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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16년 만에 첫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 공개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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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창업자 스티브 잡스 시절부터 고수해 온 ‘터치스크린 없는 맥북’ 원칙을 16년 만에 뒤집었다. 그동안 노트북 화면을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방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익숙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결국 터치 기능을 받아들인 것이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신제품 행사에서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맥북 프로를 공개했다. 애플이 맥북에 터치스크린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제품은 14인치와 16인치 두 종류로 출시되며, 다음 달 6일부터 판매된다.

신형 맥북 프로에는 애플이 ‘프로레드 XDR(PROLED XDR)’이라고 명명한 탠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최대 2000니트 밝기와 120Hz 가변 주사율을 지원하며 애플 M5 프로·M5 맥스 칩을 적용했다. 화면 상단에는 아이폰에서 사용하던 ‘다이내믹 아일랜드’도 추가됐다. 국내 출시 가격은 14인치 479만원, 16인치 559만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큰 변화는 화면을 손가락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웹페이지를 손으로 넘기거나 사진을 확대·축소하고, 파일과 창을 드래그해 배치할 수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화면에서 직접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음악 제작자는 가상 악기를 터치로 연주할 수 있다. 애플은 터치 입력으로 화면이 흔들리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힌지 구조도 새롭게 설계했다.

이번 발표가 주목받는 이유는 애플이 오랫동안 고수했던 제품 철학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잡스는 2010년 터치스크린 노트북에 대해 인체공학적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수직으로 세워진 화면을 반복해서 손으로 누르면 팔에 피로가 쌓인다는 이유에서다.

후임인 팀 쿡 전 CEO도 이러한 기조를 유지했다. 쿡은 2012년 태블릿과 노트북을 하나로 합치는 발상을 토스터와 냉장고를 결합하는 것에 비유하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애플은 이후에도 맥북에는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아이패드에는 터치스크린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두 제품의 정체성을 구분해 왔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를 비롯한 윈도 기반 노트북은 일찌감치 터치 기능을 도입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하며 성장한 젊은 소비자들에게 화면을 직접 누르는 행동은 자연스러운 사용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애플 경영진도 이 같은 변화를 인정했다. 존 터너스 CEO는 미국 IT 전문매체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맥은 기본적으로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사용하는 기기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터치가 편리하고 유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변화는 신임 CEO 체제에서 애플이 기존 제품 간 경계를 유연하게 조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애플은 지난달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한 데 이어 터치스크린 맥북까지 공개하며 새로운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신제품 개발에는 수년이 걸리는 만큼 이러한 변화가 터너스 취임 이후에만 추진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관건은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터치스크린 맥북을 선택할지 여부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터치스크린 노트북 출하량은 약 3340만대로, 평균 판매가격은 1009달러 수준이었다. 애플의 신형 맥북 프로는 이보다 약 3배 비싸다. 터치 기능과 OLED 화질을 앞세워 전문 창작자와 고급형 노트북 수요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시장 안착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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