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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무인기 11종 분석, 자폭 및 정찰 전력 고도화
BEMIL 군사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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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공개한 무인기가 말하는 것

― 북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공개사진 분석과 한국군 드론 대응 시사점 ―

1. 전시회장에 놓인 질문

2026년 10월 29일, 북한은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를 열었다. 같은 날 해안에서는 자폭무인기와 순항미사일, 600mm 방사포를 동원한 공개적인 발사가 이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이튿날 보도문과 함께 사진을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무인기 분야의 "절대적우세"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는 현대전의 변화에 따른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했다. 무인무장장비의 인공지능화와 작전능력 고도화를 무력 현대화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고, 국방발전전략과 "국가적인 중대조치"를 발표했다고 한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는 같은 날 12시 30분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250km였다.

보도문은 화려하지만 구체적인 정보는 거의 없다. '금성'도, '샛별'도, '광섬유'도 나오지 않는다. 기종 이름 하나없이 "각이한 류형의 전략 및 작전전술급 다목적무인기들과 자폭무인공격기들"이라는 표현만 반복된다. 필자가 사진에 집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이 말하지 않은 것을 사진은 꽤 많이 보여준다.
그림 1.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장 전경

필자는 배포 사진을 한 장씩 확대해 보고, 외형을 해외 기체의 제작사 공개 자료와 대조했다. 그 결과 형식이 다른 무인기 11종을 구분할 수 있었다. 다만 미디어로 보도된 사진은 해상도가 제한적이어서 설명판과 소형 표기는 대부분 읽기가 어려웠다. 이 글의 기종 명칭은 외형과 기존 공개 자료에 근거한 분석상 명칭을 사용했다. 판단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표 1.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무인기 체계
2. 수백 대의 FPV, 그리고 두 가지 원통

필자의 시선을 가장 먼저 끈 곳은 흰색 다단 진열대가 늘어선 통로였다. 통로 양쪽으로 같은 구성의 쿼드콥터가 8단 이상 빼곡히 걸려 있다. 진열 규모는 수백 대 수준이다. 기체 위에는 끈으로 묶은 검은 배터리팩과 노란색 대전류 커넥터가 있고, 아래에는 원통형 탑재물이 달려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매일 쓰이는 공격형 FPV와 같은 개념이다.

진열 수량을 보유량이나 생산량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전시는 연출이다. 그래도 북한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는 읽힌다. 소형 공격드론을 규격화해 대량으로 갖추겠다는 의지다.

필자가 주목하는 대목은 통로마다 기체 구성이 다르다는 점이다.
그림 2. 굵은 원통형 FPV 진열 통로(필자 주석 추가)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919986)
그림 3. 무선 링크 탑재형 FPV 진열대(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4000315?section=image/nk)
그림 4. 무선 링크 탑재형 FPV의 하부 원통 끝부분(필자 주석 추가)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919986)

쿼드콥터 중 무선 링크 탑재형으로 판단되는 기종은 가는 지지대 끝에 둥근 머리를 단 부품은 FPV 영상 송신에 흔히 쓰는 원형편파 안테나, 이른바 버섯형 안테나의 외형과 맞아떨어진다. 다만 그 안테나가 영상 송신용 인지 조종 명령 수신용인지는 외관만으로 가를 수 없다. '무선 링크 탑재형'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다. 하부원통은 은색 전방부와 한 축으로 이어져 있어 탄두 한 덩어리로 보인다. 마디형 몸체는 파편 슬리브로, 뒤끝배선은 기폭 회로 연결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림 5. 우크라이나군이 FPV 드론을 테스트하는 모습

(https://m.seoul.co.kr/news/world/2024/11/05/20241105500039)

굵은 원통형은 이야기가 더 복잡하다. 원뿔형 끝단은 광섬유를 감은 용기에서 선이 가운데 출구로 풀려나가는 보빈(Bobbin) 수납부(광섬유 스풀) 구조와 닮았다. 가까이 찍힌 기체에서도 안테나가 보이지 않는다. 광섬유 제어형이라는 가설을 세우기에 충분한 단서다.
그림 6. 우크라이나군의 광섬유 FPV 드론

(https://www.stimson.org/2026/fiber-optic-drones-show-profound-limits-of-cutting-edge-weapons/)

그러나 가설은 가설일 뿐이다. 광섬유 선 자체, 인출구, 광 송수신 변환기는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다. 사진이 한 방향에서만 찍혀 안테나가 프레임 안쪽에 가려졌을 수도 있다. 하부에 큰 원통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광섬유형이라고 판정할 수는 없다. 필자는 이 형식을 '광섬유형 가능성이 있는 굵은 원통형'으로 부르고 확신 수준은 중간정도이다.

