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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KIA 36년 만의 PO 맞대결, 1차전 기선제압 관건
아주경제
정규시즌 2위 삼성과 3위 KIA는 오는 25일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을 치른다. 2차전(26일)도 대구에서 열리고 3, 4차전(28, 29일)은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다. 5차전까지 갈 경우 마지막 경기는 31일 대구에서 벌어진다. 시리즈 승자는 다음 달 2일부터 정규시즌 1위 KT 위즈와 KS를 치른다.
두 팀이 PS에서 맞붙는 건 2024년 KS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KIA는 삼성을 4승 1패로 꺾고 통산 12번째 KS 정상에 올랐다. 역대 가을 맞대결도 KIA가 앞선다. KIA는 전신 해태 시절인 1986년(4승 1패), 1987년(4승), 1993년(4승 1무 2패) KS에서 모두 삼성을 눌렀다. 삼성이 웃은 건 1990년 PO(3승) 한 번뿐이다. 두 팀의 PO 맞대결은 그 이후 36년 만이다.

삼성은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PO에 직행했다. 르윈 디아즈(129타점), 최형우(106타점), 구자욱(102타점)이 11년 만에 팀 '100타점 트리오'를 이뤘고 뒷문은 세이브 1위(35개) 김재윤과 홀드 2위(23개) 이승민이 잠갔다.
탄탄한 전력을 갖춘 삼성은 KIA의 상승세를 경계하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 20일 구단을 통해 "김도영이 확실히 정규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슈퍼스타다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면서 "우리도 그만큼 준비를 잘했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 우리가 열심히 해서 이기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올 시즌 상대전적(9승 7패)과 기세는 KIA 쪽이 앞선다. 3위로 시즌을 마친 KIA는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에서 4위 LG 트윈스를 5대 1, 6대 3, 13대 1로 연파하고 PO 티켓을 손에 넣었다.
준PO를 3연승으로 통과했지만 방심은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 20일 준PO 3차전을 마친 뒤 "삼성은 우리보다 강팀이고 우리가 도전자이기 때문에 이제는 두려울 것도 없다"며 "준PO 때보다 더 즐겁고 신나는 야구를 해서 분위기에서 이겨야 없는 힘도 나온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KIA의 우세를 점치면서도 시리즈가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지난 21일 본지와 통화에서 "지금 기세 같아서는 KIA를 막을 팀이 있겠나 싶을 정도다. 특히 KIA 선발 투수들이 모두 잘 던진다. 어쩌면 KIA의 업셋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그래도 승부는 5차전까지 갈 것 같다. 5차전으로 향하면 누가 이길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선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역시 장기전을 예상했다. 김 위원은 “3경기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결국 5차전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까 싶다”면서 "두 팀은 매 경기 가진 걸 다 쏟아내며 치열하게 싸울 것이다. 올 시즌 최고의 빅매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기전에서는 첫 번째 맞대결 성적이 시리즈 향방을 좌우한다. 기록도 이를 뒷받침한다. 역대 PO 1차전 승리팀이 KS에 오른 건 지난해까지 35번 중 27번으로 확률은 77.1%에 달한다.
1차전을 앞두고 삼성은 충분한 휴식을, KIA는 실전 감각을 무기로 내세운다. 삼성은 지난 12일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청백전으로만 감각을 점검했다. 반면 KIA는 준PO 3경기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데다 나흘 휴식까지 챙겼다.
김 위원은 휴식을 취한 삼성이 오히려 첫 경기의 압박감을 이겨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삼성이 실전 없이도 몸을 잘 추스른 건 맞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또 다른 압박감이 있다"며 "첫 경기인 1차전을 얼마나 잘 치르느냐가 남은 시리즈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의 1차전 선발로는 크리스 페덱(7승 3패·평균자책점 2.95)과 아리엘 후라도(9승 3패·평균자책점 3.54)가 거론된다.
김 위원은 삼성 선발이 경기 초반을 잘 버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IA에는 정규시즌 때 페덱을 상대로 잘 쳤던 타자들이 있다.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설 것"이라며 "삼성은 팀 타자들이 감을 찾기 전인 5회 정도까지는 최대한 투수력으로 막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KIA 선발진에 대해 "KIA 선발 투수들은 준PO에서 한 번씩만 등판했다. 포스트시즌 감각도 익히고 체력도 아꼈다"며 "특히 네일과 올러는 준PO에서 좋았다. 그 느낌을 안고 PO에 나서는 만큼 경기 감각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 위원은 대구 1, 2차전 결과에 따라 시리즈 분위기가 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삼성은 홈에서 1차전을 치르는 만큼 오래 쉰 데서 오는 불안감만 떨쳐낸다면 충분히 밀어붙일 힘이 있다"면서 "KIA 입장에서는 1, 2차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간 뒤 홈 3,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두 위원은 주목할 선수로 나란히 삼성 구자욱과 KIA 김도영을 꼽았다. 구자욱은 올 시즌 114경기에서 타율 0.371 15홈런 102타점으로 타율과 출루율(0.458) 1위에 올랐다. 다만 지난달 30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일찌감치 정규시즌을 마쳤다. 이후에 재활에 전념한 그는 지난 19일 청백전에서 지명타자로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구자욱의 몸 상태는 삼성 타선 전체를 좌우할 변수다. 실제로 구자욱이 빠진 10월 9경기에서 삼성은 팀 타율 0.212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민 위원은 "구자욱이 타격 훈련은 시작했지만 주루나 수비까지는 아직 어려워 보인다"며 "정상 컨디션으로 타석에 설 수 있느냐가 이번 시리즈의 굉장히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마운드가 김도영을 어떻게 상대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김 위원은 "김도영은 준PO에서 정말 무서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특히 매번 가장 중요한 상황마다 해결사 역할까지 해줬다"며 "박진만 감독이 김도영 앞에 주자가 있을 때 어떤 식으로 승부를 거는지도 지켜볼 대목"이라고 짚었다.

민 위원은 판도를 흔들 선수로 삼성 김성윤과 KIA 박재현을 지목했다. 김성윤은 올 시즌 타율 0.300 6홈런 54타점 19도루로 삼성의 테이블세터를 맡았다. 프로 2년 차 박재현은 올 시즌 타율 0.293 19홈런 69타점 21도루로 KIA 리드오프 자리를 꿰찼고 준PO 3경기에서 타율 0.214 1타점 4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민 위원은 "김성윤과 박재현은 스피드와 주루, 타격을 모두 갖춘 선수들"이라며 "두 선수가 조연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면 팀 입장에서 경기가 한결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에서는 베테랑 최형우의 활약에도 기대를 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 삼성으로 돌아온 최형우는 타율 0.301 18홈런 106타점을 기록했다. 다만 옛 소속팀 KIA를 상대로는 타율 0.190에 그쳤다.

김 위원은 KIA 포수 한준수를 꼽았다. 한준수는 전반기 타율 0.322를 기록했지만 후반기 들어 타격감이 크게 떨어졌다. 준PO에서는 2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김 위원은 "한준수가 수비뿐 아니라 타격까지 해준다면 KIA의 공격력은 훨씬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