 저도 오랜만이라 그런지 픽픽 쓰러지느라 바빴습니다.???: 어디 내 앞에서 감히 누워있어? 부활!비상 교전을 공략하면서 여러 번 누워봤는데요. 그때마다 눕기 무섭게 벌떡 일으켜 세우는 부활 마법이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파티를 하지 않은 상태인데도요. 그러니 부담 없이 누우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비상 교전에는 다양한 형태의 보스가 등장하며 패턴도 제각각입니다. 이렇게 쫄몹을 소환해서 수상한 하트를 날리는 녀석도 있었고단 1명만 참가해서 1:1 결투로 보스를 잡아야 하는 비상 교전도 존재해요. 이때 참여하기 위해서는 빠른 손과 더불어 '우선권'이라는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캐시템아님)"이거 팝콘각인가?" 싶어서 레벨업을 멈추고 구경하기로 결정. 힘내시라고 열심히 응원봉을 흔들었지만사실 신종 수치플이었던 거임많은 모험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굴욕스러운 패배. 난이도가 꽤 어려운 것 같습니다.위처럼 어려운 임무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로스트 스킬'이 필요하다고 해요. 전투, 퀘스트 등을 통해 획득하는 '미감정 로스트 샤드'를 감정원에게 가져가면그 종류에 따라 임의의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케알'같은 회복 마법 같은 경우 힐러 전용 스킬인데, '사용 적성'을 보면 힐러를 제외한 모든 직업이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죠.즉 로스트 스킬은 자기 역할군에게 부족한 공격, 방어, 회복 등을 보완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단 1회성이기 때문에 차곡차곡 모아뒀다가 중요한 전투에서 활용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또한 로스트 스킬과 전용 아이템은 우측의 '휴대함'에 넣어놓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데 그 용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무조건 많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었어요.끝으로 '남부 전선 잠긴 상자(교전에서 주로 획득)'를 자물쇠공에게 가져가면 꼬마 친구 등 다양한 아이템이 가챠 형식으로 나옵니다. 뽑기의 재미와 소소한 부수익도 얻을 수 있는 셈.
남부 보즈야 전선 최종 콘텐츠 공성전 - 고급편
이렇게 두세 시간 열심히 달리다 보면 랭크5 정도는 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사망 페널티가 적용되고 랭크업에 필요한 전과도 확 늘어나게 돼요.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 숙련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셈이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솔플로 교전을 뛰면서 천천히 랭크업을 하면 됩니다.랭크 10이 되면 고급편으로 들어갑니다. 최종 콘텐츠 '카스트룸 공성전'에 참여할 수 있어요. 비상 교전과 마찬가지로 48명이 참여가 가능한데 1회성 토벌전이 아닌 '레이드'라는 점에서 난이도가 더 높습니다. 3명의 네임드를 공략해야 해요. 또한 기존 최대 규모였던 24인 레이드의 2배 규모이고 역할 고정(탱2 힐2 딜4)도 아니라서 색다른 재미를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종 보상
비록 처음에는 볼품없지만..3단계까지 강화하면 이렇게 뽀대가 납니다남부 보즈야 전선에서는 오래전부터 파판14에 있었던 고대 무기의 최신 버전, '레지스탕스 웨폰'의 재료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능력치는 준최상급, 외모는 최상급'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상으로 남부 보즈야 전선에 참여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71레벨 이상 캐릭터(부캐) 레벨업 2. 레지스탕스 웨폰 재료 획득 3. 상자를 통한 부수익 4. 5.45V 콘텐츠에 대한 준비(남부 보즈야 전선이 선행퀘) 5. 심심풀이
사실 남부 보즈야 전선의 진행 방식은 2018년 경에 추가됐던 '금단의 땅 에우레카: 아네모스 편'과 비슷한데요. 난이도나 파티 의존도가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덜한 것 같습니다.
솔플러도 부담 없이 5.4V 패치와 디지털 팬 페스티벌을 기다리며
영화 <1917>이 떠올랐던 맵 디자인. 전장의 분위기를 잘 살린 것 같습니다.JRPG 특유의 개그 스타일도 파판14의 묘미5.35V 패치에 해당되는 남부 보즈야 전선은 어떻게 보면 5.4V 패치 전 잠시 쉬어가는 단계에 불과합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 콘텐츠도 아니고 메인 시나리오와 비교하면 볼륨이 그렇게 크다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저처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솔플이 더 편해서 솔플을 한다'는 MMORPG유저들의 취향을 잘 저격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난이도도 쉽고, 레벨업도 가능하게 해놓은 덕분에 '부캐도 키우고 예쁜 무기도 얻는다'는 마인드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그리고 5.4V 패치에는 신규 메인 시나리오 퀘스트와 연대기 퀘스트가 대거 추가될 예정입니다. 스토리는 '파이널판타지14를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는 만큼 항상 기대하고 있습니다. 5월 15일 개최되는 디지털 팬 페스티벌이 먼저일지도 모르겠네요. 어느 쪽이 먼저든 한동안 즐길 거리는 푸짐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