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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 북한 배후 지목에 비트코인 급락
데일리안TRM랩스 “北 트레이더트레이터 소행”…10개 블록체인 공격
직원 노트북 뚫려 인출…바이낸스 “30억달러 동결·전액 보전”
비트코인 7만6000달러대로 급락…가상화폐 시장 신뢰 직격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29일(현지시간) 보안 사고로 63억 달러(약 8조 40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월 북한 해킹 조직이 두바이 소재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비트에서 탈취한 15억 달러의 4배를 웃도는 규모다.
미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북한 해킹 조직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하며 10개 블록체인에서 불과 20분 만에 63억 60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이 탈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거래 기록과 외부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 소행이라는 데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낸스와 수사당국이 공격 주체를 최종 확인한 것은 아니다.
TRM랩스에 따르면 해커들은 비트코인 1만 8270개를 빼돌렸으며, 이를 여러 지갑으로 분산시켰다. 트레이더트레이터는 지난해 바이비트 해킹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목한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이다. 북한이 대규모 가상자산 탈취를 통해 외화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지는 대목이다.
수법도 치밀했다. 바이낸스는 초기 조사 결과 공격자가 시스템 개발·운영을 담당하는 직원의 노트북을 해킹해 내부 서비스에 접근한 뒤 승인되지 않은 출금 거래를 실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상자산 지갑의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TRM랩스는 인터넷에 연결돼 고객 출금 등을 처리하는 ‘핫월렛’의 거래 승인 체계가 침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에 따라 바이낸스는 즉각 가상자산 입출금을 중단하고 블록체인 업계와 협력해 30억 달러가량의 피해 자산을 동결했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 테더는 15억 7000만 달러, 서클도 8억 달러 이상의 관련 자산을 동결했다. 바이낸스는 이용자 자산은 안전하다며 투자자보호기금(SAFU)과 회사자금으로 손실을 전액 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동결한 자산을 실제로 돌려받을 수 있느냐다. 스테이블코인은 발행사가 특정 주소의 거래를 차단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발행·관리 주체가 없어 강제 동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동결에 성공하더라도 실제 환수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가상자산 하드웨어 지갑 기업 발렛크립토의 창업자 바비 리는 “탈취된 비트코인은 중앙화된 발행 주체가 없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특성 상 강제로 주소를 동결하거나 회수하는 게 불가능하다”라며 “바이낸스가 27억∼3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동결하는 데 성공했지만 동결됐다고 해서 곧바로 거래소로 환수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가상화폐 시장의 고질적인 보안 취약성을 다시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세계 최대 거래소마저 대규모 해킹에 뚫리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거래소의 자산 보관·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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