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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시정연설, 821조 예산안 발표와 국힘 항의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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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로 40초가량 중단됐다. 이 대통령은 "계속 방해하는 얘기"라고 맞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내내 박수로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2일 오전 10시4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시작했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뉴스1

본회의장 분위기는 이 대통령 입장 때부터 여야가 뚜렷하게 갈렸다. 이 대통령이 오전 10시2분쯤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민주당 의원들은 일어나 박수를 쳤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정청래 의원이 입구 맨 앞에서 이 대통령을 맞았다. 이 대통령은 이들과 차례로 악수했다. 이어 중앙 통로 양쪽에 줄지어 선 의원들과 한 명씩 악수하며 연단으로 향했다. 통로 쪽 의원들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안쪽 자리 의원들은 이 대통령을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국민의힘 의석 쪽부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좌석 모니터 뒷면에 '사법부 겁박 중단 재판 독립 수호', ‘1400조 나랏빚 162조+미래빚더미기금'이라고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본관으로 이동하는 길목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연설 초반 민주당 의원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말한 대목에서 첫 박수가 나왔다. 청년 예산과 아동기본수당 등을 설명할 때도 민주당 의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며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분위기가 바뀐 것은 국채 발행을 설명하는 대목에서였다. 이 대통령이 "국채를 발행하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을 기존 국채 상환에 사용해 국채의 순 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석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웃으며 "말씀하실 게 있으면 하시고 제가 마저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웅성임은 오히려 커졌다. 국민의힘 의석에서 "초과세수가 있는데 왜 추가 국채를 발행하느냐"는 말이 나왔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재판 재개하라"고 외쳤다.

이 대통령이 "계속 조금 더 듣고 하겠다"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쳤다. 국민의힘 의석의 항의는 그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지금 얘기하고 있는데 계속 방해하는 얘기"라며 "특별한 의견을 주시면 좋겠는데"라고 꼬집었다. 이어 "제가 계속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네"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연설을 이어갔다. 연설이 멈춘 시간은 40초가량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본관으로 이동하며 피켓 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혼인지원금 대목에서도 국민의힘 의석이 술렁였다. 이 대통령은 "신혼부부에게 혼인지원금 1000만원을 지급하고"라고 말했다. 연설 원고에는 100만원으로 표기돼 있었다.

이날 연설의 핵심 메시지는 '모두의 성장'이었다. 이 대통령은 "특정 지역과 계층, 소수 기업에 성장의 기회와 성과가 집중되는 '소수의 성장'이 아니라 모든 지역과 모든 국민이 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고르게 누리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는 뚜렷한 V자형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이면 외환위기 때 투입한 공적 자금도 모두 상환해 30년 만에 IMF 위기 극복을 완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예산 편성 원칙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담대하게 투자하되 비효율에 낭비하지 않는다, 조세지출보다 재정지출을 우선한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을 우대한다는 원칙으로 예산안을 편성했다"며 "이에 따라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총지출 증가율에 대해 "역대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재정투자"라고 설명했다. 국방 예산은 8.2% 늘어난 73조3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이 대통령은 "지역사랑상품권 25조6000억원, 온누리상품권 4조5000억원을 발행해 골목상권 매출 기반을 넓힐 것"이라며 "청년을 위한 공적임대주택을 10만6000호로 늘려 주거 안정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국채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은 연설 전 사전환담에서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환담 자리에서 "이번 예산은 사실 놀라울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관리재정 수지가 마이너스 0.1 정도여서 거의 신규국채 발행 없이 국가 살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국채 비율도 우려했던 것과 달리 48% 정도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재정 부채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크게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주장도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늘어난 만큼의 재정을 빚 갚는 데 써야 한다(고 한다). 일면 타당성이 있다"면서도 "미래를 내다봤을 때 지속 성장의 토대를 갖추는 데 유용하다고 판단되면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을 하는 건 좋은데 경쟁이 전쟁이 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환담이 비공개로 전환돼 취재진이 퇴장하는 사이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은 (예산안)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빚을 갚으라는 것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래대응기금을 "세수 변동에 대응하는 혁신적 재정안정 장치"라고 소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포스터에 적은 '미래빚더미기금'은 이 기금을 겨냥한 표현이다. 이 대통령은 추가세수를 청년, 미래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축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정부와 국회, 여야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 법안이 법정기한인 12월 2일까지 확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정부는 심의 과정에서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더 나은 대안은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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