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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가상자산 과세 유예 검토, 당정 결론 못 내고 추가 점검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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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회서 과세 유예 여부 결론 못 내려

내년 1월 시행인데 "당 차원서 좀 더 점검해야"

"준비 부족 책임져야…지난 5년간 뭘 했나"

"역차별·형평성 우려…졸속 시행이 더 문제"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를 놓고 추가 유예를 검토하고 있다. 의원총회에서 유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정부와의 당정협의회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내에서 과세 원칙·정책 신뢰성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과 과세 인프라가 미비해 시행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다. 과세가 또다시 연기될 경우 네 번째 유예가 되는 만큼 정부와 여당의 준비 부족에 대한 책임론도 커질 전망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재정경제부는 이날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당내 이견이 이어지면서 추가 점검을 거쳐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지난 27일 의원총회에서 유예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정 간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당정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과세 시행을) 3차례 유예했기에 과세하자는 의견도 있고, 몇 가지 질문에 대해 좀 더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좀 더 당 차원에서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논의 과정에서는 과세 시점뿐 아니라 디지털자산 산업 전반의 제도 정비 문제도 거론됐다. 오기형 의원은 "가상자산과 관련 전반적인 지원·육성 등 기본적인 흐름부터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언제 시행하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내년이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거래소 간 과세 자료 확보 격차와 가상자산 파생상품, 손실 이월 공제 등도 주요 검토 사항으로 논의됐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과세 인프라 미비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형평성, 청년층의 우려 등을 언급했다. 그는 "시장 특성과 거래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가 시행될 경우 납세자 불신·혼란이 있지 않을지, 과세 인프라의 미비, 해외 거래소와의 형평 문제를 포함해 자산 형성 기회를 모색해 온 청년 우려는 어떻게 경청·반영할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시장 환경 변화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업계·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다만 정부는 내년 1월 시행을 전제로 관련 행정 절차를 준비해 왔으나, 당정협의회에서도 유예 여부와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과세 시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게 됐다.

당내에서는 추가 유예가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오늘 당정협의회에서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전날 의총에서 이야기했던대로 유예로 가닥이 잡혔다"며 "의총에서도 열심히 준비했는데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양해해달라는 식으로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미 법으로 돼 있는 걸 정부와 여당이 유예한다고 얘기하는 건 정책에 대한 신뢰성, 안정성, 예측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집권여당과 정부가 준비 부족을 얘기하는 건 책임의 문제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도 유예하면 벌써 4차례나 유예하는 건데 도대체 가상자산 과세는 언제 실행할 것인지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했다.

한 여권 관계자도 "이번에도 미루면 유예만 4번째가 된다"며 "청년을 비롯한 지지층 이탈이 두려워 과세를 또 미루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데 그럼 지난 5년 동안 이에 대한 합리적인 방안도 찾지 못하고 무엇을 했나"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타면서 반등 계기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년층의 자산 형성 문제와 직결된 과세 부담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유예가 과세 원칙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반론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단순히 과세를 유예하자는 것이 아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시장인 미국이 202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암호화 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하는 점을 고려해 과세 시점을 맞추자는 것"이라며 "그래야 과세 정책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당장 과세를 시행할 경우 국내 거래소 이용자들이 미국 등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디지털 가상자산 산업이 더 위축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과세에 대한 역차별,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렇듯 과세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졸속으로 과세를 시행하는 건 오히려 정책의 신뢰성을 깨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해 과세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오늘 회의에서 유예에 대해 찬성과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지만 유예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반복된 유예에 따른 정책 신뢰성 우려에 대해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가상자산 과세를 패키지로 해서 우려하지 않도록 촘촘히 준비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유예가 되는 만큼 시행착오 없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도입됐으며, 당초 2022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납세자 수용성과 과세 체계 미비 등을 이유로 세 차례 미뤄졌다. 현행법상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기타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합산한 22% 세율이 적용된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4명은 미국의 정보교환체계 참여 시점 등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2029년으로 늦추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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