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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 트럼프 오바마, 격전지서 독설 공방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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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열흘 앞두고 전·현직 대통령 격전지서 ‘독설’ 치고받아

오바마 유세장 수천명 운집해 열광…트럼프도 지지층 결집 총력전

이란전쟁·고물가·관세·부패 놓고 격돌…정권심판론과 성과론 충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격전지에서 미국 중간선거를 열흘 앞두고 정면 충돌했다. 민주당의 ‘구원 투수’로 등판한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혼란과 부패의 2년”이라며 맹폭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의 유세장은 텅텅 비었다”고 대놓고 비꼬았다. 양측 지지자들이 환호와 야유를 쏟아내는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의 자존심을 건 독설 대결이 선거판을 뜨겁게 달궜다.

미 CNN과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조지아주 페리에서 공화당 후보 지원유세를 벌여 전현직 대통령 간에 불꽃튀는 선거 유세전이 펼쳐졌다.

이날 오바마 전 대통령의 클리블랜드 유세장은 뜨거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지지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이리호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입장을 기다렸다. 유세가 열린 퍼블릭 오디토리엄 주변에는 몇 블록에 걸쳐 긴 줄이 늘어섰고, 1만명가량 수용하는 공연장은 객석 위층까지 지지자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오하이오를 위해 싸우자’ 등의 손팻말을 흔들던 군중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유세장은 곧이어 트럼프 대통령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혼란과 잔혹함, 부패와 무능의 2년을 겪었다”며 “이제 유권자들이 ‘더는 못 참겠다’고 말할 기회가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를 낮추겠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며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불필요한 이란전쟁”과 고율 관세가 미국인의 생활비 부담을 키웠다고 질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개보수 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는 집을 고치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 주택 개조 전문 방송 HGTV에 출연해야 할 사람”이라고 비아냥댔다. 이어 “백악관을 마치 사담 후세인이 치즈케이크 팩토리를 차려놓은 것처럼 만들어 놨다. 사방이 온통 금색”이라고 지적하자 유세장에서는 폭소와 환호가 터졌다. 이라크 독재자의 호화 궁전과 화려한 장식으로 유명한 미국 외식업체를 빗대 트럼프의 금빛 치장을 조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사익 추구 의혹도 정조준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익을 챙기는 데 탁월했던 대통령은 없었다”며 그가 백악관 개보수 외에 집중하는 일이 있다면 “자신과 가족, 측근들을 부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과 가족 기업의 정부 계약, 사면을 둘러싼 금전 거래 의혹 등을 거론하며 대통령직을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저녁 디트로이트 유세장도 뜨거웠다. 캐스공업고등학교 체육관에서는 음악과 공연이 흥을 돋웠고, 오바마 전 대통령의 등장에 지지자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민주당 관계자 집계로 본 행사장과 별도 관람 공간에 4300여명이 몰렸다. 그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 압둘 엘사예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이번 선거는 현 행정부의 어리석은 행태를 억제할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본격 현장 유세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퇴임의 10년이 됐지만, 오바마의 스타 파워와 날카로운 재치는 여전히 트럼프의 유세에 맞서기 위해 동원하는 민주당의 핵심 자산”이라고 전했다.

같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조지아주 페리 유세장도 공화당 지지자들의 열기로 들썩였다. 일부 지지자는 오전 6시30분부터 입장을 기다렸고, 컨트리 가수 제이슨 올딘의 소개로 트럼프가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졌다. 그가 불법이민 단속 성과를 자랑하자 군중은 “USA(미국)”를 연호했고, 언론을 공격할 때는 취재진을 향해 야유를 쏟아냈다. 다만 정확한 참석 인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오바마가 미시간에 있었는데 행사장이 텅 비어 있었다”며 언론이 자신의 유세 인파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NYT는 오바마 유세장이 비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책을 둘러싼 공방도 치열했다. 트럼프 대통령 “우리는 미국의 황금기에 있다”며 관세 덕분에 해외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독일 아우디의 조지아주 42억 달러(약 5조 5000억원) 투자계획을 내세우며 제조업 부활을 자신의 치적으로 과시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는 “역대 최악의 합의 중 하나”라고 비판하고, 자신의 군사작전으로 이란의 핵농축 능력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전현직 대통령의 대결은 단순한 감정싸움을 넘어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정면 승부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고물가와 이란전쟁, 권력 사유화 의혹을 앞세워 정권 심판론에 불을 지핀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 부활과 감세, 국경 통제 성과를 내세워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은 중간선거 전까지 격전지를 겨끔내기로 전면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방문했던 미시간에서 대규모 지원유세를 앞두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내주 트럼프 대통령이 찾았던 조지아에서 각각 지원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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