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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후보 이용철 지명, 72일 공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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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 청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임 실장은 "이번 인사는 국민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며 "국민의 삶 속에서 정책 변화의 효능감이 체감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장관 인선은 석 달 가까이 표류했다. 정성호 전 장관은 지난 7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의를 밝혔다. 이후 8월 18일 사직서를 냈고 같은 달 26일 물러났다. 청와대는 당시 건강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후임으로 지명된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지명 20일 만인 지난 9월 19일 자진 사퇴했다. 김 전 후보자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에 휩싸였다. 김 전 후보자는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주장해 온 민주당 의원 모임인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공취모)의 공동대표였다.
정 전 장관 퇴임 이후 장관 직무는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대행해 왔다. 정 전 장관 퇴임일을 기준으로 이날은 공석 72일째다. 역대 최장 법무부 장관 공백은 2019년 10월 조국 전 장관 사퇴부터 2020년 1월 추미애 전 장관 취임까지 80일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하순 후보군을 박균택 의원과 양부남 의원 두 사람으로 좁혔다. 두 의원은 모두 검사장 출신의 호남 초선 의원이다. 박 의원은 광주고검장과 문재인 정부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냈다. 양 의원은 광주지검장과 부산고검장을 거쳤다.
두 의원은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대응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법률특보를 맡았다. 백현동, 성남FC,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에서 이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 활동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 법률위원장으로 당 차원의 사법 리스크 대응을 총괄했다. 두 의원 모두 공취모 소속이다.
두 의원은 공소 취소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지난 8월 "공소 취소 권한을 집어넣어 주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지난달 2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연히 공소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와 공소청을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로펌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두 의원을 두고 "두 사람 모두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호위무사"라고 했다.
이런 흐름에서 나온 ‘이용철 카드’는 박·양 의원과 정반대 지점에 있다. 이 후보자는 현역 의원이 아니어서 공취모와 무관하다. 검찰 경력도 없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인 그는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을 지지하는 변호사 모임'을 이끌었다. 노무현 정부에선 청와대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공소 취소 논란에서 비켜선 인물을 앞세워 '방탄 인사' 공세를 피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후보자의 낙마는 공취모 공동대표라는 이력과 맞물려 '공소 취소용 인사' 논란을 키웠다. 박·양 의원 지명은 같은 논란을 되풀이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검증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30일 개각 때 지명된 장관 후보자 6명 가운데 김 전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 2명이 낙마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11월 방사청장에 임명돼 1년 가까이 정부 안에서 일해 온 인물이다.
검찰청 폐지 이후 새 형사사법체계를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도 있다. 검찰청은 지난달 2일 폐지됐다. 그 자리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나눠 맡고 있다. 공소청은 법무부 소속이다. 검찰청 폐지 이후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비검찰 출신 법조인을 고른 셈이다.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과 오랜 인연을 이어왔다.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몸담았던 법무법인에서 함께 일했다. 2010년 6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에는 시장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 2011년 6월에는 성남시 산하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로 선정됐다.
방사청과의 인연도 깊다. 이 후보자는 2005년 국방획득제도개선단장으로 방사청 출범을 준비했다. 군 경력이 없는 법조인을 국방 요직에 앉혔다는 '코드 인사' 비판이 당시 야당에서 나왔다. 이 후보자는 2006년 1월 방사청 개청 때 초대 차장을 맡았다. 군과의 인사·조직 개혁 갈등 속에 10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그를 19년 만에 방사청장으로 불러들였다.
다만 이 후보자는 대장동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첫 공직 임용 과정에 관여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와 유 전 본부장은 2010년 성남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유 전 본부장은 같은 해 10월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 공모에 지원했다. 당시 성남시의회에서는 공무원 근무 경력이 없는 유 전 본부장의 자격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성남시의회 추천 3명, 성남시 추천 2명, 공단 추천 2명 등 7명으로 꾸려졌다. 이 후보자는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과 함께 성남시 몫 추천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전 원장은 임원추천위원장을 맡았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당시 면접심사 평가표에 따르면 2010년 10월 11일 면접에서 이 후보자는 유 전 본부장에게 90점, 최종 경합자 A씨에게 76점을 줬다. 두 사람의 점수 차는 14점이었다. 이 전 원장은 유 전 본부장에게 68점, A씨에게 51점을 매겨 17점 차를 냈다. 면접에 참여한 나머지 추천위원 3명이 매긴 점수 차는 한 자릿수였다. 유 전 본부장은 면접 나흘 뒤인 같은 달 15일 기획본부장에 임용됐다.
김 의원은 “'유동규 기획본부장 만들기'는 채용 계획부터 임명까지 당시 이 대통령 측근들에 의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대장동 특혜 개발의 밑그림이 이때부터 시작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의혹이 불거지자 "너무 오래된 얘기라 기억나는 게 머릿속에 하나도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후보자가 방사청장에 임명된 지난해 11월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청장은 2010년 유동규 씨가 성남시 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용될 당시 임원 추천 위원이다. 유 씨에게 이례적으로 높은 점수를 몰아준 핵심 인물"이라며 "그가 '대장동 게이트의 숨겨진 설계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방사청장은 국회 인사청문 대상이 아니다. 이 후보자의 대장동 연루설은 그동안 청문회에서 다뤄진 적이 없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공소 취소 논란을 피하려 고른 인물이 대장동 의혹을 다시 청문회 무대로 끌어올 수 있는 셈이다.
이날 인사에서 국세청장에는 안덕수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지명됐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에는 최인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