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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65세·정년 60세 ‘소득공백 5년’…정년 연장 연내 이뤄질까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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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높아지는 동안 법정 정년은 60세에 머물면서 퇴직 이후 최대 5년에 이르는 소득공백 문제가 커지고 있다. 은퇴 후 연금을 받기 전까지 소득없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은 법정 정년을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8월 발행한 ‘중고령층 소득공백(Income Crevasse)의 현황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연령인 60세와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제도적 공백기가 점차 길어지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1953~1956년생 61세에서 1957~1960년생 62세, 1961~1964년생 63세로 높아졌다. 1965~1968년생은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현행 60세 정년을 기준으로 1961~1964년생에게는 3년, 1965~1968년생에게는 4년, 1969년 이후 출생자에게는 5년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기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연금 지급 시점은 늦춰졌지만 법정 정년과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연령은 여전히 60세에 맞춰져 있다. 퇴직과 연금 수급 사이에 발생하는 소득 감소를 개인의 재취업이나 저축, 조기연금 수급 등에 의존해 해결해야 하는 셈이다.

실제 중고령층의 소득공백은 가계의 생활수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연구진이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제도적 소득공백기에 가구소득이 정년 전의 절반 미만으로 감소한 가구 비율은 출생연도 집단별로 각각 17.2%, 15.6%에 달했다. 이들 가구는 소득 감소에 대응해 재량지출을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소득공백을 메우는 주요 수단은 여전히 노동이었다. 공백기 가구의 소득은 근로·사업소득에 크게 의존했고 가구주의 임금소득이 줄어들더라도 배우자의 추가 노동 참여 등이 이를 충분히 보완하지 못했다. 연금 수급 전까지 생계를 유지하려면 일을 계속하거나 씀씀이를 줄이는 방법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현실은 정년 연장 논의가 재부상한 배경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데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고령층의 소득보장과 노동력 확보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행 60세 정년을 유지할 경우 노후소득 공백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2월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높일 것을 권고했다. 정부도 올해 3월 해당 권고를 수용하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단계적인 정년 연장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년 연장은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년연장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지난달 27일에는 여당 내에서 정년 연장 법안의 연내 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으며 29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민주당 정년연장특위 측에 연내 입법을 요구하는 공동 요구서를 전달했다.

다만 정년 연장의 구체적인 방식과 시행 시점을 둘러싼 노사 간 견해차는 여전하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높여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일률적인 정년 연장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키우고 청년 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년을 일괄 연장하기보다 퇴직 후 재고용 등 유연한 계속고용 방식을 도입하고 임금체계 개편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모든 중고령층의 소득공백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년제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 사업장이 적지 않고 상당수 근로자가 법정 정년인 60세에 이르기 전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인용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정년제를 운영하는 사업체는 전체의 21.8%에 그쳤다. 1~4인 사업체에서는 12.1%, 5~9인 사업체에서는 29.1%만 정년제를 운영했다. 정년 연장의 혜택이 정년제가 있는 사업장의 근로자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제도적 공백기의 고용률은 정년 전보다 낮아지고 고용률 감소는 상용 임금근로의 이탈에서 발생하므로 연금수급연령 조정에 발맞춘 정년 연장 조치가 서둘러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년 연장 논의가 지급개시연령인 만 65세까지 이르지 못하더라도 제도적 공백기가 더 길어지지 않도록 일정 수준에서라도 정년을 조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년 연장만으로는 소득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연구진은 “정년 연장이 고용이 안정된 내부자에게만 혜택이 되지 않도록 정년제 밖의 중소기업·비정규직에는 재고용를 포함한 고용 기간 연장 접근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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