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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공론화위 가동, 신규 원전 건설은 필수 과제
한국금융신문
이번 공론화는 찬반 투표가 아니라 발전량 비중 '범위'를 묻는 방식이다. 전원별 발전량 비중 상한과 하한을 정한다. 개별 원전 계속 운전, 부지 확정 사업,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특정 지역 입지 등은 논의에서 제외된다.
시민참여단 300명을 선발해 다음달 중순께 숙의 토론 과정을 거쳐 나온 권고안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한다.
일각에서는 정책적 딜레마를 회피하고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공론화라는 ‘꼼수’를 쓰는 것 아니냐며 폄훼하기도 한다.
하지만 형해화한 공론화 절차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지표와 현실은 명확한 답을 가리키고 있다. 신규 원전 건설은 선택이 아닌 국가적 필수 과제라는 것이다.
첫째,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현실적 대안은 원전뿐이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첨단 반도체 클러스터, 전기차 보급 가속화 등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전례 없는 ‘전력 기아’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
정부조차 이번 공론화 추진 배경으로 전력 수요 급증을 꼽았듯, 막대한 첨단 산업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기저발전원인 원전 확대가 불가피하다.
둘째, 원전은 ‘탄소중립’과 ‘전력망의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유일한 열쇠다. 발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원전은 태양광, 풍력 등 기상 조건에 의존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적 한계를 보완할 최적 에너지원이다.
이번 공론화 역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전제로 진행되는 만큼, 무탄소 기저전원인 원전 역할 확대 없이는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목표 자체가 허구에 그칠 수밖에 없다.
셋째,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국민적 동의와 여론이 이미 확고하다. 각종 조사에서 원전 필요성에 동의하는 응답은 80%를 웃돈다.
지난 6월 성인 2000명 대상 조사에서도 79.2%가 신규 원전을 전기본에 포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국민 다수가 에너지 안보와 산업경쟁력 유지를 위해 원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숙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원전 정책의 결정 지연은 10년 뒤 심각한 전력 부족 사태를 빚을 수 있다. 원전은 부지 선정부터 완공까지 최소 9년에서 13년이 걸린다. 이번 공론화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충분한 하한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래 산업 경쟁력마저 마비될 수 있다.
물론 원전이 기본적으로 관리 가능한 에너지원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다.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 폐기물 처분 등에서 여전히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다만, 국내 원전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원 상실·침수 대비 안전 설비를 대폭 보강했다.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SMR(소형 모듈 원자로)은 외부 전원 없이 스스로 냉각되는 피동안전 구조를 갖췄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진전이 있다. 지난해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제정으로 처분시설 확보의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
공론화는 절차와 함께 결과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논의 대상. 범위, 권고안 수용 방식을 서둘러 밝히고, 12월 권고안이 나오면 이를 제12차 전기본에 성실히 반영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추가·신규 원전을 포함한 원전 역할 확대가 핵심 축이 돼야 함은 자명하다. 전문가, 시민 300명이 쏟는 시간과 열정이 국가 에너지 백년대계를 세우는 데 오롯이 투입돼야 한다.
최용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cy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