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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1 --- 내 생일은 불쌍해
자랄적,
나는 내 생일 떡을
먹어 본 적이 없다.
우리 칠남매 생일이면 어김 없이
떡을 해주시던 엄마가
내 생일엔 떡을 하지 않으셨다.
음력 팔월하고도 추석 전전날은
송편 빚을 떡쌀 담그는 날이지
떡을 찌는 날은 아니었다.






그대신
한참 자라고 있는
고구마 밭 이랑을 들추어 보면
툭 불거져 터진데가 있는데
이 곳에 손을 넣어 보면
큰 고구마가 들어있다.
이 고구마를 파내다가 쪄 먹는 날.
내 생일은 떡 대신
그 해의 첫물 고구마를 먹는 날이었다.

왜 나만 떡을 안해 주느냐고
떼를 쓸 수도 있으련만
순하던(?) 나는
쪄 놓은 고구마의 고운 분홍빛과
방금 캔 고구마의 풋풋한 냄새가
아주 즐거웠고
해마다 첫물 고구마를 고대하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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