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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용진 '쇄신'·정유경 '안정'…신세계 남매, 인사 카드 달랐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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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2027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의 선택이 갈렸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대표이사에 직접 이름을 올리고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쇄신에 나선 반면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 부문 핵심 경영진을 유지하며 안정에 무게를 뒀다.

계열분리를 추진 중인 남매가 각자의 사업 상황에 맞춰 서로 다른 인사 전략을 택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23일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의 책임경영 강화와 성과주의에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변화는 이마트 부문에서 나타났다. 지난 6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 취임한 정 회장은 이마트 대표로도 내정됐다.

향후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하면 이마트에서는 김홍극 신임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신세계그룹이 본업인 리테일을 넘어 라이프·콘텐츠·엔터테인먼트 종합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는 만큼 정 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리플렉션AI, 부동산 개발 분야의 아만그룹, 콘텐츠 분야의 스카이댄스와 협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산업 대전환기에 직접 리더십을 발휘해 그룹의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신임 대표로 내정된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SSG닷컴 대표로도 겸임한다. 김 대표는 이마트 상품본부장 등을 거친 상품기획(MD)·영업 전문가다. 신세계TV쇼핑의 흑자 전환과 신세계까사의 수익성 개선 성과를 인정받아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 발탁했다.

이마트와 SSG닷컴을 한 명의 전문 경영인에게 맡긴 것은 오프라인 본업의 경쟁력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SSG닷컴의 12월 인적분할을 앞둔 상황에서 사업 간 협업과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은 12월 장보기 중심의 존속법인과 패션·뷰티 중심의 신설법인인 신세계몰로 나뉘는 인적분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지난 8월 8275억원을 투입해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을 확보해 지분율을 65.1%(신세계 34.9%)로 끌어올렸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친족 사이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비상장 계열사의 상호보유 지분을 일정 수준 아래로 낮춰야 해 추가적인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도 재편했다. 인사·감사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총괄에는 최택원 SSG닷컴 대표를, 대외협력본부장에는 박승학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저사업부장(전무)을 선임했다.

전상진 경영총괄 부사장은 유임됐으며 지난 4월부터 공석인 경영전략실장에 대한 별도 인선은 발표되지 않았다.

정 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서는 배경에는 이마트 본업과 자회사 간 실적 차이도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지만 연결 영업이익은 1353억원으로 25.2% 감소했다. SSG닷컴 등 자회사의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반면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은 주요 경영진을 유지했다.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한 박주형 신세계 대표를 비롯해 이석구 신세계디에프 대표, 문성욱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 등 핵심 계열사 수장들의 교체는 없었다.

백화점 부문의 안정 기조에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의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3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7%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디에프도 흑자로 돌아서면서 지난해 단행한 인적 쇄신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사업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은 단행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패션디비전과 코스메틱디비전으로 재편하고, 김덕주 대표에게 패션 사업을 맡겼다.

코스메틱 부문은 외부에서 영입한 허민호 신세계까사 신임 대표가 겸임한다. 허 대표는 CJ올리브영 대표를 10년간 지낸 인물이다.

이처럼 정용진 회장이 주요 계열사와 그룹 전략 조직에 변화를 준 것과 달리 정유경 회장은 기존 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패션·화장품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그룹 전체로는 세대교체도 가속화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역대 최대인 36명을 신규 임원으로 발탁했다.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도 1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도 성과와 업무 역량에 따라 수시 인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AI와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직 혁신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성과주의에 기반한 인재 발굴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서도 결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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