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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GTI, 주행 성능 탁월하나 소프트웨어 완성도 미흡
EV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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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 멸종 위기’ 속에서도 골프는 골프. 하지만 골프 속의 폭스바겐 소프트웨어가 언제까지 살아남을지는 미지수.”

최근 폭스바겐의 준중형 해치백 골프의 고성능 버전 모델 ‘골프 GTI’를 시승해본 인상이다. ‘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도 올해 출시 20년 째 자리를 지키는 이 차의 하드웨어는 명성다웠지만, 탑재된 폭스바겐 공통 시스템엔 정교함이 부족했다.
골프 GTI는 고성능 버전답게 엔진 성능만 보면 준대형차급이다.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TSI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45마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은 6.2초로, 수치상으론 그다지 빠르지 않지만 체감상 제로백 4초대의 차만큼 민첩했다.

‘부와앙’ 소리를 낼 만큼 엔진이 고사양이면서도 차체는 콤팩트한 덕에 좁은 도심 골목 이동과 쾌속의 자동차전용도로 드라이브 모두 두루 소화한다. 해치백 차종이 잘 팔리지 않는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도 이 모델이 건재한 이유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기아는 이제 안방에서 해치백을 팔지 않는다. 과거 ‘조선의 골프’로 불린 현대차 i30는 한국에서 종적을 감췄다.

골프와 양대 산맥으로 해치백의 명맥을 잇고 있는 건 미니의 간판 모델 쿠퍼다. 작은 몸집의 두 모델은 언뜻 일부분 비슷하다. 가속페달 반응성이 좋아 밟는 대로 잘 나가고, 운전대를 조금만 조정해도 차체가 즉각적으로 움직이는 등 조향(방향 조절) 민감성이 높은 게 닮았다. 하지만 쿠퍼가 카트처럼 바닥에 붙어 달리는 미니 브랜드 특유의 딱딱한 주행감인 반면에, 골프 GTI는 주행감이 비교적 부드러워 호불호가 덜할 듯하다. 물론 GTI 특성상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나는 ‘부와앙’ 소리는 즐겁게 감수해야 한다.

다만 ‘명차’ 골프 속에 들어간 폭스바겐의 편의사양이 ‘명기’는 아니었다. 우선 신호 대기를 위해 잠시 정차하거나 비상등을 켰을 때 자꾸 “주차를 시작하겠냐”며 주차 보조 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 창이 뜨는 게 피로감을 줬다.

폭스바겐의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으로는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를 돕는 ‘레인 어시스트’ 등이 있다. ‘트래블 어시스트’는 이 가운데 속도 조절과 차로 유지를 도와주는 기능을 하나로 묶은 시스템이다. 폭스바겐 측은 출퇴근길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그런데 ‘트래블 어시스트’는 서서히 제동하는 편은 아니라 일상 속 사용은 조금 난감했다. 도심에서 쓰긴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급하게 차로 변경을 하는 차량을 인식하지만, 넉넉한 거리를 유지하지는 않아 노심초사 브레이크페달을 밟은 게 수차례였다. 반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비교적 차근차근 가속하고 급가속하지 않는 편이라 무난하다.

또 이 같은 주행 보조를 쓸 때 전반적으로 다른 브랜드 대비 핸들 조향이 유독 적극적인데, 내비게이션 인식도는 다소 미흡했다. 순정 내비게이션의 안내와 다르게 좌회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계속 직진하도록 조향을 보조하는 등의 상황이 있었다.

판매가는 5275만 원이다. 운전자 중심으로 만들어진 차량인 만큼 이 외 좌석 편의성은 아쉬운 점이다. 운전석은 전동 조절과 메모리(시트 위치 기억) 기능을 제공하지만 조수석은 여전히 수동 방식. 특히 등받이 각도를 조절하려면 측면의 다이얼을 계속 돌려야 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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