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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연쇄 방화의 내막, 일본서 지갑으로 맺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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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77세 남성이 특허법인 두 곳에 잇따라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다. 두 건물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된 간격은 불과 7분이었다. 남성은 자신이 개발한 운동 기구의 해외 디자인 등록 과정에서 특허법인에 속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에도 같은 이유로 직원들을 위협해 처벌받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범행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 801회에서는 ‘역삼 연쇄 방화 사건-그는 왜 두 특허법인에 불을 질렀나’와 ‘잃어버린 지갑이 데려온 손님-히로시마에서 온 초대장’ 편이 공개된다. 제작진은 강남 한복판에서 연쇄 방화를 저지른 77세 남성의 범행 동기와 사전 행적을 추적한다. 이와 함께 일본 여행 중 거액의 현금이 든 지갑을 주운 한국 청년이 82세 일본인 지갑 주인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사연도 소개한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801회 ‘역삼 연쇄 방화 사건-그는 왜 두 특허법인에 불을 질렀나’ 예고보기 자료 사진. / SBS 제공

사건은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발생했다. 한 사무실 앞에 휘발유가 담긴 말통을 들고 나타난 남성이 직원이 안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출입구에 휘발유를 쏟아붓고 불을 붙였다. 남성은 범행 직후 남은 휘발유를 들고 약 200m 떨어진 다른 건물로 이동해 같은 방법으로 불을 질렀다.

두 건물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된 시간 차이는 불과 7분이었다. 평일 대낮에 강남 한복판에서 연쇄 방화를 저지른 남성은 77세 이 모 씨로 확인됐다. 그가 범행 장소로 선택한 두 건물에는 모두 특허법인 사무실이 입주해 있었다. 서로 다른 건물에 입주한 특허법인 두 곳을 연달아 찾아갔다는 점에서 특정 대상을 겨냥한 범행이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조사 과정에서 이 씨와 두 특허법인 사이의 과거 관계도 드러났다. 두 특허법인은 이 씨가 직접 개발한 운동 기구의 디자인 등록을 대리했던 곳이었다. 이 씨는 체포된 뒤 취재진에게 특허법인이 자신을 속였다고 주장하며 범행 이유를 설명했다.

이 씨가 문제 삼은 것은 해외 디자인 등록 과정에서 받지 못했다는 종이 등록증이었다. 그는 자신이 특허를 냈지만 특허법인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고 겁을 주기 위해 불을 질렀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씨가 특허법인 측과 갈등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4년 전에도 휘발유와 가위를 들고 해당 특허법인을 찾아가 직원들을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이후에도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고, 결국 실제 방화로 이어졌다.

특허법인 관계자는 이 씨가 불을 지르기 전 문을 닫고 들어와 직원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과거의 위협에 이어 방화 사건까지 겪게 된 관계자들은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제작진은 이 씨가 주장하는 해외 디자인 등록 문제의 실체와 그가 종이 등록증에 집착한 이유를 살펴본다.

제작진이 이 씨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는 범행 이전부터 주변을 정리하려 했던 정황도 확인됐다. 평소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격이었다는 이 씨는 자신이 개발한 운동 기구에 대해서만큼은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직접 기구를 체험해 보라고 권할 정도로 자신의 개발품에 관심을 쏟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이 씨는 범행 약 한 달 전부터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달라며 임대차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정기적으로 이용하던 서비스에 대해서도 더는 쓸 일이 없을 것 같다며 해지를 문의했다. 범행에 앞서 자신의 생활을 정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 씨가 이처럼 주변을 정리하려 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실제 방화를 계획하면서 벌인 행동인지, 다른 개인적 사정이 있었는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제작진은 이 씨의 주변인과 특허법인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사건 전후 상황을 재구성하고, 4년 전 위협 사건 이후 다시 범행에 나서게 된 배경을 추적한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801회 ‘잃어버린 지갑이 데려온 손님-히로시마에서 온 초대장’ 예고보기 자료 사진. / SBS 제공

두 번째 이야기는 일본 여행 중 우연히 주운 지갑에서 시작된다. 한국인 청년 정태관 씨는 일본의 한 온천 근처를 지나던 중 길에 떨어진 지갑을 발견했다. 지갑 안에는 신용카드 한 장 없이 한화로 130만 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 있었다.

뜻밖의 거액을 발견한 정 씨는 순간적으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돈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는 그 금액이 큰 절망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에 지갑 주인을 찾아 나섰다.

이후 예상하지 못한 만남이 이뤄졌다. 정 씨가 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친 82세 일본인 할아버지가 바로 지갑의 주인이었던 것이다. 할아버지는 숙박비까지 모두 잃어버린 상황이어서 난감해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도 극적이었다. 정 씨가 단 5분만 늦었어도 버스가 떠나 서로 만나지 못할 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갑을 주인에게 돌려주는 장면이 담긴 영상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낯선 나라에서 여행 중이던 청년이 거액의 현금이 든 지갑을 돌려준 사연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인연은 지갑을 돌려준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정 씨에게 얼마 뒤 일본에서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발신인은 잃어버린 지갑을 되찾은 82세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정 씨의 유튜브 영상을 매일 즐겁게 보고 있다며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메일에는 재치 있는 농담도 담겨 있었다. 할아버지는 정 씨에게 일찍 오지 않으면 히로시마가 아니라 천국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고령인 자신의 나이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면서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을 전한 것이다.

알고 보니 할아버지는 20년 넘게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해 온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정 씨와의 만남을 기록했다. 특히 지갑을 찾아준 정 씨를 '호(好)청년'이라고 부르며 당시의 기억을 소중한 추억으로 남겨뒀다.

두 사람의 사연이 알려진 뒤 정 씨의 영상과 할아버지의 홈페이지를 찾아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국적과 나이, 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우연한 일을 계기로 인연을 맺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회를 기대하는 반응도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의 두 번째 만남이 성사됐다. 일본에서 다시 만난 정 씨와 할아버지는 지갑을 주고받았던 짧은 인연을 넘어 특별한 시간을 함께하게 됐다.

이번 방송에서는 우연히 주운 지갑 하나가 한국 청년과 일본 할아버지의 인연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두 사람이 다시 만난 현장이 공개된다. 할아버지가 정 씨에게 히로시마로 찾아오라는 초대장을 보낸 이유와 재회 이후 나눈 이야기도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특허법인 두 곳을 상대로 연쇄 방화를 저지른 77세 남성의 범행 배경도 집중 조명한다. 이 씨가 주장하는 디자인 등록 문제와 범행 한 달 전부터 확인된 수상한 행동들이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본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801회는 10월 30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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