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읽음
AI 활용 PHP 결함 공격 확인, 보안 패치 권고
아주경제
25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미국 보안기업 팰로앨토네트웍스의 위협 분석 조직 유닛42는 이날 진행한 브리핑에서 PHP 결함을 노린 공격자가 '에이전틱 AI 공격 플랫폼'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에이전틱 AI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도구를 골라 작업을 해내는 AI를 말한다.
이 AI 에이전트는 프랑스,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정부 네트워크에 침투해 2시간 만에 주요 정보를 확보했다. 침투부터 정보 확보까지 걸린 시간이 2시간에 불과해 공격이 시작된 뒤 사람이 대응에 나서기에는 빠듯한 속도다. 유닛42가 확인한 사례는 공격 단계에서도 AI가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의 결함은 2건이다. 예외 상황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오류와 이미 비운 메모리를 다시 불러 쓰는 오류로, 두 건 모두 국제 평가체계(CVSS)에서 최고 위험 등급인 9.2점을 받았다. PHP 8.5.12 등 보안 업데이트가 나오기 전 버전을 쓰는 웹사이트는 모두 공격 대상이다.
공격자는 특정 조건에서 로그인이나 사용자 조작 없이 원격으로 악성 코드를 실행할 수 있다. 이 결함은 미국 보안업체 캘리프(Calif)가 오픈AI의 AI 모델 ‘GPT-5.6 Sol’로 8월 1일 처음 찾아내 11일 PHP 개발진에 알렸고, 위즈도 8월 24일 두 건을 독립적으로 보고했다.
결함은 두 달 넘게 비공개로 다뤄지다 10월 21일 보안 업데이트와 함께 공개됐다. 보안기업 위즈(Wiz)에 따르면 전 세계 웹사이트 중 약 70%가 PHP를 쓰며 국내에서 널리 쓰이는 워드프레스와 그누보드도 PHP 기반이다.
영향 범위가 넓은 이유는 특정 사이트의 설정 문제가 아니라 PHP 엔진 자체의 결함이기 때문이다. 침해 여부를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결함이 웹 애플리케이션보다 아래 단계인 PHP 엔진에서 생겨 일반 애플리케이션 로그만으로는 공격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보안기업 SGA솔루션즈는 ‘PHP2Shell 긴급 보안 권고문 및 대응 가이드'에서 △비정상적으로 길거나 손상된 PHP 세션 쿠키(PHPSESSID) △반복되는 HTTP 500 오류 △접속 요청을 처리하는 PHP 워커 프로세스의 잦은 재시작을 주요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이런 징후가 없어도 침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웹서버와 웹방화벽(WA) 기록, PHP 오류 로그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패치도 숙제다. PHP 8.2 이상 지원 버전에는 보안 업데이트가 나왔지만, 공식 지원이 끝난 8.1 이하를 쓰는 기업은 별도 소스 패치를 적용하거나 상위 버전으로 옮겨야 한다. 보안업계는 운영 중인 웹사이트와 서버의 PHP 버전 확인, 보안 패치 적용, 침해 여부 점검을 함께 진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이번 취약점은 보안 연구자가 AI를 활용해 발견한 것으로, AI가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시대가 현실화됐음을 보여준다"며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모두 자사 시스템과 웹사이트에 해당 취약점이 존재하는지 신속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