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읽음
빌 게이츠, AI 노동 대체와 20년 혼란 경고
위키트리
0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인간 노동의 대다수가 대체되며 향후 20년 동안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극심한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빌 게이츠 / 뉴스1

빌 게이츠는 25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 자매지 옵저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술적 혁신이 아닌 인류사적 진화의 분기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등장을 두고 과거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한 사건에 빗대며, 지구 생명체 역사에서 종의 단계가 전환되는 수준의 구조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지능적인 존재의 기준이 완전히 새롭게 정의되고 있으며, 기계 지능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게이츠는 향후 5년 정도는 복잡한 수식을 다루는 수학자들의 전성기가 이어질 수 있으나, 앞으로 20년 이내의 시점에는 인공지능이 수학, 생물학, 공학 설계 등 고도의 지적 사고를 요구하는 영역 전반에서 사람을 능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인류가 직면한 현실은 역사의 흐름 가운데서도 지극히 극적인 전환점 위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소프트웨어 업계를 개척했던 게이츠 본인 역시 인공지능의 추격 앞에서는 무력감을 피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13살 때부터 반세기 넘게 갈고닦아 온 자신의 코딩 능력이 기술적으로 무의미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털어놓았다. 인간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코딩 기술자로 군림하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대체 현상은 단순 사무 업무에 그치지 않고 지식 기반 노동 시장 전반을 강타하고 있다. 비대면 판매와 텔레마케팅, 고객지원 센터 업무, 회계 등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사람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훨씬 신속하고 오차 없이 처리할 수 있어 일자리의 상당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고도의 전문성을 자부하던 사무직(화이트칼라)조차 인공지능의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된 상태다.
빌 게이츠 / 뉴스1

신체적 노동을 수행하는 블루칼라 영역 역시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게이츠는 인간의 형태를 모방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발전함에 따라 건설 현장의 시공 작업, 식량 생산 및 농업, 정밀한 의료 수술 영역까지 기계가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재화와 서비스 생산 공정에서 인간 노동의 존재 이유는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이츠는 미국 IT 매체 더 버지의 팟캐스트 프로그램 '디코더'에 출연해 장기적으로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폭발시켜 유례없는 풍요를 형성하겠지만, 그 결실에 도달하기까지 향후 20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승자와 패자가 극단적으로 나뉘고 산업 전반의 해체가 일어나는 과도기를 인류가 맞닥뜨려야 한다는 뜻이다.

일자리 붕괴라는 극단적 위기 속에서 게이츠는 정치권과 사회 각계의 정책적 개입을 촉구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더 높은 성과를 내더라도 예술과 체육, 요리, 보육처럼 정서적 교감이 바탕이 되는 영역은 인간 고유의 역할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구상이다. 모든 영역의 자동화로 인해 기계가 인간을 향해 여가 활동이나 즐기라며 업무에서 밀어내는 현실을 단순한 농담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는 위기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그는 기술의 선별적 수용을 실천하는 아미시(Amish, 근대 문명을 제한적으로 수용하는 종교 공동체)의 태도를 언급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한 인공지능 활용 범위 설정이 논의될 수 있다고 봤다. 국가 간 조정 기구 설립, 인간 전용 직무군 보호 지정, 인공지능 및 로봇에 대한 세금 부과 등 제도적 완충 장치가 20년의 혼란을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빌 게이츠는 1975년 폴 앨런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창립해 개인용 컴퓨터(PC) 운영체제 윈도우를 보급하며 전 세계 정보통신(IT) 혁명을 이끈 인물이다. 13살 무렵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몰두하며 천재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명성을 쌓았고, 수십 년간 글로벌 빅테크 업계의 최전선에서 기술 패러다임 전환을 지휘해 왔다. 이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재단을 통해 기후 변화, 보건, 첨단 과학 분야 투자에 집중해 왔으며, 최근 가속화되는 인공지능 기술의 파급력과 위험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통찰과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