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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리얼 체험기! 브라질리언 왁싱 후기★
옐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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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없으니까 숨을 쉴 수 없어”
“이렇게 쉽게 이별할 줄 몰랐어
눈물이 멈추지 않아”

 
- 씨스타19 ‘있다 없으니까’
그렇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체험하고 나서
거울을 보고 처음 생각이 난 노래다.
32년 만에 그곳의 털[毛]과 이별은
생각보다 쉽고 빨랐다.
겨드랑이 왁싱도 해본 적이 없는
 있는 그대로의 날(raw)것만
추구했던 에디터가 브라질리언 왁싱을
체험하게 된 이유는 간단했다.
깨끗해 보고 싶었다!
새로 태어나고 싶었다!

#1. 쇠뿔도 단김에 빼버린 게 화근

나의 소중한 곳을 아무 데나
맡길 수 없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왁싱을 해주는 샵도 신중하게 알아보았다.
어떠한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니
집이랑 가장 가까운 샵으로 선택했다.
퇴근 후 바로 달려간 왁싱샵에 도착한 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확인한 후에 긴장이
조금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소파에 앉아있는 내가 어색해 보였을까,
따뜻한 녹차를 주며 언니는
시술 전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해달라고 하셨다.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는지,
시술해본 적이 있는지 등
간략한 서류 작성이 끝나고
시술 진행 과정을 설명해주셨다.
진행 과정을 설명한 후, 언니는
혹시 생각하신 모양이 있냐며
 몇 가지 샘플을 보여주셨다.

?????!!!
엥? 모양이...?
샘플을 보자 나는 트럼프 카드가 생각이 났다.
내가 선뜻 선택하지 못하자
언니는 처음이면 모질 개선을 위해
올누드 (모든 털 제거)가 좋다고 했고
아니면 삼각형도 많이 한다며 덧붙였다.
(동방신기의 트라이앵글
멜로디가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올누드가 좋다는
언니의 호객행위에 넘어간 나는
선택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올누드로 결정했다.
#1. 잠시동안 이별

퇴근을 하고 온지라, 샤워해야 하기에
가운과 타월을 받아 샤워실로 이동했다.
샤워실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 중에
왠지 모를 미안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무언가 부모님께 불효하는 마음도 들었고
동시에 '이제 엄마랑 목욕탕은
못 가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불어 아늑한 샤워실에서
그들에게 잠시 이별도 고했다.
몇 주 후에 다시 만나자고.
샤워를 마친 후, 관리실로 향한
나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열 걸음 정도 걸었을까?
관리사 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쪽으로 누우세요”
 
예약할 때도 확인했지만,
여자 관리사 언니가 있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브라질리언 왁싱처럼
은밀한 부위를 관리 시술하는 경우에는
손님과 같은 성별의 관리사가
시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침대에 눕는 1초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늑한 조명도 있었고
침대에도 누웠지만, 여전히 진정되지 않은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언니는 나에게 라이언 인형을 가져다주셨다.

#2. 마성의 자세 마름모

시술이 시작됐다.
빠르게 나의 그곳을 스캔한 후 언니는
모가 굵고 빽빽하게 자라있어(?)
통증이 있을 것 같다며 말씀하셨다.
착시였을까? 언니는 흰 가운만
안 입고 있었을 뿐,
어느 대학병원 전문의처럼 신뢰해야 하고
책임이 막중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언니는 덧붙였다.
“하지만, 5주 정도 주기적으로 하다 보면
서양 언니들의 모처럼 얇게 날 수 있고
통증도 많이 줄어들거에요. “
시술의 편의를 위해 언니는
나에게 마름모 자세를 요구했다.
위에서 볼 때 두 발바닥을 서로 붙이고
다리를 마름모 모양이 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나는 그저 웃음이 났지만,
마치 환자처럼 나와 나의 그곳을
바라보는 언니가 참 고마웠다.
#3. 극강의 고통

언니의 질문과 말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몇 가지의 소독과 트리트먼트를 바른 후,
언니의 가위는 나의 벌목지대로 다가왔다.
시원함을 느낀 몇 번의 가위질을 지나,
 뜨끈뜨끈한 왁스 액체를 바르는 단계까지만 해도
 찜질방에 온 것마냥 따뜻한 것이 기분이 괜찮았다.
앞으로 다가올 재앙은 예상하지 못한 채
따뜻함을 즐긴 게 죄라면 죄였다.
 