두 구성이 별개의 기종인지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두 형식의 프레임, 모터 배치, 배터리 구성은 상당히 닮았다. 같은 기본 기체에 통신 장비만 달리 얹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서는 기존 무선 FPV에 광섬유 보빈을 덧달아 전환하는 방식이 쓰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25년 5월, 3DTech의 '히자크 REBOFF' 보빈을 다른 제작사의 10인치·13인치 기체에 장착해 광섬유 제어형으로 바꿀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는 일반 사례일 뿐, 북한 기체가 같은 방식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요약하자면, 무선 링크를 갖춘 FPV가 대량 진열됐다는 것은 사진으로 확인된다. 그 옆에 원통 구조가 다른 구성이 함께 놓였다는 것도 확인된다. 그 구성이 광섬유형인지, 같은 플랫폼의 파생형인지는 아직 열려 있다.

표 2. 진열 FPV의 두 가지 구성 비교
이 장면이 가볍지 않은 이유는 북한군의 전장 경험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측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부대가 러시아 교관에게 FPV 운용 교육을 받고 수미 지역 작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2026년 8월에는 방현비행장 일대에 소형 자폭 FPV 발사대가 추가 설치된 정황도 위성영상으로 포착됐다. 전장에서 배운 것을 국내에서 양산하고 전시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3. 육각형 진열대 위의 대형 멀티콥터

FPV 통로와 별도로, 전시장 한가운데 육각형 진열대에는 덩치가 훨씬 큰 멀티콥터 서너 대가 놓였다. 진열대 위의 FPV와는 생김새부터 다르다.
그림 7 전시장 중앙 육각형 진열대의 대형 멀티콥터(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2800315?section=image/nk)

올리브색 중앙 동체에서 네 개 이상의 팔이 뻗어 있고, 기체를 높이 받치는 긴 착륙장치가 달렸다. 일부 기체 아래에는 작은 탑재물이 매달려 있다. 사람 키와 견주면 회전익 끝에서 끝까지 1m를 훌쩍 넘는 크기로 보인다.

정면 충돌로 터지는 FPV와 달리, 표적 위에서 폭발물을 떨어뜨리는 투하형 기체의 구성에 가깝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이런 대형 투하형 멀티콥터가 야간에 참호와 차량 위로 폭발물을 떨어뜨리는 임무를 맡아 왔다. 38 North는 2024년 북한 전시회에도 크기가 다른 쿼드콥터 세 종이 나왔고, 가장 큰 것은 지름이 1m를 넘었으며, 그 가운데 하나가 전차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장면이 공개됐다고 정리했다. 이번 기체가 그 연장선인지, 새 형식인지는 사진만으로 가릴 수 없다. 탑재 중량과 야간 운용 장비도 확인되지 않는다.

눈여겨볼 기체가 하나 더 있다. 하롭 유사형 진열 구역 옆에 놓인 흰색 수직이착륙 고정익이다. 고익 직선주익 아래로 좌우 붐을 뻗고, 붐 위에 수직 양력용 회전익을, 동체 뒤에 추진 프로펠러를 달았다. 동체 아래에는 청색 센서창이 있다. 이른바 VT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수직이착륙) 쿼드플레인 구성의 정찰·표적획득용 기체로 보인다. 두 붐의 끝은 크고 흰 역V자(Λ) 꼬리로 이어진다.
그림 8 수직이착륙 고정익 정찰기(추정, 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2800315?section=image/nk)

