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읽음
탄소중립 이행시 2050년 GDP 최대 10.2% 감소 전망
아주경제
0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이 기존 성장경로보다 최대 10.2% 감소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온실가스 감축을 늦추면 초기 경제적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2050년을 전후해 성장 충격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는 약 840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탄소중립 이행경로의 경제적 영향'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2050년 GDP는 별도의 탄소 감축 노력 없이 기존 추세대로 성장하는 기준 시나리오 대비 선형감축 경로에서 10.2%, 조기감축 경로에서 8.2%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 줄이는 선형감축 경로와 61% 줄이는 조기감축 경로를 비교했다. 두 경로 모두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지만 감축 속도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발생하는 시점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조기감축 경로에서는 강한 배출 규제로 초기 경제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지만 저탄소 기술 개발과 보급이 빨라지면서 부담이 분산됐다. 반면 선형감축 경로에서는 초기 충격이 제한적인 대신 기술 보급이 지연되면서 2050년 GDP 감소폭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 정책으로 2060년까지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06~0.07%포인트 낮아지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0.0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기업의 생산비용이 상승하면서 정유·화학·시멘트·철강 등 고탄소 제조업과 발전업을 중심으로 부가가치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에너지 전환 비용도 막대했다. 2026년부터 2050년까지 에너지 공급 부문에 필요한 누적 투자액은 조기감축 경로에서 839조4000억원, 선형감축 경로에서 843조3000억원으로 추산됐다. 탄소가격 역시 2025년 톤당 약 7달러에서 2050년 1352~1488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조기감축이 반드시 유리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설명이다. 조기감축 경로에서는 2035년 전후 에너지 공급 부문의 연간 투자 수요가 최대 45조7000억원까지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가 실제로 이뤄지고 기술 개발까지 뒷받침돼야 경제 충격을 분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경제적 비용만 추정했으며 기후변화 피해 감소에 따른 편익은 포함하지 않았다. 한은은 기존 연구에서 기후변화 완화에 따른 성장률 개선 효과가 연평균 약 0.3%포인트로 추정돼 이번에 분석한 탄소중립 비용을 웃돈다고 설명했다.

김재윤 한은 기후리스크분석팀 과장은 "경기 변동성 측면에서는 조기 감축이 조금 작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기 감축을 가기에는 필요한 투자 규모 전제가 상당히 도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도 이번 분석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김 과장은 "2030~2035년에는 발전·에너지 부문의 전환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AI 기반 생산성과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전환 비용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