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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 신작 게임, 모태는 동숲 아닌 이것
네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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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닌텐도 팬에 한정되지 않고 대중으로 범위를 넓힌다면 훨씬 더 관심을 모은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크레용 신짱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입니다. 크게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2020년 3월 대박 났던 <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비슷한 느낌의 힐링게임
2.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짱구(노하라 신노스케)가 등장
실제로 유튜브 채널의 공식 발표 영상의 조회수는 170만을 돌파하였으며, 국내 SNS에서도 크게 화제를 모으고 있죠.
그리고 게이머 입장에서 좀 더 깊게 파고 보면 아래와 같은 이유도 있습니다.1.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 핵심 개발자 '아야베 카즈'가 개발에 참여
2.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의 후속작이 12년째 나오지 않고 있음
즉 <크레용 신짱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은 12년 동안 후속작이 출시되지 않은 게임 시리즈의 정신적인 후속작이라는 측면에서도 기대감을 더해주었다는 것.
하지만 이 게임 시리즈는 국내에서 정발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 분들이 많고 <동물의 숲> 시리즈에 비유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가 무엇인지 간단히 살펴보려고 해요.
※ 이미지가 보이지 않을 경우 새로 고침(F5) 부탁드립니다.

나의 여름방학(보쿠노나츠야스미) 시리즈는 무엇?
어릴 적 시골의 여름방학을 추억하는 게임

1편
나의 여름방학은 밀레니엄 키친이 개발,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퍼블리싱한 게임 시리즈입니다. 2000년 6월 초여름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죠.
여름 방학이 되면 시골에 내려가 맛있는 음식을 먹고 동네 아이들과 노는 풍경들을 그린 것이 특징이에요. 곤충 채집을 하거나 물고기를 잡고, 물에서 헤엄도 치고,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그림일기 쓰기 등등.
아래와 같이 스크린샷으로 보시는 편이 이해가 빠르지 않을까 싶어요.
플레이 장면
1편의 경우 1975년, 4편의 경우 1980년을 배경으로 합니다.
즉 2000년대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3040세대들은 그 시절 자신으로 돌아가는 추억여행을 할 수 있었고, 1020세대는 비교적 캐주얼한 게임을 즐기며 그 시절 시골 감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현재를 살아가며 나만의 섬을 만들고 동물 주민들과 교류를 하는 동물의 숲 시리즈와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죠.
현재 총 4편의 시리즈와 2편의 PSP 리메이크 작품이 존재합니다.

개발자도 예상 못 한 빅히트 게임

개발자 아야베 카즈의 회고에 따르면, 처음 이 게임이 출시되었을 당시 게임 가게에 가서 나의 여름방학이 진열되어 있지 않은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가, 그게 전부 팔려서 그렇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어안이 벙벙해졌다는 재미있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심지어 대다수 공중파 뉴스에서도 이 게임에 대해 거론을 할 정도였다고.
개발자도 전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빅히트를 친 이 게임은 어떻게 보면 동물의 숲과 닮은 점이 있기도 합니다. 동물의 숲 시리즈도 초기 기획 당시에는 "이런 게임이 팔릴까?"하는 의문이 내부에서 많이 제기되었거든요.

8월 32일의 공포
사실은 나이스한 버그

이 게임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많이 알려진 에피소드는 <8월 32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2000년 PS1판에 나의 여름방학 첫 번째 시리즈에 나오는 버그를 말하는데요.
8월 31일에 특정 행동을 해서 9월 1일이 아닌 8월 32일로 넘어가면 그래픽이나 글자가 깨지면서 괴이한 장면이 연출된다는 것.
이를 보며 유저들은 "영원히 여름방학을 끝내고 싶지 않은 캐릭터가 만들어낸 저주다", "영원히 방학이 끝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도 이미 무서울 것 같다" 등 무섭다는 반응을 보였죠.
어찌 됐든 '8월 32일의 데이터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에 강제로 진입하면서 데이터를 불러오지 못하는 버그'로 판명 났지만, 이 버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상황 자체가 워낙 절묘하게 맞아떨어졌어요.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에도 알려질 정도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되었습니다.
개발자 아야베 카즈 또한 "이 버그에 대해 듣자마자 '정말 나이스한 버그구나'라고 무심코 생각해버렸다"면서, "게임이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것 자체로도 어떻게 보면 대단한 버그"라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12년 만에 돌아온 정신적 후속작,
그것도 닌텐도 스위치로

2016년부터 현재까지도 이렇다할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 나의 여름방학 모바일(우측).
물론 이는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와는 별개의 작품으로 봐야 해요. 아야베 카즈가 개발(기획, 각본, 레이아웃)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결국 비슷하다는 인상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지만요.
아야베 카즈는 SNS를 통해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가 아니라서 게임으로서 닮지 않게, 짱구의 세계를 의식해서 만드는 중이지만 아무래도 취향은 비슷하네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본가(나의 여름방학)도 기다려야 할까요 ㅠㅠ"라는 질문에는 "느긋하게 기다려주세요~!!"라고 답변하기도 했고요.

짱구가 되어 즐기는 여름방학 슬로우 라이프
극장판 스타일의 기묘한 스토리 전개까지?

<크레용 신짱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은 짱구 가족이 큐슈의 구마모토 현에서 여름 방학을 보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뤘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를 하느냐면..
짱구가 벌레를 잡거나 물고기를 잡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아침 체조로 하루를 시작하고 목욕탕 욕조에 몸을 담그며 하루를 마치는 장면도 등장해요.
아야베 카즈가 "아직 조정 중이다"라고 언급한 부분을 보아 그래픽 퀄리티가 향상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현재 보이는 장면으로도 충분히 애니메이션의 감성을 잘 살려냈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이 작품이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와 대조되는 특징 중 하나는 슬로우 라이프를 보내는 게임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플레이어는 어느 날 거대한 공룡을 발견하기도 하고,
철수, 유리와 쏙 빼닮았지만 전혀 다른 아이들과 만나기도 하며,
이상한 박사를 만나면서 기묘한 이야기가 펼쳐지게 된다고도 해요. 짱구 애니메이션 극장판처럼 일상에 침투한 판타지+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원작 극장판과 TV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여러 요소를 담았기 때문에 미리 시청하며 복습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해요.

지갑은 준비 완료
한글화 소식만 기다린다..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 어른 제국의 역습 편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한글화 여부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인데요. 한글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많이 보이는데 하지 않는다면 그냥 돈을 벌기 싫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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