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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2차 전국 시위, 곳곳서 경찰과 시위대 충돌 체포 속출
위키트리
고물가와 공공부문 투자 부족에 항의하는 2차 전국 시위가 끝난 24일(현지시) 밤 프랑스 곳곳에서 방화와 약탈이 이어졌다. 낮 동안 비교적 평온하던 행진은 해가 지자 일부 도시에서 경찰과 과격 시위대의 충돌로 번졌다. 프랑스 현지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영상들을 모아 소개한다.
파리 포르트 드 뱅센은 행진이 끝나갈 무렵 아수라장이 벌어다. 오후 7시께 경찰 헬기가 상공을 맴돌았다. 어둠이 내린 거리를 경광등 불빛이 비췄다. 경찰 승합차 수십 대에서 내린 경찰관들은 소규모로 흩어져 갑자기 나타난 수백 명과 맞섰다. 뱅센 대로와 외곽 순환대로가 만나는 로터리에서는 공격과 후퇴가 되풀이됐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최루탄과 병, 각종 투척물이 숨 막히는 가스 안개 속에서 터졌다"고 전했다.
파리경찰청은 행진 막바지에 '파괴분자' 500명 이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물대포 차량과 최루탄으로 대응했다. 헌병대 헬기까지 띄워 남은 무리를 추적했다. 파리경찰청은 오후 8시께 시위대가 완전히 해산됐다고 발표했다. 파리에서만 142명이 체포됐다. 이 가운데 120명이 구금됐다.
행렬 끝에서 평화롭게 걷던 이들도 혼란에 휘말렸다. 젊은 직장인 마르탱과 뤼나는 뱅센 대로의 한 아파트 단지 정원에 1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 뤼나는 "왜 우리를 못 나가게 막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집에 가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과격 무리가 불어나는 것을 막으려고 뱅센 대로 진입을 통제했다.
파리 근교 클라마르에 사는 우버이츠 배달원 '브락스'는 다리를 다쳤다. 나시옹 광장 뒤편 식료품점 차양 아래 선 그의 운동복 바지는 갈가리 찢겨 있었다. 정강이는 퉁퉁 부어올랐다. 브락스는 "음악에 맞춰 춤추며 분위기를 즐기는데 갑자기 군중이 한쪽으로 쏠렸다"고 말했다. 그는 "피하려고 반대편으로 갔더니 발밑에서 뭔가 터졌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쏜 군중 분산용 수류탄에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브락스는 “100유로를 벌면 30유로가 기름값으로 나간다”며 "마크롱은 이런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지방 도시는 더 거칠었다. 리옹에서는 시위가 금지됐는데도 1만명 넘는 인파가 무리를 지어 거리를 돌았다. 상점 5곳이 약탈당했다. 도시 시설물이 부서지거나 불탔다. 론 도청은 3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22명이며 이 가운데 18명이 경찰이다. 그레고리 두세 리옹시장은 약탈이 "시위대의 요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규탄했다. 두세 시장은 “17일과 24일 같은 장면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사회운동의 요구에 구체적이고 신속하게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옹에서는 17일 시위 때 벨쿠르 광장 관광안내소가 불탔다.
그르노블에서는 도청 추산 1만명, 노동총연맹(CGT) 추산 2만3000명이 도심 밖 허가 구역에서 행진했다. 이제르 도청은 이 가운데 '블랙블록' 400명이 섞여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도심 진입을 막으려고 최루가스를 쏘며 여러 차례 돌진했다. 행진 경로 주변 상점 진열창이 줄줄이 깨졌다. 피자헛 매장과 슈퍼마켓 한 곳이 부서지고 일부 물건이 털렸다. 7명이 체포됐다. 경찰관 8명과 시위자 7명이 다쳤다. 당국은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도심 일부와 주변 상업지구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낭트에서는 수천 명이 시위 금지 구역인 도심으로 들어갔다. 루아르강 다리에서 물대포와 최루가스에 막힌 행렬은 방향을 돌려 다른 다리로 강을 건넜다. 오후 4시께 도심에 들어선 행렬은 17일 털렸던 상점들의 합판 덧댄 진열창 앞을 지났다. 이후 시위대는 카페 의자 등을 경찰 차량에 던졌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 분산용 수류탄을 퍼부었다. 보석상 진열창이 깨졌다. 약탈이 벌어진 상점 한 곳에서는 6명이 체포됐다. 오후 6시45분까지 체포 인원은 41명으로 늘었다.
