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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빛의 혁명길 국가 사업 추진 제안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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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유요섭 기자】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를 하나의 순례길로 잇는 ‘빛의 혁명길’ 조성 사업을 국가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국회에서 나왔다.

대통령 평화외교특보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오후 국회체험관 세미나실에서 ‘빛의 혁명길, K-민주주의 세계화의 길을 묻다’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오선진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좌장은 황지욱 전북대 교수가 맡았다.

동학농민혁명은 조선 고종 31년인 1894년 동학교도 전봉준이 중심이 되어 일으킨 반봉건·반외세 운동이다. 전라도 고부(현 정읍)에서 군수 조병갑의 수탈에 맞선 봉기로 시작해 황토현 전투 승리와 전주성 점령으로 이어졌고 농민군은 전라도 각지에 집강소를 설치해 자치 개혁을 펼쳤다. 이후 일본군 개입에 맞서 다시 일어났으나 그해 11월 공주 우금치 전투에서 관군·일본군 연합군에 패하며 막을 내렸다.
송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동학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녹두장군(전봉준)의 기세를 가지고 호남 정치인들이 서울 중앙정치인들에게 줄 서는 ‘완장정치’를 하지말자”고 강조했다. 이어 “호남이 깨어났으면 좋겠다”며 “동학의 정신을 계기로 ‘서면 백산 앉으면 죽산’(동학농민군의 백산 봉기 당시 기세를 표현한 말) 같은 기개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자란 송 의원은 그간 동학농민혁명과 ‘호남 정치’를 거듭 강조해 왔다. 그는 지난 8월에도 SNS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 이후 끊어진 호남의 자주적 정치 중심, 저 송영길이 다시 세워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첫 발제에 나선 백승기 건축사는 ‘민초가 걸어온 길, 생명의 빛이 되다’를 주제로 동학 유적 답사 경험을 먼저 소개했다. 백 건축사는 정읍 고부·고창 무장·공주 우금치 등을 현장 답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이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어떻게 K-민주주의의 길로 전환돼 왔는지 설명했다.

그는 지역마다 동학을 대하는 온도가 다르고 유적 관리도 제각각이라며 “유산이라는 점과 점을 이야기라는 선으로 잇고, 그 선이 모여 면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학이 3.1운동과 임시정부로 이어진 역사적 흐름을 짚은 뒤, 빛의 혁명길은 단순 관광으로 접근하기보다 ‘역사적 자각’을 깨우는 매개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조재영 전북대 교수는 ‘빛의 혁명길 기본구상과 국가적 연결 전략’을 주제로 구체적인 ‘빛의 혁명길’ 조성사업 계획을 밝혔다.

조 교수에 따르면 ‘빛의 혁명길’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에서 독립과 민주, 연대와 헌신의 발자취를 이어가는 역사 순례길이다. 고창 무장에서 시작해 정읍 황토현·전주·삼례를 지나 공주 우금치까지 이어지며 길이는 250km에 달한다.

이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기존 유적을 하나의 국가 서사로 묶는 ‘한국형 민주주의 순례길’로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기억하고 광주·전남·전북의 가치를 모아가자는 취지다. 내년 기본계획 수립과 안전진단을 거쳐 2028~2029년 고창~정읍 구간을 시범 조성하는 일정으로, 총사업비는 약 2000억원 규모로 제시됐다.

조 교수는 동학농민혁명이 반봉건·반외세의 역사적 실천, 인간 존엄과 평등을 향한 근대 민주주의 운동이자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란 점을 사업 추진의 근거로 설명했다. 또한 이를 위해 ▲광역 노선 구축(250km) ▲통합 브랜드, 안내체계 시스템 구축 ▲순례·체류 기반 조성 ▲교육·문화·국제화 프로그램 구성을 제안했다.

아울러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지난 202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지만 기록유산의 국제적 지위에 비해 현장 유적, 교육 콘텐츠, 외국어 해설, 광역 탐방체계와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러한 점에서 기존 기념사업의 성과를 연결하는 국가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는 송지환 전주교육대 교수, 황영대 다물통일문화재단 사무총장, 김재봉 더뉴스 편집인, 박영표 빛의 혁명길 조성사업 추진위원회 사무총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사료에 근거한 해설과 교육 프로그램 설계, 사업비·운영 주체 등 운영 책임의 명확화와 학교 현장의 민주시민교육 강화 등을 보완 과제로 제시했다.

더불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가 현재 독립 유공자 인정 범위에서 빠져 있다는 문제 인식과 황해도 동학 유적을 매개로 한 남북 연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좌장인 황지욱 교수는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110년 넘게 이어진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사상을 토대로 나아갈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 출발점에 동학이 있다고 재차 짚었다. 황 교수는 동학이 전북만의 사상이 아닌 ‘한반도 전체의 사상’이라며 “저희가 이러한 가치를 알리는 전도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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