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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보정 없는 스마트워치 AI 고혈압 선별 기술 공개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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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소파에 앉아 손목형 스마트워치를 확인하는 남성 — AI로 생성한 자료 이미지

구글이 일반 스마트워치에 들어 있는 센서만으로 고혈압 징후를 찾아내는 AI(인공지능) 시스템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구글은 11월 6일(현지시각) ‘AI-PPG-ACC-HTN’이라는 이름의 이 시스템을 발표했고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혈압 커프(팔에 감는 측정 밴드)로 미리 보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196명을 대상으로 한 검증에서 이 시스템은 고혈압 환자의 65.8%를 찾아냈다. 병원 진료실에서 한 번 잰 혈압 측정(55.3%)보다 수치상 높은 결과다. 다만 연구진은 커프 측정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검사를 권하는 선별 도구라고 선을 그었다.

손목에 차는 기기로 혈압을 재는 기능은 그동안 한계가 분명했다. 네이처 논문 소개에 따르면 웨어러블 센서는 혈압을 직접 재기에 충분히 정확하지 않아서 전통적인 커프 측정값으로 보정해야 했다. 제트스트림(Jetstream)도 시중 스마트워치의 혈압 기능이 주기적으로 전용 커프형 혈압계로 보정해야 했다고 전했다. 스마트워치만으로 쉽게 재기에는 문턱이 높았던 셈이다.

구글 시스템은 스마트워치에 이미 들어 있는 두 센서를 쓴다. 하나는 피부에 빛을 쏴 혈관 부피 변화를 읽는 광학 심박 센서다. 전문 용어로는 광혈류측정(PPG)이라 부른다. 다른 하나는 손목의 움직임을 재는 가속도계다. 티브레이크(TBreak)에 따르면 가속도계는 심장이 뛸 때마다 생기는 손목의 미세한 떨림까지 잡아낸다.

이 데이터에 사용자의 키를 합쳐 알고리즘에 넣으면 고혈압일 확률이 나온다. 한 번의 측정으로는 부족하고 여러 번의 측정값이 필요하다. The Decoder에 따르면 시스템은 이 패턴을 며칠에 걸쳐 평균 낸 뒤 확률을 계산한다. 수축기·이완기 혈압 수치를 알려주는 방식은 아니다. 티브레이크는 이 시스템이 몇 날의 데이터를 보고 지속적인 고혈압 상태인지를 추정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푸른 소매 팔목에 찬 스마트워치 화면이 켜진 모습 — AI 자료 이미지

학습 방식도 눈에 띈다. 엠엘큐(MLQ)에 따르면 모델은 2,109명이 남긴 49만 2,347시간 분량의 PPG·가속도계 데이터로 사전 학습했다. 진단 정보는 하나도 주어지지 않았다. 짧은 센서 구간들을 비교해 어느 구간이 같은 사람에게서 나왔는지 맞히는 과정에서 사람마다 다른 맥박과 심박 패턴을 스스로 익혔다. The Decoder는 구글의 건강 모델 센서FM도 스마트워치 데이터로 학습한다고 덧붙였다.

네이처 논문 소개는 이 시스템이 여러 집단에서 추가 시험과 학습을 거쳤다고 밝혔다. 논문 제1저자로 소개된 사람은 파올로 디 아킬레이고 밍저 포가 연구를 함께 이끌었다. 이전에도 딥러닝(심층 학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는 있었다. 하지만 네이처 논문 소개는 기존 평가들이 표준 혈압 감시 방법을 기준으로 삼지 않았고 확립된 고혈압 선별법과 비교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성능 평가는 미국 5개 연구 현장의 참가자 196명을 대상으로 했다. 제트스트림에 따르면 참가자는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기준은 24시간 활동 혈압 모니터링이었다. 하루 동안 몸에 차고 혈압을 반복해서 재는 방식으로 임상 현장에서는 표준으로 통한다.

스마트워치 시스템은 고혈압인 사람의 65.8%를 짚어냈다. 진료실 커프 측정은 55.3%였다. 두 수치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고혈압이 없는 사람을 정확히 걸러내는 비율인 특이도는 둘 다 90%로 같았다. 시스템이 고혈압이라고 경고했을 때 실제로 맞은 비율인 양성 예측도는 80.6%로 진료실 측정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수치를 뜯어보면 한계도 분명하다. 티브레이크는 첫 선별 용도로 쓸 때 이 시스템이 고혈압 사례의 약 3분의 1을 놓쳤다고 짚었다. 그래서 네이처 논문은 ‘대체’가 아니라 징후가 있는 사람을 찾아 조기 진단과 개입을 돕는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심혈관 사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다른 시나리오도 점검했다. 진료실에서 처음 잰 혈압이 높게 나온 48명을 대상으로 한 확인 검사다. 엠엘큐에 따르면 스마트워치는 민감도 78.4%, 특이도 90.9%를 기록했다. 진료실을 다시 찾아 재측정한 경우는 각각 67.6%와 63.6%였다. 티브레이크의 표를 보면 양성 예측도는 스마트워치 96.7%, 재측정 86.2%였다.

하지만 며칠에 걸친 가정 혈압 측정이 민감도에서는 가장 성적이 좋았다. 민감도 89.2%, 특이도 81.8%, 양성 예측도 94.3%다. 특이도와 양성 예측도는 스마트워치가 더 높았다. 스마트워치가 진료실 재방문보다는 낫지만 며칠간 집에서 커프로 재는 방법의 민감도를 넘어서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연구진도 이 시스템을 초기 단계의 타당성 연구라고 설명했다고 엠엘큐는 전했다.

적용 범위에도 제약이 있다. 티브레이크에 따르면 연구 참가자는 모두 미국인이었고 알려진 심장 질환이 없었으며 혈압약도 먹지 않고 있었다. 어떤 시계에서 이 기능을 돌릴 수 있는지,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연구가 겨냥한 문제는 크다. 구글은 고혈압이 전 세계 10억 명 넘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성인 환자의 절반 넘게가 자신이 고혈압인 줄 모른다고 밝혔다. 제트스트림에 따르면 18~44세 젊은 층은 건강검진 기회를 놓치기 쉬워 발견이 늦어지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구글은 이번 결과가 구글 헬스 앱의 혈압 추세 기능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제트스트림은 구글 발표를 인용해 이 결과가 구글 헬스 앱의 건강·안전 기능 모음인 ‘헬스 가디언’ 안의 ‘혈관 스트레스 수치’ 기능 개발에도 활용된다고 전했다. 구글은 헬스 가디언 같은 기능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검증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글 스스로 연구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The Decoder는 전했다. 진단을 대체하지 않고 사람들이 검사를 받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티브레이크는 경쟁사 애플워치의 고혈압 알림이 이미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작동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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