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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안성기 최불암 별세, 한국 대중문화 거장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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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문화의 한 시대를 이끌었던 거장들이 잇따라 영면에 들었다. 지난해 11월 이순재를 시작으로 올해 1월 안성기, 10월 최불암까지 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배우들이 차례로 세상을 떠나면서 연예계에 깊은 상실감을 남기고 있다.
30일 방송계에 따르면 배우 최불암은 전날 오후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7세.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치료에 힘써왔으나 최근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최불암은 수십 년간 안방극장을 지켜온 한국 드라마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1959년 연극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수사반장’의 박영한 반장으로 강직한 형사의 모습을,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그려냈다. 2011년부터는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전국의 식탁에 담긴 사연을 소개하며 시청자들과 호흡했다. 방송과 연기를 넘나든 그의 행보는 여러 세대의 기억에 자리 잡았다.

최불암에 앞서 지난해 11월 25일에는 배우 이순재가 향년 91세로 눈을 감았다. 1956년 연극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사랑이 뭐길래’, ‘허준’, ‘이산’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는 기존의 근엄한 이미지를 벗고 코믹 연기에 도전해 젊은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한 배우가 됐다. 고령에도 작품 활동을 이어간 그는 2024년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올해 1월 5일 별세한 안성기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다. 향년 74세. 아역 시절인 1957년 ‘황혼열차’로 스크린에 등장한 그는 ‘만다라’, ‘고래사냥’,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실미도’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작품 활동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온화한 이미지와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신뢰받는 배우로 자리매김했으며, 혈액암 투병 중에도 영화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다.

이순재와 최불암이 텔레비전과 연극을 통해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전했다면, 안성기는 스크린에서 시대의 다양한 얼굴을 표현했다. 활동 영역과 연기 방식은 달랐지만 세 사람 모두 오랜 시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한국 대중문화의 변화를 함께했다. 특정 작품이나 배역을 넘어 그 이름만으로도 대중에게 신뢰와 친근함을 주는 배우들이었다.
세월이 흐르며 익숙했던 거장들이 하나둘 무대를 떠나고 있다. 이순재와 안성기, 최불암의 잇따른 별세는 단순히 원로 배우들의 부재를 넘어 한국 연예계가 소중한 문화적 자산을 잃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한다. 이들이 남긴 수많은 장면은 앞으로도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역사 속에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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