이 기체가 정찰용이라는 판단은 기념행사 무대에서 한 번 더 힘을 얻는다. 김정은이 연설한 단상 바로 뒤 녹색 진열대에는 무인기가 정해진 대형으로 놓였다. 가운뎃줄에는 긴 직선 날개 뒤로 삼각형 꼬리가 보이는 흰 동체 기체 5대가 앞뒤로 늘어섰다. 위에서 내려다본 역V자(Λ) 꼬리는 삼각형으로 보인다. 그림 6의 수직이착륙 정찰기와 같은 계열일 가능성이 크다. 붐 위에 수직 양력용 회전익을 단 수직이착륙 고정익, 즉 VTOL(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쿼드플레인 정찰기로 보인다.
그림 9 념행사 단상 뒤 무인기 진열 대형(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2800315?section=image/nk)

양옆 두 줄에는 사다리형 거치대에 기체를 비스듬히 세워 놓았다. 다음에 설명할 ‘관 발사형 자폭무인기’를 거치한 방식과 같다. 정찰기를 가운데 두고 타격기를 양옆에 붙인 배치는 찾는 기체와 때리는 기체를 한 묶음으로 보여주려는 연출로 읽힌다. 다만 거리가 멀고 해상도가 낮아 개별 기체의 세부는 확인할 수 없다. 이 배치가 실제 부대 편성 비율을 반영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필자의 판단은 사진 정황에 근거한 추정이다.

4. 란셋을 닮았지만 란셋은 아닌 X익형

소형 자폭무인기 가운데 가장 많이 노출된 형식은 X익형이다. 원통형 동체 중앙에 대형 X자 주익을 달고, 후방에 작은 십자형 꼬리날개를 붙였다. 꼬리 끝에는 추진 프로펠러가 있다. 기수 아래에는 검은 원형 광학장치가 달려 있는데, 구형 짐벌 형식으로 보인다. 동체에는 2610125, 2610105, 2610035처럼 '2610'으로 시작하는 7자리 번호가 찍혀 있다.
그림 10. 익형 전술자폭기(동체 번호 2610125, 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3600315?section=image/nk)

러시아 란셋과 닮았다는 평가가 먼저 나올 법하다. 같은 X익 자폭기 범주인 것도 맞다. 하지만 세부를 보면 차이가 꽤 크다. "란셋 복제"라는 표현은 사진과 맞지 않는다. X익 자폭기라는 개념을 가져와 날개 비율과 광학장치를 북한 방식으로 바꾼 기체로 보는 편이 사진에 맞다.

표 3. 북한 X익형과 란셋-3 외형 비교
38 North는 2024년 무장장비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된 소형 공격기들이 이후 금성 계열로 명명됐다고 분석했다. 그 안에는 X익형 두 종(관 발사형·레일 발사형)과 카나드형이 포함된다. 이번 X익형도 금성 계열과 연결할 수 있지만, '금성 몇 형'인지까지는 이번 자료로 특정하기 어렵다.

기수 광학장치를 곧바로 '인공지능 탐색기'라고 부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광학장치의 외형과 그 안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의 능력은 전혀 다른 문제다.

5. 처음 보는 기체: 날개를 접은 관 발사형

이번 사진에서 필자가 가장 흥미롭게 본 기체는 따로 있다. 진열대 위에 회색 원통 동체 기체 세 대가 나란히 놓였는데, 그동안 공개된 북한 무인기 어디에도 없던 형태다.
그림 11. 관 발사형(추정) 소형 자폭기(동체 번호 2610041, 2610014, 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4900315?section=image/nk)

동체 중간에 단차가 있어 굵은 앞동체가 가는 뒷동체로 이어진다. 꼬리 끝에는 냉각 구멍이 뚫린 외부 회전자형 전동기와 2엽 추진 프로펠러가 드러나 있다. 엔진이 아니라 전기 추진이다. 동체 아래에는 동체보다 긴 가늘고 납작한 판이 동체와 나란히 붙어 있다.

이 판에 주목하자. 날개를 펼쳤다면 동체와 직각으로 뻗어 있어야 한다. 동체 축을 따라 놓였다는 것은 날개를 접은 상태로 전시했다는 뜻이다. 관이나 용기에 넣어 두었다가 발사 직후 날개를 펴는 방식일 가능성이 크다.

이 구성은 미국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의 스위치블레이드 600을 떠올리게 한다. 스위치블레이드 600은 앞뒤 두 쌍의 날개를 접어 발사관에 넣고, 발사 후 펼치는 체계다. 사거리 약 40km, 체공 약 40분, 중량 약 15kg에 대기갑 탄두를 단다.

