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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여론조사 181건 36억 집행, 내역 비공개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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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크고 작은 허점이 드러난다. ‘국감 워치’는 그 가운데 국민 생활과 직결되거나 꼭 짚어야 할 내용을 골라, 복잡한 제도와 숫자를 쉽게 풀어 전달한다. 해당 시리즈는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정기 국정 여론조사 등 총 181건의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데 3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관련 내역을 비공개 사유로 국회에 제출하지 않은 가운데, 관련 사업의 내년도 예산 증액을 요구하면서 조사 주제와 조사기관, 집행 비용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대통령비서실로부터 제출받은 2026년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정기 국정 여론조사 등’ 모두 181건의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한 달 평균 11건이 넘는 수준이다.

여론조사 관련 예산이 증가했지만 구체적인 집행 내역과 조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20억1500만원이던 여론조사 예산은 올해 28억700만원으로 39.3% 늘었으며 올해 9월 말까지 20억1800만원이 집행된 상태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조사기관과 조사 주제, 집행 금액, 결과 등을 공개해 달라는 국회 질의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집행 내역을 제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론조사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설명한 답변과 실제 관련 자료 제출 과정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2026년도 예산안 심사 당시 여론조사와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되는 일반연구비 증액 사유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국정운영 방향 정립을 위한 민심 청취’를 제시했다. 반면 올해 관련 연구용역 현황을 묻는 질의에는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답했다.

국정성과 홍보 콘텐츠 제작과 관련해서도 계약 내용은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기관 특성상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며 광고·홍보비 집행 현황을 묻는 질의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여론조사와 홍보 콘텐츠 예산 등이 포함된 ‘국정운영관리’ 사업의 2027년도 예산으로 116억1500만원을 요구했다. 올해 예산 77억5400만원보다 38억6100만원(49.8%)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올해 예산 집행률은 올해 9월 말 기준 54.6%에 그쳤다. 해당 사업 예산은 지난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정부안 78억5400만원보다 1억원 삭감됐으며 올해 9월 말까지 42억3300만원이 집행됐다. 지난해에도 예산 65억8000만원 가운데 24억3200만원(37.0%)이 집행되지 않아 불용 처리됐다.

해외 순방 등과 관련된 국외업무여비도 증가했다. 지난해 4억9800만원이던 예산은 올해 8억3000만원으로 66.7% 증가했으며 올해 9월 말까지 5억4600만원(65.8%)이 집행됐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직원 출장 내역에 대해 국가안전보장·외교·안보 등과 관련된 사항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인력·계약 관련 자료 역시 공개 범위가 제한됐다. 퇴직 사유와 재취업 현황, 채용·파견 인력, 직제에 없는 임시조직(TF) 운영, 직원 국외출장, 여론조사 집행 내역 등 인력과 예산 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국가안전보장, 보안관리, 내부 검토 과정 등을 이유로 제출되지 않았다. 출범 이후 체결한 수의계약도 서면계약 기준 총 161억5500만원으로 집계됐으나 대통령실은 총액 외에 계약명과 업체, 계약 사유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자료 비공개는 국민 세금의 투명한 집행과 관련 정보의 정기적 공개를 약속한 대통령실의 방침과도 비교 대상이 된다고 최 의원은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처 업무보고 생중계를 비롯해 국무회의와 SNS 등을 통해 행정 과정의 공개 원칙을 강조해 온 바 있다.

반면 대통령실은 여론조사와 계약, 인력 운용 등 주요 자료에 대해 비공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정보 공개 범위와 비공개 사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수활동비 공개 시점도 쟁점이다. 올해 특수활동비 예산은 82억5100만원으로, 9월 말까지 61억원이 집행됐다. 대통령실은 집행 내역을 회계연도 종료 이후인 2027년 1월 말 일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연중 집행 내역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관련 정보공개청구가 거부되면서 관련 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최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국민에게 물어본 결과를 대통령실만 보겠다는 것”이라며 “한 달에 11번 꼴로 여론조사를 하면서 주제조차 밝히지 못한다면 국정 운영을 위한 조사인지 지지율 관리를 위한 조사인지 국민은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여론조사와 홍보 콘텐츠까지 ‘보안’을 이유로 감추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최소한 조사 주제와 조사기관, 비용은 공개하고 예산 증액을 요구하기 전에 지난 1년 반의 사용 내역부터 국회에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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