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2 읽음
글로벌 빅테크 신약 개발 진출, 국내 제약사 AI 도입 가속화
아주경제
0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글로벌 빅테크가 뛰어들면서 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AI 신약 개발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신약 개발 관리 플랫폼 기업 '오케스트라 바이오'를 인수하며 생명과학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케스트라 바이오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연구 일정과 업무 진행 상황을 관리하고, 내부 조직과 외부 협력 기관의 업무를 조율하는 AI 플랫폼을 만들어 왔다. 오픈AI는 이 기술과 인력을 생명과학 연구용 AI '로절린드'와 결합할 계획이다. 그간 후보물질 발굴에 주로 쓰이던 AI가 개발 일정과 의사결정 관리로까지 영역을 넓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빅테크의 생명과학 시장 진출이 AI 신약 개발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범용 AI를 활용한 연구 지원을 넘어, 개발 전 과정을 관리하는 서비스로 확장되면서 제약사의 AI 도입 수요도 커질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AI를 신약 개발 현장에 접목하는 데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AI로 치료제에 잘 반응할 환자를 골라내는 데 주력 중이다. 지난 20일 LG AI연구원과 미국 바이오 벤처캐피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이 'LG AI 바이오 컨퍼런스'를 열고, 바이오마커(생체 지표)를 바탕으로 임상시험 환자 선별을 정교화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AI로 환자별 신항원을 예측해 만드는 개인 맞춤형 mRNA 항암백신은 내년 전임상을 거쳐 2029년 임상 진입이 목표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엔비디아 AI 가속기 'B200' 128장 규모의 연산 자원을 확보해, 비임상 연구 결과를 임상 개발로 잇는 중개 연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SK텔레콤 데이터센터의 연산 자원을 클라우드 구독 방식으로 빌려 쓰는 구조다. 질환·표적·화합물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후보물질 평가와 개발 의사결정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AI 바이오텍 중에서는 갤럭스가 주목받고 있다. AI로 단백질을 처음부터 설계하는 기술을 가진 갤럭스는 베링거인겔하임,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LG화학·셀트리온·동아에스티 등 국내 제약사와도 협업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4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해 누적 투자금이 680억원으로 늘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K-MELLODDY) 사업단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348억원 규모의 연합학습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영업비밀인 신약 개발 데이터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AI 알고리즘만 각 기관을 오가며 학습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약물의 독성과 대사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업계에선 결국 데이터가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범용 AI는 빅테크 서비스를 빌려 쓸 수 있지만, 차별화된 모델을 만들려면 질환별 비임상·임상 데이터가 쌓여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도입에 따른 개발 기간 단축과 임상 성공률 개선을 실제 수치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