표 4. 관 발사형(추정) 소형 자폭기의 해외 기체 외형 대조
닮았다는 것과 베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공개된 형상을 참고한 자체 설계일 수도 있고, 해외 부품이나 기술 지원을 받아 국내에서 만들었을 수도 있으며, 전쟁에서 노획한 기체를 들여와 고쳤을 수도 있다. 외형만으로는 이 셋을 가를 수 없다. 펼친 날개가 실제로 앞뒤 두 쌍인지도 사진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또 하나 눈여겨볼 단서가 번호다. 이 기체의 번호는 X익형과 같은 '2610' 계열이다. 같은 개발·생산 주체가 X익형과 관 발사형을 함께 만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38 North가 금성 계열 안에 관 발사형을 분류해 둔 것과도 맞물린다.

이 기체를 부르는 이름은 "스위치블레이드 600과 외형이 유사한 관 발사형(추정) 소형 자폭기"일 것이다.

6. 하롭을 닮은 경제적인 엔진

녹색 인조잔디 위에는 앞으로 길게 나온 동체와 후퇴 주익을 가진 회색 기체 수십 대가 놓였다. 이스라엘 하롭을 연상시키는 형상이다. 그런데 뒤로 돌아가 보면 하롭과는 생각이 전혀 다른 기체임을 알 수 있다.
그림 12. 하롭 유사형 전술자폭기 진열 구역(필자 주석 추가)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919986)

동체 후부의 2기통급 피스톤 엔진에는 덮개가 없다. 프로펠러는 목재 외관의 2엽식이다. 밀폐형 동체를 차량탑재 발사관에 넣어 운용하는 하롭과 달리, 제작 공정과 단가를 낮추는 데 무게를 둔 설계로 읽힌다. 2025년 10월 10일 열병식에 등장한 6연장 발사차량이 하롭 계열 기체를 실었는데, 이번에는 간이 경사 레일에서 이륙하는 장면이 나왔다. 두 장면이 같은 계열이라면 차량 발사관과 간이 레일을 함께 쓰는 셈이다.

하나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은 하롭은 전자광학 센서로 표적을 찾는 체공형 공격체계이고, 레이더 전파를 추적하는 체계는 하피(HARPY)다. 외형이 하롭을 닮았다는 이유로 체공형 공격체계이면서 대레이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명칭도 정리가 필요하다. '금성 계열'은 북한이 붙인 이름에 따른 분류이고, '하롭 유사형'은 형상에 따른 분류다. 38 North가 금성 계열 안에 카나드형을 넣어 두었으므로 두 분류가 겹칠 수 있다.

7. 발사대가 가벼워졌다

무인기의 발사 사진 가운데 6장을 묶은 해안 발사장 장면은 발사 방식을 비교하기에 좋은 자료다.
그림 13. 해안 발사장의 자폭무인기 발사 장면

(https://www.news1.kr/photos/8187704

왼쪽 위 장면의 기체는 X익형이 아니다. 뒤에서 찍힌 이륙 기체의 주익이 평평하고, 거치대에 대기 중인 기체 두 대도 직선 주익과 수평 꼬리날개를 갖췄다. 지금까지 따로 분류되지 않은 직선익형 소형 자폭무인기로 보인다.

X익형은 사람이 들어 옮길 만한 삼각 지지대 위에 급경사로 거치돼 10기 이상 일렬로 늘어섰다. 화염은 사진에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륙 기체 뒤로 지면까지 이어진 연기 궤적과 발사 지점의 대형 분진은 고체 보조추진장치의 연소 흔적일 수 있다. 동체가 화염을 가렸거나 연소가 짧게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프로펠러의 고속 회전에 따른 분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발사대가 작고 가벼우면 발사 지점을 넓게 흩어 놓기 쉽다. 반대로 발사 순간의 화염과 흙먼지는 숨기기 어렵다. 주간에는 전자광학 장비로, 야간에는 적외선 장비로 발사 지점이 드러날 여지가 크다.