투르에서는 도청의 금지령에도 5500명이 모였다. 이 과정에서 은행 지점 한 곳이 불탔다. 불길은 위층 아파트까지 피해를 냈다. 일부 주민은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투입된 경찰 200명 가운데 8명이 다쳤다. 상점 9곳이 파손됐다. 이 가운데 2곳은 도난 피해를 입거나 도난 시도를 당했다. 토마 캉포 앵드르에루아르 도지사는 "폭력과 기물 파손, 상점 훼손 행위가 잇따랐다"고 개탄했다.
마르세유에서도 저녁 무렵 약탈 시도가 이어졌다. 브누아 파양 마르세유시장은 "여러 무리가 시내 곳곳에서 약탈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양 시장은 시민들에게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 경찰과 해군 소방대가 국가경찰과 함께 대응에 나섰다. 도심 곳곳에서는 바리케이드가 불탔다.

부상자도 잇따랐다. 클레르몽페랑 조드 광장에서는 한 시위자가 경찰 수류탄에 손가락을 잃었다. 현장 영상을 보면 경찰이 쿠거 발사기로 쏜 GM2L 최루·섬광 수류탄이 이 남성의 손 바로 옆에서 터졌다. GM2L은 2023년 루앙에서도 평화 시위 참가자의 손가락을 앗아간 적이 있다. 툴루즈에서는 20세 남성이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손을 크게 다쳤다. 검찰은 정확한 경위를 가리려고 수사에 착수했다. 푸아티에에서는 19세 남성이 진압경찰의 돌진 뒤 왼쪽 눈을 다쳤다.
취재진도 표적이 됐다. 뉴스채널 BFM TV는 파리와 트라프에서 자사 기자들이 공격받았다며 규탄 성명을 냈다.
로랑 뉘녜즈 내무장관은 오후 7시30분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1000명 가까이 체포했다"고 밝혔다. 뉘녜즈 장관은 “17일 같은 시각 체포 인원은 385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덕분에 17일처럼 시청이나 경찰서 같은 공공건물을 노린 공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도시에서 상점 파손과 약탈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에마뉘엘 그레구아르 파리시장은 "포르트 드 뱅센 도착 지점의 일부 소요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레구아르 시장은 행진이 "전반적으로 평온하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정치권 공방도 거세졌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선 후보는 "이른바 치안 병력이 행렬 끝에서 최루가스를 뿌리고 마구 쏘아댄다"고 비난했다. 로랑 마르캉젤리 오리종 하원 원내대표는 LFI가 "파괴분자들과 한편"이라고 주장했다. 마르캉젤리 원내대표는 LFI가 해마다 받는 400만유로 넘는 국고보조금으로 피해를 배상하게 하자고 했다. 상원은 오는 27일 폭력 시위 참가자에게 민사 책임을 묻는 이른바 '파괴자 배상법'을 심의한다.
17일 약탈의 후폭풍도 가시지 않고 있다. 트라프 인종차별 총격 사건의 용의자는 17일 약탈당한 상인들의 복수를 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피부색을 기준으로 표적을 골랐다고 밝혔다. 트라프에서는 희생자 펭고 보시오 왕기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잘못된 영상도 혼란을 키웠다. 뉴스채널 CNews는 알바니아 시위 영상을 파리 포르트 디탈리 생중계처럼 내보냈다가 사과했다. 프랑스앵포도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의 영상을 리옹 화면으로 소개했다가 정정했다.
노조 연합은 다음 달 5일 전국 파업과 시위를 예고했다. CGT는 "어떤 탄압이나 시위 금지도 운동을 멈추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란 조끼 운동 측도 31일 다시 거리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