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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 등초본 계부모 표기 세대원으로 변경 사생활 보호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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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 등·초본에 표시되는 가족관계가 29일부터 달라진다. 재혼가정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계부', '계모', '배우자의 자녀' 등 구체적인 가족관계 대신 '세대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 '주민등록법 시행령'과 '주민등록법 시행규칙'을 29일 부터 시행한다. 개정안은 주민등록 등·초본에 가족관계가 지나치게 상세하게 드러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사생활 침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주민등록표에는 세대주를 기준으로 가족관계가 구체적으로 표시됐다. 자녀나 부모뿐 아니라 '배우자의 자녀', '계부', '계모' 등으로도 구분했다. 이 때문에 재혼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은 가정에서도 학교나 직장, 금융기관 등에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가족관계가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새 제도에서는 주민등록 등·초본을 '일반'으로 발급받으면 세대주 본인과 배우자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을 모두 '세대원'으로 표시한다. 가족이 아닌 다른 구성원은 '동거인'으로 기재된다.

예를 들어 재혼한 부부가 자녀들과 함께 거주하는 경우 기존에는 세대주의 자녀와 배우자가 데려온 자녀를 구분해 표시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일반 등본에서 두 자녀 모두 '세대원'으로 기재된다. 서류만 보고 어느 자녀가 재혼 전 태어났는지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을 등본에 기재하는 순서도 개선된다. 기존에는 세대주와 배우자, 세대주의 직계존비속 등을 우선 기재하는 방식이어서 등본상 순서만으로도 재혼 여부를 추측할 수 있었다.

실제로 세대주 배우자의 자녀가 세대주의 친자녀보다 나이가 많더라도 등본에는 뒤에 표시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러한 기재 순서가 의도치 않게 재혼가정이라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도 제도 개선의 배경이 됐다.

개정 제도는 세대주와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을 구분하지 않도록 등재 순위를 조정했다. 가족관계에 사용되는 표현뿐 아니라 명단에 표시되는 순서까지 바꿔 사생활 보호 범위를 넓힌 것이다.

다만 '계부', '계모' 등의 표현이 모든 주민등록 서류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처럼 구체적인 가족관계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상세' 등·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제출기관에서 특별히 요구하지 않는다면 '일반'으로 발급받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반대로 상세한 관계 확인이 필요한 업무라면 제출기관에서 요구하는 형태를 확인한 뒤 발급받으면 된다.
이번 개정에는 외국인의 신원 확인 과정에서 발생했던 불편을 줄이는 내용도 포함됐다. 앞으로 주민등록표 등본에 외국인의 한글 성명과 로마자 성명을 함께 표기할 수 있다.

그동안 외국인의 가족관계등록 서류에는 이름이 한글로 기재되는 반면 주민등록표 등본에는 로마자로만 표시되는 경우가 있었다. 같은 사람의 서류라도 이름 표기 방식이 달라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했다.

새 제도가 시행되면 주민등록표 등본에 두 가지 표기를 함께 기재할 수 있어 다른 행정서류와 대조하기가 수월해질 전망이다. 외국인 가족이 여러 종류의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신원 확인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취지다.

전입신고 관련 절차도 개선된다. 전입신고나 '전입신고 사실 통보 서비스'를 신청할 때 행정정보 공동이용을 활용해 민원인이 직접 준비해야 하는 구비서류를 줄인다.

행정정보 공동이용은 행정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업무 처리 과정에서 공동으로 확인하는 제도다. 민원인이 이미 다른 행정기관에 등록된 정보를 증명하기 위해 서류를 반복해서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행안부는 지난 4월 28일 개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공포한 뒤 약 6개월 동안 주민등록시스템을 개선하고 제도 시행을 준비했다. 지난 9월 9일에는 성평등가족부,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홍보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후 지방자치단체에 안내 포스터를 배포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카드뉴스를 게시하는 등 변경 사항을 알렸다. 용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주민등록 등·초본을 발급받기 전에 제출기관에서 '일반'과 '상세' 중 어떤 서류를 요구하는지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번 주민등록법 시행령 시행으로 재혼가정의 사생활을 더 세심하게 보호하고 외국인의 행정 불편을 해소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국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과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펴 주민등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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