표 5 기종별 발사 방식
다만 이것을 북한만의 독창적 발상으로 볼 근거는 없다. 란셋 제작사 ZALA도 2025년 1월 휴대형 소형 발사대를, 2026년에는 일회용 발사대를 공개했다. 발사대 간소화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발사대 여러 개가 일렬로 놓였다고 해서 동시 일제발사나 자율 군집운용이 입증되는 것도 아니다.

8. '조선인민군륙군'이라는 글자

중고도 무장 무인기 샛별-9형은 이전에도 미사일 발사 장면이 공개된 기체다. 이번에 새로 눈에 띈 것은 무장이 아니라 동체의 글자다.
그림 14. 비행 중 공대지 유도탄을 발사하는 샛별-9형(2101003, 필자 주석 추가)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919986)

비행 중 유도탄을 쏘는 2101003 기체의 동체에는 '조선인민군륙군', 꼬리 아래에는 '103무련'이 적혀 있다. 전시장에 놓인 같은 기종 2101002에는 '조선인민군공군'이 적혀 있다. 한 기종에 두 군종 표기가 함께 있는 것이다. 지상군이 중고도 무장 무인기를 직접 운용하거나, 군종별로 기체를 나눠 배치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103무련'은 부대 표기로 보이지만 해독할 근거는 없다.

탑재 무장도 다양해졌다. 흑색 동체에 노란 띠를 두른 단장형 공대지 유도탄(탄체 번호 12261000315)은 발사 직후 탄체 중앙의 날개를 편다. 파일런 하나에 가는 탄 3∼4발을 묶은 다연장 랙, 올리브색 장탄형 탄도 전시됐다. 날개 전개형 탄은 보도문의 '공중대지상미싸일'이거나 소형 순항형 탄일 수 있다. 유도방식과 사거리는 사진으로 알 수 없다.

고고도 정찰기 샛별-4형 동체에는 '무인항공기술련합체' 문구와 21070602 번호가 보였다. 38 North가 정리한 2025년 3월 개량형 21070601의 다음 번호다. '무인항공기술련합체'는 2025년 9월 김정은이 방문한 기관과 이름이 같다. 개발·제작 주체를 동체에 새겨 넣은 것으로 보인다.

전시장 한쪽에는 흑색 무미익 비익형 기체가 대형 스크린 앞에 홀로 서 있었고, 배경 스크린에서는 활주로 위 비익형 기체 영상이 흘러나왔다. 실물 시제기일 가능성은 있으나 비행 여부도, 스텔스 특성도, 제식명도 알 수 없다.

9. 글로벌 호크와 센티넬을 닮은 정찰기

전시장 정면에는 덩치 큰 정찰기 두 종이 자리를 잡았다. 하나는 미국 RQ-4 글로벌 호크를, 다른 하나는 RQ-170 센티넬을 떠올리게 한다.
그림 15 고고도 정찰 무인기 샛별-4형(21070602, 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2400315?section=image/nk)

샛별-4형은 2023년 처음 공개된 고고도 정찰 무인기다. 불룩 솟은 기수, 가늘고 긴 직선 주익, 동체 뒤쪽의 V자 꼬리날개가 글로벌 호크와 같은 구성이다. 38 North는 날개폭을 약 35m로 보고, 최소 2기(2102001, 2102002)와 2025년 3월 공개된 개량형 21070601을 정리한 바 있다. 개량형에는 새 광학 창과 정보 수집용으로 보이는 패널이 붙었다.

이번 기체의 번호는 21070602다. 개량형의 다음 번호이니, 같은 개량 계열의 두 번째 기체일 가능성이 있다. 동체 윗면에는 '무인항공기술련합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2025년 9월 김정은이 방문해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주문한 기관과 이름이 같다. 개발·제작 주체를 동체에 새겨 넣은 것으로 보인다. 샛별-4형 자체는 새 기체가 아니지만, 기체 수가 늘고 개량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필자가 더 주목한 것은 꼬리날개가 없는 비익형이다. 흰색 1기와 흑색 1기가 각각 대형 스크린 앞에 따로 전시됐다. 북한이 이런 형상의 실물 크기 기체를 전시장에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
그림 16. 행사 표제 스크린 앞에 전시된 흰색 비익형 무인기(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2800315?section=image/nk)
그림 17. 대형 스크린 앞에 전시된 흑색 비익형 무인기(필자 주석 추가)

