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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테러리스트 김영빈 감독 별세, 향년 7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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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과 영화계에 따르면, 김영빈 감독은 이날 급환으로 숨을 거뒀다. 빈소는 고인의 고향인 전남 고흥군 고흥읍 우주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9시다. 장지는 서울시립추모공원이다.
김영빈 감독은 1955년 1월 9일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그는 28세가 돼서야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간 만큼, 졸업한 뒤에는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 일을 골라야 했다. 그래서 그가 택한 길이 영화 연출이었다.
김 감독은 생전 한국영화감독사전 조사에서 영화계에 들어온 이유를 직접 밝혔다. 그는 "영화 연출로 세계관을 표현할 수 있으리라는 다소 순진한 생각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졸업할 무렵에는 정용탁 교수가 그를 임권택 감독의 연출부에 추천했다. 김 감독은 이 일을 두고 "좋은 여건에서 공부할 수 있었고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게 김 감독은 1986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티켓' 연출부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이어 '씨받이'(1986)와 '아다다'(1987),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에서 조감독을 맡았다. 1990년에는 '장군의 아들' 연출부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1986년부터 1991년 '장군의 아들 2'까지 오직 임권택 감독 한 사람 밑에서 연출을 배웠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 감독이 연출자로 자리 잡은 뒤에도 이어졌다. 김 감독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하류인생'(2004)에 깜짝 출연했다. 또한 '달빛 길어올리기'(2010)에서는 필용 형 역을 맡아 배우로 카메라 앞에 섰다.
김 감독은 1992년 영화 '김의 전쟁'으로 감독 데뷔했다. 이 영화는 재일동포 김희로 사건을 다뤘다.

데뷔작이었지만 평단은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연출이라고 평가했다. 흥행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그해 열린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을 잇달아 받았다. 그는 제13회 청룡영화상과 제2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제1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모두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시나리오상도 함께 받았다.
이듬해 김 감독은 두 번째 작품 '비상구가 없다'(1993)를 내놨다. 이 영화는 당시 화제였던 오렌지족을 다루면서 관심을 모았다. 김 감독은 이 작품의 각색도 직접 맡았다.
1995년 개봉한 '테러리스트'는 김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만화가 이현세의 작품 '카론의 새벽'을 각색했다. 영화는 경찰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서울로 올라온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렸다. 배우 이경영이 형 사현 역을 맡았다. 그리고 배우 최민수가 동생 수현 역을 맡았다.
극 중 수현은 초임지에서 과잉방어 혐의로 구속된다. 형기를 마친 수현은 친구 상철이 범죄조직에 살해당하자 직접 복수에 나선다. 결국 형제는 범법자와 공권력의 수호자로 서로 맞서게 된다.
'테러리스트'는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 작품은 제34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촬영상, 조명상, 편집상을 받았다. 제16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최민수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상철 역의 배우 허준호는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그해 '좋은 영화'로도 뽑혔다.
이후 김 감독은 1996년 송기원 작가의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를 각색한 '나에게 오라'를 선보였다. 이 영화는 1970년대 전라도 장터에서 자란 19세 청년들의 고뇌와 사랑, 좌절을 담았다. 같은 시기에는 최인호 작가의 소설을 각색한 '불새'를 내놨다. 2000년대 들어서도 김 감독은 '질주'(2007)와 '도시의 연애담'(2011)을 연출했다.
김 감독은 교단에도 섰다. 그는 호남대학교 다매체영상학과 겸임교수와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를 지냈다. 2008년부터는 인하대학교 예술체육학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는 남도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또한 2011년과 2012년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일했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김 감독은 생전 자신이 만든 영화들에 대해 "잘났든 못났든 모두 자식 같은 기분이라 다 애착이 간다"고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다루고 싶은 이야기로는 "본전 찾지 못하고 눌려 사는 사람들의 사회적 항변"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