그 뜨거운 왁스가 말라감과 동시에,
“땔게요. 좀 아파요.”라는 언니의 말과 함께
“촥!” 소리가 났다.
엄마는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렸을 때도, 화상을 당해도,
넘어져도 안 울던 애야. 악바리야 악바리”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너. 무. 아. 팠. 다
살다 살다 이렇게 고통을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다.
10번의 바르고, 뜯고, 비명과 눈물로
반복되는 시술로 15분이 흘렀다.
'이제 끝났을까?' 하고 고개를 들어보았지만
언니의 손에는 어느새 핀셋이 들려있었다.
왁싱으로 제거되지 않는 털들을
뽑아주는 단계라고 했다.
마치 모래 속에서 바늘을 찾아내듯
언니는 잘도 뽑았다.

#4.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되더라?
집에서 고양이 자세를
예습하고 간 나는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다.
 “ 이제 뒤로 돌아누워 주세요”
 “??????”
 “아 고양이 자세 하는 건가요?”
언니는 나지막이 말씀하셨다.

“아 고양이 자세는 엉덩이에
살이 많은 분만 하시는 것이라서
고객님은 안 하셔도 됩니다”

괜히 연습해왔다.
(이상하다. 나는 하비였는데말이다)

뒷부분의  시술은 간단하고 짧게 진행됐다.
이미 극강의 고통을 견뎌낸 후였던지라
친구들과 카톡을 할 정도로
고통은 하찮은 수준이었다.
울다가 웃으면 어떻게 된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탄생했나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1. 엥? 생각보다 하얗구먼?
마지막의 10분의 냉팩을 끝으로
드디어 나의 그곳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아기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새로운 나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였고,
새로운 도전을 한 내가 대견하기까지 했다.

#2. 시술 그 후
시술 후, 2주일 정도까지는
피부가 예민해 단계적인 케어가
필요하다고 하여 케어를 꼼꼼히 했다.
왁싱 후 5일 전까지는
 수딩젤과 티트리 로션을 발라줘
촉촉함을 유지시켜줘야했다.
그리고 5일 후부터는
총 3가지 스텝으로 케어를 해줘야
 인그로운 헤어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3단계가 번거롭다면
마지막 단계에 뿌리는
인그로운 헤어스프레이 제품 하나는
꼭 뿌려줘야 한다는 언니의 말씀!
1일: 방향의 변화
처음 알았다. 애들이 이런 역할을 했구나.
화장실에서 작은 볼일을 볼 때,
허리를 곧게 펴야 했다.
안그러면, 얘들이 위로 가고 싶어 했다.

3일: 무서운 익숙함
새살이 돋은 것 같은 신기함도 잠시.
3일째 되니, 익숙함으로 변했다.
그곳이 깨끗하니 예쁜 옷을 입혀주고 싶었다.
불편해서 잘 입지 않던 T-팬티를 꺼냈다.
 무언가 여전히 불편했지만,
미관상으로 봤을 때 예쁘게 딱 맞았다.
이 불편 또한 3일이면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
5일: 3보 3쾅
가려움이 시작되었다.
그새 벌써 아이들이 자라는 것인지.
중요 부위인지라, 얼굴 긁듯이 만질 수 없어
1보 1절 하듯, 나도 3보 걷고 3번 때렸다.
쾅쾅쾅. 5일째부터 각질제거를 시작했다.
그런 후, 유분 없는 수분크림을 발라
촉촉하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인그로운 스프레이를 뿌려줌으로써
인그로운 헤어를 예방할 수있다고 한다.
7일: 조금 자란 이에 대한 안타까움
벌써 1cm 자랐다. 머리카락과 손톱이
빨리 자라는 나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뭐가 그리 아쉽다고
자란 털을 보며 많이 아쉬워했다.

왁싱을 받고 난 후, 8일째!
요약해서 말하자면,
브라질리언 왁싱. 정말 대만족이다!
각자 아픔의 차이가 있겠지만,
4주 후 예약을 벌써 해놓았으니 말이다.
지금까지 브라질리언 왁싱 체험기 잘 보셨나요?
왁싱 계획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여 시술받으셨으면 해요!
그럼 다음 옐로픽에서도
야심찬 도전 후기로 찾아뵐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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