(https://en.yna.co.kr/view/PYH20261030032800315?section=image/nk)

전체 구성은 RQ-170과 닮았다. RQ-170도 동체 위쪽에 흡입구를 둔 무미익 비익기다. 다만 비익 동체, 상부 흡입구, 세발식 착륙장치는 미국 X-47B나 중국 GJ-11 같은 다른 무미익 무인기에도 공통된 구성이다. RQ-170을 가려낼 특징인 윗면 좌우의 돌출부 두 개는 이번 사진의 해상도로는 찾지 못했다. 실제 크기도 알 수 없다. RQ-170과의 유사성은 외형상 가설로 두고, 다른 무미익 무인기와의 대조도 함께 이어 가야 한다.

RQ-170 형상에는 이미 복제의 전례가 있다. 2011년 12월 이란은 자국 동부에서 RQ-170을 큰 손상 없이 확보했다. 이란은 전자전 부대가 통제권을 빼앗아 착륙시켰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란은 이 기체를 바탕으로 한 샤헤드-171 시모르그와, 크기를 약 60%로 줄인 샤헤드-191 사에케를 공개했다. 이란 측은 샤헤드-171을 실물 크기 복제기로 설명한다. 사에케는 2018년 2월 시리아에서 이스라엘 영공으로 들어갔다가 격추됐다. 2026년 4월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공습 영상에도 이란의 RQ-170 복제기가 파괴되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그 기체가 샤헤드-171인지 191인지는 특정되지 않았다.
그림 18. 이란이 공개한 RQ-170 유사형 무인기

(https://news.usni.org/2014/05/12/iranian-copy-u-s-unamnned-stealth-aircraft-fake)

북한 비익형이 이란 복제기와 관련이 있는지는 외형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공개된 형상을 참고한 자체 설계일 수도 있고, 비행하지 않는 전시용 모형일 가능성도 남아 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저피탐을 노린 형상의 비익형 두 대를 각각 대형 스크린 앞에 따로 세웠다는 사실이다. 흰색 기체는 행사 표제 스크린 바로 앞에 놓였다. 비행 여부, 엔진, 레이더 반사면적은 사진으로 알 수 없다.

전시장 왼편에는 흑색으로 칠한 대형 무인기도 늘어섰다. 불룩한 기수에 붉은 원형 표식을 단 기체는 샛별-4형과 같은 형상이다. 위아래로 갈라진 Y자 꼬리를 단 기체 2대 이상은 샛별-9형과 같은 형상이다. 흰색 기체와 형상은 같고 도색만 다르다. 야간 운용이나 저시인성을 염두에 둔 도색인지, 별도 개량형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표 6. 북한 비익형과 RQ-170 센티넬 외형 비교
10. 표적은 누구를 닮았나

위력시위의 표적은 우연히 고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림 19. 자폭무인기의 지상 표적 타격 장면

(https://www.yna.co.kr/nk/photo/index)

전차, 자주포, 레이더, 초소. 한미 지상군의 고가치 표적을 그대로 옮겨 놓은 구성이다. 시연 장소는 사진 배경의 해변 고층 숙박시설과 해안 인접 활주로, 합참의 원산 일대 탐지 발표를 종합하면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와 갈마비행장 일대로 추정된다.

표 7 위력시위 표적 구성
북한이 내세운 "100%의 명중정확도"는 검증할 길이 없다. 발사 총수도, 실패 사례도, 명중 판정 기준도 공개되지 않았다. 폭발 화염이 큰 장면도 있으나 모형 안에 연료나 폭약을 미리 넣었을 수 있다. 화염 크기로 탄두 위력을 가늠해서는 안 된다.

표 8. 북한 주장과 검증 수준
11. 북한 무인기 전력은 어디까지 왔나

지난 29일에 공개된 북한판 무인기의 기체를 한자리에 놓고 보면 그림이 보인다.

표 9 북한 무인 전력의 계층 구성(형상·크기에 근거한 추정)
소형 FPV에서 고고도 정찰기까지 계층이 빠짐없이 채워졌다. 정찰기와 타격기를 나란히 전시해, 표적을 찾고 지정하고 때리는 과정을 무인기로 잇겠다는 구상을 보여줬다.

