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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해안 침수 사태, 해수면 상승 피해 대륙 국가에도 확산 우려
비즈니스포스트
태평양과 인도양 도서 국가들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이런 일이 매우 빈번했으나 대륙 국가에서 해수 침수가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기후변화로 인한 해안 침수 위협이 전 세계에 본격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타바버라 등 캘리포니아 각지의 해안 도시에서 도심지까지 해수가 유입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밀물 때 수위가 평소보다 매우 높아지면서 도로가 잠기고 주택까지도 물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 항구 샌 페드로 조위계 관측값에 따르면 해당 지역 수위는 평소보다 약 8.19ft(약 2.5m) 높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1923년 11월일대에서 조위계 관측이 시작된 이후 최고 기록이었다.
샌타바버라의 수위도 평소보다 8.04ft(약 2.4m), 샌디에이고 수위는 8.52ft(약 2.7m)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번 침수 사태가 지진, 폭풍, 해일, 폭우 등 별도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벌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해안 침수 사태가 발생한 핵심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엘니뇨를 지목했다.
엘니뇨란 중부, 동부 태평양 일대 해역 수온이 평년(1991~2020년 평균)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수온은 3개월 이동평균 값을 기준으로 한다.
세계기상기구(WMO)가 21일(현지시각)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엘니뇨는 사상 최고 수준의 수온 상승을 보여 연말까지 수온이 평년 대비 최대 3.8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해수면은 기후변화로 인해 극지방 빙하가 녹으면서 이미 높아진 상태인데 여기에 이례적으로 강한 엘니뇨로 해수 열팽창이 발생하면서 더 극단적인 상승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영향이 30cm 정도인데 여기에 엘니뇨가 추가로 30~60cm의 상승을 유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해양 열파(특정 해역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와 켈빈파의 영향까지 겹쳐 올해 말 캘리포니아 일대의 해수면은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평균 1.5m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켈빈파란 지구 자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파장으로 바닷물을 육지 쪽으로 밀어낸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도서 국가들로 한정됐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대륙 국가들에도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종합 보고서를 보면 21세기 안에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대륙 국가 해안 지대의 침식 위험은 현재보다 최소 1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는 과거에는 1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던 해안 홍수 현상이 2100년에는 전 세계 절반 이상의 조위 관측소에서 매년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북미 대륙 반대편에 있는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도 해안 침수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뉴욕도 원래 늪지대였던 곳을 개간해 건설한 도시로 저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 최근 몇 년 사이에 침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2023년 뉴욕시는 환경보호국 산하에 '해안 지속가능성 부서'를 신설하고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7월에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해당 부서 인원을 69명 늘리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정부와 주 정부 차원에서 해수면 상승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샤나 우드바르디 미국 과학단체 '우려과학자연대(UCS)' 기후변화 회복력 정책 수석 분석가는 29일(현지시각) 자체 논평을 통해 "기후 과학과 적응 전략에 대한 지침에 투자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이라며 "연방 정부가 조기 지원을 제공하고 주 정부와 소통과 자원을 통합하는 등 여러 도움을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