같은 계층 안에서도 방식이 갈린다. FPV는 원통 구조와 안테나 구성이 서로 다른 형식으로 나뉘었다. 발사는 삼각 지지대, 경사 레일, 저각 거치대, 관 발사로 기종마다 다르다. 추진도 피스톤 엔진과 전동기가 섞여 있다. 한 가지 방식에 기대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상대의 전자전 환경과 탐지 수단에 따라 골라 쓰겠다는 것이다.

해외 기존 제품의 형상을 참고한 흔적도 곳곳에 있다. X익형은 란셋을, 하롭 유사형은 하롭을, 관 발사형은 스위치블레이드 600을 닮았다. 그러나 세 경우 모두 원형 그대로가 아니다. 날개 비율, 추진 방식, 발사 방식을 바꿨다. 필자는 이것을 '복제'보다 '재구성'이라고 부르는 편이 실상에 가깝다고 본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전에서의 노획 장비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생산 기반도 정리되는 모습이다. 샛별-4형의 '무인항공기술련합체' 표기, 소형 자폭기들의 '2610' 공통 번호 체계, 2026년 9월 처음 공개된 무인기 생산라인, 방현 일대의 시설 확장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실제 생산 규모는 여전히 알 수 없다.

10.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실제 상황에서 재밍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부터 받아들여야 한다. 무선 링크 탑재형 FPV에는 재밍과 영상링크 교란이 여전히 통한다. 그러나 굵은 원통형이 광섬유형으로 확인된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광섬유형에는 전파 교란으로 대응할 수 없다. 전방 소부대가 재밍 장비와 함께 소형 레이더·전자광학 탐지장비, 산탄이나 폭발탄 같은 근접 타격수단을 한 묶음으로 갖춰야 하는 이유다. 광섬유형은 지나간 자리에 선을 남긴다. 그 선을 거슬러 조종 위치를 찾는 절차, 광섬유를 절단하는 방법 등을 훈련 절차에 넣어 둘 필요가 있다.

발사대가 가벼워진 만큼 발사 순간은 포착하기 더 어려워졌다. 화염과 흙먼지를 포착해 발사 지점을 대포병 표적처럼 처리하는 탐지·타격 연결 절차를 검토할 만하다. 그렇지만 간단한 발사대는 그만큼 경고시간이 짧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있다.

표적이 된 자산들도 다시 봐야 한다. 자주포와 방공 레이더는 사격하거나 전파를 방사하는 순간 위치가 드러난다. 상부 방호, 기만체 운용, 방사 시간 관리, 사격 후 신속한 진지 변환이 우선 과제다.

샛별-9형의 '륙군' 표기는 작은 글자지만 함의가 크다. 지상군이 중고도 무장 무인기를 운용한다면, 군단급 이하 제대와 연계된 공중 공격을 상정해야 한다. 전방 군단 방공 계획에 중고도 체공 표적을 탐지하고 요격할 수단이 들어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관 발사형 자폭기는 또 다른 숙제를 던진다. 차량이나 병사가 들고 다니며 쏠 수 있고, 전기 추진이어서 소리와 열이 작다. 저소음·저열 소형 표적을 전제로 한 음향·레이더 복합 탐지 요구조건을 지금부터 다듬어야 한다.

대형 멀티콥터는 머리 위에서 폭발물을 떨어뜨린다. 정면 충돌형 FPV에 맞춘 방호만으로는 부족하다. 참호와 차량의 상부 덮개, 야간 소형 표적 탐지 능력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비익형은 아직 실체를 알 수 없다. 그래도 북한이 저피탐 정찰기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신호로는 충분하다. 레이더 반사면적이 작은 중고도 표적을 전방 감시 레이더가 어느 거리에서 잡아낼 수 있는지 미리 따져 볼 일이다.

북한은 이번 전시회에서 무인기의 숫자만 보여준 것이 아니다. 무인기를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쏘고, 무엇을 때릴지에 대한 생각을 함께 보여줬다. 우리가 읽어야 할 것은 진열대 위의 수량보다 그 생각이다.

필자 김형석은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국방전력학과 교수이며,

(사)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 (사)21세기군사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이다.

저서로는 하늘의 창과 방패 드론 전쟁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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